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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일지] "교통사고 발생 상황과 처리 그리고 응급실행" (1) - 20150505

스타(star) 2015. 5. 7. 13:29

병상에서 글을 씁니다

우선 이런 글을 쓰게 된 제가 안타깝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편이고, 방어운전이 습관화 되어 있기때문에 저는 사고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동안, 교통사고라는 것이 일어나는 것은 운전자가 부주의하거나, 단지 운이 없어서 생기는 사건 이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사고는 정말 생각치도 않은 순간, 아무 준비되지도 않은 상황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병실에 있습니다. 이틀 정도 지난 지금 겨우 마음을 추스리고 있습니다. 머리도 멍하고 두통에 목도 아프고 허리도 저리지만, 마냥 아파만 하고 있는 것이 아깝더군요. 나름대로 겪고 있는 상황과 대처해온 과정들을 적어두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병상일기인 셈입니다. 


첫번째로는 이와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기로 했습니다. 두번째로는 당황스러울 수 있는 사고 순간의 처리와 치료 과정을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세번째로는 보험사와의 갈등과 중간에 일어나는 미묘한 상황들에 대한 제 경험을 적어볼까 합니다. 참고로 저는 사고에 관해 전문가가 아닙니다. 실제로 겪은 상황과 알아낸 지식들을 공유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런식으로 진행되는구나 여유있게 정독하시고 감만 잡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고 순간의 기록

동생이 캐나다로 유학을 가는 날짜가 얼마 안남았습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해서 모처럼 가족들끼리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5/4 차를 렌트해서 춘천 여행도 하고 가족들과 식사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렌트카는 빌릴 때부터 전혀 문제 없었고, 이틀간 약 도합 140km 정도 주행을 했습니다. 


다음날인 5/5 오전 10시 30분까지 차량 반납을 하게 되어있었습니다. 조금 이른 시간에 반납하기 위해 혼자 차를 몰고 동대문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회기에서 청량리로 향하는 도로에서 저는 2차로을 20키로 정도의 속도로 직진 주행하고 있었습니다. 정상적으로 주행 중에 3차로에 있던 흰색 차량이 급하게 2차로로 끼어들었습니다. 그래도 제동거리가 충분했기 때문에 천천히 브레이크를 밟았습니다. 그 때, 순간 뒤쪽에서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충격이 가해졌습니다. 


충격으로 30초 정도 몸을 가누지 못했고, 정신이 멍했습니다. 다행히 안전벨트는 하고 있었고, 고속이 아니었기 때문에 외상은 없었습니다. 한참 뒤에 '아 이게 사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비로소 비상등을 켰습니다. 잠시 뒤에 뒤에서 받은 운전자가 와서 제 차와 저를 살펴 보았습니다. 저도 같이 내려서 상대방과 차를 확인해 봤습니다. 뒷목과 등쪽에 통증이 있었고, 충격으로 어지러움과 두통이 일어나더군요. 전신이 긴장이 해서 그런지 계속 뻐근하더군요.


제가 몰던 차는 경차였고 상대차량은 SUV였습니다. 무거운 차로 가벼운 차를 들이받아서인지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충돌 직후 2미터 가까이 제 차량이 전방으로 튕겨져 나갔습니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상대방차의 앞 번호판 숫자들이 제 차의 뒷 범퍼에 선명하게 찍혀있을 정도로 큰 충격이었습니다.






사고처리과정

제차는 단기 렌트카였고, 다행히 면책보험이 가입이 되어 있었습니다. 솔직히 렌트카를 타고 가는 중에 난 사고였기에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일이 좀 복잡해 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요즘에는 동네에 있는 작은 렌트카를 빌리는게 아니라 돈을 조금 더 주고라도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S사의 렌트카를 주로 이용해오고 있었습니다. 비용은 조금 더 발생하더라도, 이런 문제에서 꽤 시스템화가 잘 되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렌트를 하면 서류와 영수증을 차량 콤보박스에 넣어두는 습관이 있는데요. 이게 그렇게 중요할까 싶었는데 막상 사고가 발생하고나니 정말 중요한 것 같았습니다. 차량 콤보박스에 넣어둔 차량임대계약서를 꺼냈고, 사고 신고 전화번호를 찾아내서 담당자와 통화를 한 뒤에 사고 신고 접수를 하였습니다. 


사고를 낸 상대방을 살펴보니 아줌마였는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였습니다. 뒷자석에는 아이가 타고 있었습니다. 침착하게 우선은 보험사부터 부르라고 했고, 양측 보험사의 현장담당자가 방문해서 사고 현장을 확인하고 사진에 담기 전까지 저와 상대방 차량은 일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상대 보험회사 S사의 현장조사원이 먼저 달려나왔고 사고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해 두었습니다. 1차로는 버스전용차선이고, 2차로에서 난 사고이기 때문에 3차로만 통행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15분 정도 차량 현장을 보존해 두느라 도로는 교통체증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사고 수습을 위해 저희는 차량 통행이 뜸한 곳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5분 뒤에는 저희 L사의 보험회사직원이 도착했습니다. 


사고가 나면 아무래도 당황하기 마련인데요. 상대방측의 S사의 직원이 먼저 도착해서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혹시나 손해보는 부분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이런 상황에 사고 수습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한데 우리측 보험사 직원의 방문이 늦어질 수록 초조해지더군요. 두세번은 더 통화를 걸어서 빨리 와달라고 재촉했습니다. 정확하게 사고지점을 알려주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큰 보험사들이 지점도 더 많고, 인력도 많은 것 같습니다. 더 빨리, 더 신속하게 대응하더군요. 어디인지 위치를 알려 줄 때는 일반 도로의 경우에는 주변에 보이는 큰 건물을 보고 위치를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고속도로의 경우에는 도로 가장자리에 있는 도로 번호를 알려주면 됩니다. 



