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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MM, SÜSSER TOD - End Of Evangelion O.S.T

스타(star) 2015. 3. 28. 02:52

중2병

나는 반년을 집안에서 히키코모리로 보낸적이 있다. 그 무렵에 남는 것은 시간 뿐이었는데, 그 시간동안 일본 애니메이션을 깊이 탐닉했다. 

정말 수 많은 애니메이션들을 봤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 때까지 애니를 보곤했다. 

그리고 나서 밤이 되면 리니지, 디아블로2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내 세계가 너무 강했다. 지독한 중2병에 걸려있었다. 

그 때는 세상은 곧 망할 것 같았고, 아니 망해야 했으며, 어짜피 다 죽을 인생인데 뭐 하는 염세주의에 깊이 빠져있었던 것 같다.



에반게리온과 건담 시리즈들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내 세계의 철학은 당시 애니메이션으로 보던 세상이 전부였다. 

답답한 마음에 하루하루 자퇴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나에 대한 분노, 세상에 대한 분노를 무작정 쓰다보니 뭔가 앞뒤가 맞지 않았다.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된 것은 이 인과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에반게리온

제일 많이, 제일 깊이 봤던 애니메이션이 에반게리온이다. 

몇 십번을 돌려서 봤는지 모르겠다.

뭔가 우울할 때, 그 때의 깊은 감정들을 떠올리고 싶으면 새벽에 이 노래를 듣는다.

이 노래는 나를 18살의 나로 되돌아가게 해주는 한편, 깊었던 나의 암흑기와 늪을 되새기게 한다.






나중에 에반게리온의 감독이 사실은 모든 히키코모리와 오타쿠들이 밖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을 본적이 있다. 사람과 사람의 벽이 바로 A.T 필드였다고 해설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을 망각한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에반게리온의 세계에 빠져 산다.


법정 스님이 내 책을 더이상 절판 시키라 유언하셨지만, 결국 아직도 무소유가 출판되는 것과 마찬가지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