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2015 어머니와 북큐슈 기차여행

[북큐슈&후쿠오카 여행] 어머니와 함께 북큐슈 기차 여행 준비하기. - 201512

스타(star) 2016. 8. 26. 22:22

어머니와 여행계획

2015년이 가기전에 어머니가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어머니랑 단둘이 떠나는 여행은 아마 10년도 더 된 일이 된 것 같다. 어렸을 때 기억이 나곤 했다. 어린시절 종종 나는 어머니와 함께 기차를 타고 여행을 다녔다. 그 때는 어머니가 나를 데리고 다녔겠지만 말이다. 

기차에서 승무원이 끌고 오는 간식카트를 보면 설레이곤 했다. 계란과 감귤을 사다 먹고, 제천역 즈음에서 잽싸게 열차 플랫폼에 나가서 사 먹는 우동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 



레일패스

이번 여행은 그런 기차여행의 추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작년에 혼자 다녀온 후쿠오카 뿐만 아니라, 구마모토, 유후인, 아소 까지 이르는 지역을 기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여행을 계획했다. 

솔직히 부모님과 처음 떠나는 해외여행이라 어떻게 모시고 다녀야할지도 고민이었고, 자칫 어머니의 체력을 고려하지 못할까 생각들기도 했다. 하지만, 반면에 그 만큼 오히려 부담 없는 여행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게다가 두번째 방문하게 되는 후쿠오카 지역이라 그런지 나 자신도 마음을 많이 비우고 갈 수 있었다. 양적인 여행이 아니라 질적인 여행을 계획하기로 했다.



북큐슈 레일 패스는 3일 동안 북큐슈지역을 기차로 무제한으로 탑승 할 수 있는 티켓이다. 한국에서 미리 레일 패스를 구입할 수 있고, 구매 후에 일본 현지에 가서 교환을 해서 사용해야 한다.

가격은 3일권이 현재 8,500엔이다.

현지 여행 가이드 책자를 하나 주었다. 여행 내내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특히 아소와 유후인 쪽 여행을 하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사실, 이번 기차 여행은 거의 이 가이드북에 의존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

환전과 면세점 쇼핑

떠나기 전에 어머니와 함께 사용할 현금을 미리 환전했다. 환율도 많이 저렴해 져서 여행하기 더 없이 좋은 분위기인 것 같다. 


부모님과 떠나는 여행의 의미

어머니와 함께 시내 면세점에 들렸다. 어머니는 면세점이란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모른다. 왜 세금이 면제되는지, 왜 싸게 파는지도 이해시키기 어려웠다. 단지, 해외 여행을 가면서 이렇게 싸게 쇼핑을 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어렴풋이 알게 된 것 뿐이다.

어머니는 이것저것 고민 끝에 지방시 선글라스를 하나 구매하셨다. 나는 이번 여행으로 그 동안 다 쓴 화장품을 새로 구매했다. 의외로 면세점 쇼핑을 나선 것을 너무 좋아하셨다. 모처럼 시내에도 들리고, 정말로 여행을 한다는 설레임을 극대화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행이 가져다 주는 즐거움은 단지 비행기를 타고 현지를 돌아다니는 것 뿐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어머니에게 이런 여행이 가져다 주는 경험과 즐거움을 선물해준다는 것이 더 맞는 생각 인것 같다. 

부모님과 자유여행을 떠난다면, 단지 관광에만 초점을 맞추면 패키지 여행이 되고, 자신은 가이드가 되고 만다. 자유여행이 가져다 주는 즐거움은 꼭 어떤 관광지 루트를 밟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함께 여행을 계획하고 코스를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어머니에게 북큐슈에 대해서 알 수 있도록 책자를 드리고, 어디가 어떻게 좋은지에 대해서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일본의 문화와 우리나라와 다른 점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 설명을 해주었다. 오히려 어머니는 그런 것들을 더 좋아했던 것 같다. 자신이 잘 모르는 곳에 간다는 두려움과 호기심 뿐만 아니라 자신이 다닐 여행지를 알아간다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리고 자유여행인 만큼 현지 사람들을 훨씬 더 가까이서 밀착해서 지켜볼 수 있을거란 기대가 더 컸다.

벌써부터 여행이 가져다 줄 설레임을 즐거워하는 것이었다. 매일 매일이 새롭고, 마치 소풍을 앞둔 어린아이 같았다. 만약 부모님과 여행을 한다면 여행을 준비하는 것에서부터 함께 일정을 고민하고, 어머니가 원하는 여행이 무엇인지 떠올리게 하고, 짐을 싸는 그 경험 자체를 선물해 주도록 하자. 

단지 여행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여행 전체를 보여주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도록 하자. 어짜피 부모님은 젊은 자식들보다 외국어도 어렵고, 여행을 다니는 절차조차 익숙하지 못하지만, 자식들이 그것들을 능숙히 해내는 것을 보면서 자신들이 자식을 잘 키워냈다는 뿌듯함을 느끼고 행복해 할것이다. 

그 동안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많이 다녔다면 여행지에서 부모님 또래의 패키지 여행팀을 본적이 많을 것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그 낯선 곳에서 유명관광지와 쇼핑을 중심으로 가이드에 의지하여 여행하고 있는 부모님들에게 과연 여행의 의미는 무엇일까. 

분명, 부모님들이 자식들과 여행을 떠나는 것이 흔한 경험은 아니다. 게다가 그것이 더 해외여행이라면 더더욱 흔한 경험은 아니다. 거기에 부모님을 모시고 자유여행을 떠나는 것이 더더더욱 흔한 경험은 아니다. 우리는 이제 부모님을 모신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떠난 다는 것은 결국 그 자체 만으로도 행복을 선물하는 것에 가깝다. 자신이 어려워 했던 것 불가능하게 여기던 것을 자식들의 도움과 돌봄을 통해 이룰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것인지 생각해보자. 가장 낯선 곳에서 가장 익숙한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의 의미를 돌아보고 여행을 준비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