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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행] 추석에 떠나는 고궁 나들이 - 경복궁 20160915

스타(star) 2016. 9. 28. 02:40

경복궁 방문의 이유

2016년 추석 명절을 맞이하였습니다. 동생이 2014년에 유학을 떠난 이후로 명절이 되거나 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어머니와 보내곤 합니다. 올해 추석에는 무엇을 하면서 보낼까 하다가, 서울의 고궁으로 나들이를 떠나기로 하였습니다. 덕수궁, 창경궁, 경복궁 중에서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삼청동 거리까지 이어지는 명소들을 둘러보기 위해 서울 종로의 경복궁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번에 떠나는 경복궁 방문은 어머니와 거의 20년만인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에 어머니와 함께 다녀간 이후로 정말 오랜만이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경복궁의 풍경

모처럼 긴 연휴였고, 추석 연휴를 맞이해서 대부분 지방으로 빠져나갔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반대 급부로 서울의 도로 사정이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밖으로 나와보니 엄청나게 많은 차량들이 서울에서 나들이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특히, 서울의 중심 관광지인 종로나, 동대문 등은 엄청난 관광 인파로 발 디딜 곳이 없었습니다. 설날이나 추석 등과 같은 명절에는 서울에 위치한 고궁 들은 입장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오전에 차례와 성묘를 마친 수 많은 서울 시민들, 그리고 휴가를 맞아 찾아온 해외 각지의 외국인들의 방문으로 인해 서울의 주요 고궁 관광지들은 그야말로 대목을 누렸습니다. 


이번에 고궁 관광을 다니면서 볼 수 있었던 재미있는 풍경중에 하나는 최근 한복을 입고 관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매우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최근에 젊은 층으로부터 한복을 입고 관광지를 둘러보고 해당 장소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인증하는 것이 유행입니다. 조금만 거리를 거닐면 형형색색의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쉽게 마주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누가 처음 시작 한 것인지 몰라도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현대의 풍경과 모습속에서 전통의 멋과 자긍심을 갖게 해주는 아주 좋은 변화라고 느껴지더군요. 유명 관광지의 주변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몇 시간 씩 한복을 대여해주는 서비스가 활발히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접근성도 굉장히 편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남녀노소 뿐만 아니라, 한국으로 여행을 온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이색 체험으로써 관광 효과가 매우 커보였습니다. 민간 업체가 이런 서비스로 유행을 시키는 사이, 지자체와 박물관도 보조를 맞춰주는 양상입니다. 유명 관광지나 고궁들은 한복을 입고 오는 사람들에게는 입장료를 면제해주거나 할인은 제공함으로써 한복을 입고 관광을 하는 것을 단지 한 때의 유행 뿐만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문화로 발전 시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시민들과 지자체가 모두 한마음으로 이런 좋은 관광 문화를 발전 시키는 모습을 보니 전통문화도 되살리고, 색다른 체험 관광 아이템이 생겨난 것 같았습니다. 이 다음에는 꼭 한복을 입고 유명 관광지를 체험해 보는 기회를 가져보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볼거리의 즐거움과 아쉬움

오후가 되서야 경복궁에 도착하였습니다. 경복궁에 도착하자마자 광화문 쪽 거리에 사람들이 몰려 있었습니다. 매일 12시에서 2시 사이에 행해지는 왕국수문장교대식을 관람하기 위한 인파가 가득 했습니다. 유럽에 가면 왕실근위대교대식이 있다면 한국에는 왕궁수문장교대식이 있습니다. 이날은 아쉽게도 교대식은 보지 못했고, 파수식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파수식은 교대식보다 절차도 간소하고, 훨씬 적은 인원이 참여합니다. 처음에 왕궁수문장교대식은 고증 자료도 부족하고, 유럽의 근위대교대식을 모방한 것이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조금씩 자료를 발굴해 나가면서 전통의 재현이라는 기대에 걸맞게 발전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한번 기회가 되면 제대로 된 수문장교대식을 관람해보고 싶었습니다.





체험형 문화재의 필요성 대두

본격적인 경복궁을 관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제일 먼저 들어가서 만나게 되는 공간은 경복궁 근정문입니다. 근정문을 들어서면 넓은 공간이 나타나고 경복궁에서 가장 큰 정전인 근정전을 만나게 됩니다. 




근정전은 국보 233호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이고, 국내 최고의 목조 건축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정전인 근정전은 국왕이 대신들과 공식적인 업무를 보거나, 국가적인 행사를 행하던 장소입니다. 그만큼 신성한 곳이고, 왕국의 권위가 드러나는 규모와 모습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외부를 둘러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고, 내부의 모습은 펜스가 쳐져 있어서 들여다 보는 것으로 그쳐야 했습니다.



