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중간

스타(star) 2016. 9. 8. 02:46

잘가고 있나

인생 잘 가고 있나 한번 돌아볼 때 됐다. 뭐 그럭저럭 똑같아요. 잘 살아요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이런저런 일들 또 겪으면서 더 단단해지고 경험이 되는 것 같다. 사람이 어떻게 완벽할 수 있겠냐만은 그래도 잘 살 때도, 무너질 때도 여기 이 공간 만큼은 솔직하게 내 심정을 풀어서 쓰려고 했다. 불안할 때는 불안해 했고, 힘들어 할 때는 힘들어 했고, 행복할 때는 행복해지더라. 계속해서 지금의 이 감정을 유지하고, 나 스스로 이기심과 이타심을 번갈아가며 제어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진지해

파트너가 곧 유학가게 되므로 이제부터는 나 혼자 엄마 아빠 역할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산이 무엇인가 봤더니 돈이 아니었고 사람이었다. 새로운 관계로 발전시키려니 인간적인 관계부터 회복해야 겠더라. 잃어버린 내 인간적인 모습도 되찾아야 하는데 제자들의 도움이 컸다. 제일 최근에 졸업한 제자들 중심으로 만나고 힐링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한동안 바삐 움직였다. 뭔가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받지는 못했어도 각자의 정서적인 안정감은 되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정말 올해 9월, 10월은 나에게 중요한 한달이 될 것 같았다. 새로운 경영 체계도 정비해야하고, 커리큘럼도 수정해야하고, 사람 쓰는 것 등등 공부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무엇보다도 일손도 부족하고 전략도 부족하기 때문에 내가 도움도 많이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여기저기 계속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되었다. 몇몇 불편한 관계가 마음에 걸려서 한번 정리하고 가고 싶은데, 사람들간의 관계라는 것이 내 마음처럼 흘러가지는 않더라. 

정작 내가 불편해 하고 있는데 상대는 괜찮다고 하는 이런 상황을 나도 겪어보질 못해서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이게 이 친구가 나를 도와주는건지 방해하는건지 헷갈리곤 한다. 도와주는 거라면 내가 필요한 걸 이야기 하고 싶고, 방해하는거라면 내가 왜 불편해하는지 설명하고 싶은데 그냥 지금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어야 한다고 하네. 이해해 주도록 하자. 당장은 나랑 이야기 할 생각이 1미리도 없을거야. 이렇게 생각하니 되려 미안해진다. 하긴 나도 이렇게 갑갑한데 그 친구는 얼마나 더 힘들었을까. 자신을 정상화 하기 위해, 상처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니 존중해 주도록 하자.




기다리기

왜 그랬는지 설명해주고 싶고, 들어주고 싶어도 그게 필요한 마음이 아니라니까 그냥 기다려야지. 애초에 나는 체력도 있고, 일 처리 속도도 다르고, 아무리 어려운일을 돌파 하더라도 고작 맥주 한잔 마시고 다음날 또 뛰러 달려 나가는 그런 사람인데. 일반적인 사람 대하듯이 접근하면 힘들 수 밖에 없었을 거야. 그게 뭔지 알아. 그 모습이 때로 가장 이기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걸. 

지금 당장은 내 삶의 속도가 평범한 직장인들과는 다르고 목표하는 높이도 다르기 때문이지 뭐. 사업하다 보니 직장인 친구들과 자연스레 멀어졌어. 그럴 수밖에 없었어. 그들에게 하루하루 회사 경영 하면서 드는 선택의 무게에 대해서까지 이해 해 달라고 까지는 못하겠더라. 애초에 이런 모습이기 때문에 나를 더 이해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지. 이런 사람이 남을 위한 행동을 하니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 하지만, 원래부터 그런 감성의 소유자는 아니란 것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 원래 내 모습은 후자에 더 가까웠다.

나 그렇게 몰상식한 사람은 아냐, 나름 연애 열심이 하고, 어른 공경 잘하고, 친구들 말 잘들어주는 사람으로 통해. 장점 만큼 단점도 많은 사람이지.

니가 알게모르게 도움 많이 주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점점 더 미안함이 커져가. 아 진짜진짜 정말 신경 안써도 되는데 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어. 그냥 가끔 니 홈페이지 들어가서 소식 보면서 잘 지내고 있다는 거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뿌듯해 하고 있어. 정말정말 너 만이라도 가장 이기적으로 행복해 지길 바래. 사실 나 지금 많이 행복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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