사고 이후

우선은 사고 현장에서 말하는 과실에 대한 언급은 모두 신빙성이 없었습니다. 현장담당자들이 8대 2니 9대 1이니 현장에서 경험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긴합니다만 결국에는 제대로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양측의 주장이 대립되거나 교통법규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면 더 복잡해질수도 있겠습니다. 사고 순간과 정황이 모두 저에게 유리했던 것 같습니다. 보험사 직원의 표정을 보니 알겠더군요. 게다가 증거주의로 간다해도 상대 차량은 블랙박스도 없었고, 제 차에는 블랙박스도 있었기 때문에 제가 무조건 유리한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선은 상호 연락처와 사고 번호를 부여받았습니다. 그때, 우리측 보험사직원이 '지금 대인 접수를 신청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라고 얘기 해주더군요. 구두로 상대방 보험사 직원에게 직접 대인 접수를 신청해달라고 전달했습니다. 사고 직후 통증이나 치료를 필요로 한다면 현장에서 바로 대인 접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인 접수가 접수되면 병원등에 가서 치료를 받을 때 사건 번호를 통해 보험사가 처리해주게 됩니다.


대인 접수 이후 사고 번호를 받고 명함을 받은 뒤에 즉시 차량을 렌터카에 반납했습니다. 렌터카에는 이미 사고에 대해서 이야기 해둔 상태였구요. 본사 사고 팀에 알렸기 때문에 지점에도 이미 연락이 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렌터카 직원이 와서 사고 부위와 파손에 대해서 체킹을 했고, 면책 조항을 살펴본 뒤에 문제 없고 가셔도 좋다는 사인이 떨어졌습니다. 아마 내가 사고를 냈거나 했다면 면책보험에 의해서 처리가 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이번 사고는 제가 피해자이기 때문에 큰 문제 없었던 것 같습니다.


교통사고시 기본 조치 방법

1. 즉시정차 및 현장보존

도로 상황을 살피고 사고 지점이나 안전한 곳에 정차합니다. 비상등을 켜고 2차 충돌을 대비합니다. 일반 도로에서 정차않고 계속 진행하면 도주차량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뺑소니)


2. 부상자 구호

부상자 발생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자신의 차의 동승객 그리고, 상대방 차의 동승자들을 순으로 진행합니다. 경미하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고, 골절 등의 중상이면 119에 신고해서 이송합니다. 부상자에게 접근할 때에도 다른 차량의 통행을 주의하고 2차 충돌을 주의합니다.


3. 위험방지 조치

현장보존은 교통에 지장 없는 범위에서 합니다. 후방에 안내표지판을 설치합니다. 삼각대는 주간에 100m, 야간에 200m 앞에 설치합니다. 차량의 후방이나 갓길에 설치하면 됩니다. 삼각대가 없을 경우에는 옷등을 흔들어 상황을 적극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걸 보고 다른 운전자들이 경찰에 신고를 해주기도 하거든요. 동승자는 현장 주변에 있지 말고, 갓길등의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속도로나 전용도로, 커브길이나 터널에서는 특히 2차 사고를 주의해야합니다.


4. 보험회사 및 경찰신고

모든 인적 피해 교통 사고는 경찰관에 신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신고 시한은 경찰관서 소재 3시간, 그 외시간 12시간 이내입니다. 경미한 피해사고는 보험회사의 사고 접수로 처리할 수 잇지만, 사후 사실관계 입증과 가해자, 피해자가 불명확하여 책임 다툼등을 대비한다면 사고 사실을 객관화둘 필요가 있습니다. 신고할 때는 육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따라 사고 관련 내용을 통보하면 됩니다. 처리 방법과 조치 사항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는 것도 좋습니다. 사고 당시에는 당황해서 무얼 해야할지 감이 오지 않기 마련입니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 제3자가 수습을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5. 메모와 증거 확보

사고 기록은 육하원칙(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으로 메모해두거나 사진을 찍어둡니다. 차량 번호, 가해자와 피해자 성명, 운전번호, 주민번호, 치료 병원 등등을 메모해 두면 요긴합니다. 빠르게 보험사를 통해서 사고 번호를 부여 받거나, 직원들의 명함을 챙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현장 사고 사진을 찍고, 스프레이를 이용해서 현장을 표시해두기도 합니다만, 이런 경우에는 전문가가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외에 블랙박스 영상 확보나 목격자를 미리 찾아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응급실로 향하다

저는 바로 집 근처 서울성심병원으로 향했습니다만, 당일은 휴일이라서 응급실밖에 이용할수가 없었습니다. 병원에서 응급으로 접수를 했는데 정신이 없어서인지 사고 번호도 엉뚱한걸 알려주는 등 평소답지 않은 실수들을 계속 하더군요. 평소보다 말도 굉장히 느린 것 같고, 생각도 바로 안나더군요. 스트레스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휴일이라서 CT같은 사진은 촬영이 불가능하다고 했고, X-RAY를 찍어보았습니다. 급한대로 통증완화를 위해서 진통주사를 맞고 처방을 받은 뒤에 다음날 진료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오후에 진통제 처방을 받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내일 더 정확한 검사도 해야했고, 당분간 치료를 위해서 급하게 신변정리를 해야했습니다. 집에도 사고 사실을 알리고, 동업자에게도 알려야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수업 스케쥴을 조절하는 것이 제일 어렵더군요. 사실, 사고가 났지만, 너무 크게 알려지면 너무 부풀려지거나 크게 걱정할까봐 극 소수의 지인들에게만 연락을 취하는 것이 좋다 생각했습니다.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가네요. 내일부터가 본격적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