근정전을 관람한 뒤에 이동한 곳은 경복궁안에 있는 연못인 경회루였습니다. 조선시대 사신을 접대하거나, 신하들과의 연회장소로 많이 애용되었던 경회루입니다. 경복궁 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이면서도 조선시대 임금들에게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수 많은 잡지와 달력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아름다운 조선의 건축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역시나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들이 경회루를 거닐면서 풍경을 담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강녕전앞을 지날 때 해시계인 앙부일구의 모형이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시간을 측정하는 방법은 알 수 없었지만, 조선시대의 과학 뿐만 아니라 예술도 보여주는 귀중한 물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원래는 앙부일구와 같은 물건든은 흠경각이라 불리우던 연구소에 보관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무자격 관광 가이드의 문제점

다음으로 들리게 된 곳은 교태전이었습니다. 교태전은 왕비의 침전으로 사용되던 공간입니다. 임금의 공간이 뭔가 공적인 느낌이 크게 들었다면 교태전은 다소 아기자기하고 여성의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에서 기사를 보니 요즘 무자격 가이드들로 인해서 문화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가이드로 인해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일부 몰지각한 중국의 가이드들이 교태전을 왕비가 임금에게 교태를 부리는 공간이라서 교태전이라고 불리우게 되었다고 하는 등의 잘못된 설명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교태전의 교태는 그런 뜻이 아니라 하늘과 땅이 사귀는 것이라는 주역의 괘의 이름입니다. 

중국에서 오는 관광객들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패키지 형태의 관광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가이드들도 상당히 많은 숫자이지만 많은 부분 제대로 된 교육이나 정보를 모르고 가이드를 하기도 하곤 합니다. 앞으로 관광국가로 발돋움 하려면 이러한 부분에서부터 엄격한 심사와 자격을 갖추게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험의 부재

예전에 일본을 여행하면서 느낀 것인데, 일본의 문화재들은 실내까지 개방되어 있거나 바닥과 마루를 직접 거닐 면서 다닐 수 있는 고성들이 많았습니다. 전통을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관리하여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문화재의 관리나 가이드를 대부분 연세가 있는 어르신들이 진행하는 것을 보고, 은퇴한 인력들의 또 제2의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아쉽게도 아직 국내의 문화재들은 체험보다는 보존에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이드 인력 또한 시설물의 관리와 행사진행에 신경씁니다. 아직까지 문화재라고 하면 뭔가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 많은 관광객과 수준 높은 관광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 더 높은 수준의 투자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화재는 옛것이기는 하지만, 현재에 또 존재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문화를 보존하고, 체험하면서 느낄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 여겨집니다. 또한, 올바른 관광 서비스 교육을 받은 은퇴 인력들을 채용하는 시스템은 정말 좋은 관광업의 활성화와 노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묘안이라고 생각됩니다.



축제 공간의 아쉬움

왕국수문장교대식에서 수 많은 인파들이 영상과 사진을 찍고 수문장과 수문군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과 학생들에게 인기가 매우 좋았던 행사였습니다. 매일 일어나는 행사이기 때문에 자주 목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 문화 행사나 재현은 상시 공연 문화로써 발굴이 잘 되었고, 꾸준히 발전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통 문화의 재현을 중심으로 비교적 규모가 큰 축제 문화가 함께 발달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습니다. 민족의 대 명절 추석에도 불구하고, 행사나 이벤트의 규모가 다소 아쉬웠습니다. 미술관 쪽에서 비교적 규모 있는 마당놀이를 진행하였는데 우선, 협소한 무대와 장소가 아쉬웠습니다. 당초 생각한 인파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몰렸고, 뒤 쪽에 있는 사람들은 제대로 축제를 즐기지도 못했습니다. 약간의 무대 시설만 있었어도 훨씬 더 좋은 공연이 준비 되어 있었을 것입니다. 공연 내용은 몰려든 인파에 비해서 훨씬 훌륭했습니다. 공연의 메인 주제였던 국악과 힙합은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인데, 이 둘의 콜라보레이션은 생각보다도 더 궁합이 좋았고, 관람하는 관객들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즐길 수 있는 놀라운 흥과 재미를 주었습니다. 무대의 크기가 정말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예전에 아시아의 유명 관광지였던 홍콩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부러움은 홍콩은 정말 축제를 많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동양과 서양문화를 받아들인 홍콩의 특색에 맞추어 거의 매월 대규모 페스티벌이 존재합니다. 가족행사, 연등행사, 사자놀음, 손오공 탄생일, 부처님 오신날, 할로윈 페스티벌 등등의 문화를 접하면서 느낀 점은 전통 문화를 현대적 의미로 재해석한 축제 문화야 말로 우수한 관광상품이란 생각이어습니다. 볼거리가 늘어나면 관광객들은 저절로 늘어납니다. 이런 문화컨텐츠가 뒷받침 되면 더욱 지속 가능한 관광국가로의 발돋움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