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친구들

스타(star) 2016. 9. 18. 01:59

추석

추석에 친구들을 만났다. 어떻게 지냈냐. 이런저런 사건사고들을 겪고, 사회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역시나 사람간의 관계가 제일 어렵더라라는 이야기가 주 메뉴. 뭔가 잘 풀리지 않는 인생 만큼이나, 어디서 정리를 해나가야 할지도 막막해지는 지금, 그냥 버틴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뭔가 술술 잘 풀리는 것 같다가도 그럼 그렇지. 세상살이가 그리 순탄하게 흘러갈리가 없다. 


즐거움은 잠시뿐이고, 그 뒤에 또 롤러코스터같이 추락할 때도 있고, 그 중간에서 균형 잡기가 쉽지 않다. 자신감이 상승 할 때도 있고,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도 있는 것이지. 우리 대부분 위험을 회피해버리는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쓴소리도 마다하지는 않는다. 그게 왜 그 상황까지 가야하나. 열등감을 극복하고자하는 마음이 문제야. 그게 문제지. 



식사

오랜만에 만났는데 점심 식사나 하자. 밥이나 같이 먹자. 그냥 간만에 모였는데 복잡한 이야기 그만하고.



휴우. 

그래도 밤이 되고, 조용한 시간이 찾아오자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꺼낸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운 일이야. 

나도 열심이 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는 것들이 많아. 나는 그냥 그런 것들 뭔가 오해를 하면 그냥 오해하라고 둘래. 뭔가 그걸 어떻게 해보겠다는 것 보다 어차피 자기가 믿고 싶은대로 믿는데 뭔 노력을 해. 그래. 나는 그런 오해를 푸는 시도를 너무 많이 했어. 

그녀는 너무 결혼하고 싶어했지. 그런데 나는 너무 준비가 안되어 있는 거야. 난 그 기준을 도저히 충족할 수가 없겠더라고. 그렇게 열심이 살고 싶은 생각도 없고, 그럴 필요나 있을까. 그런 생각들 말야. 



나도 그래. 나쁜놈이 되기 싫어서 자꾸 상대를 힘들게 했지. 결국 헤어지자는 말이 그 애 입에서 나왔어. 자기도 결국 그거 가지고 헤어질 줄은 몰랐겠지. 나는 나중에 후회되긴 했지만, 그 집에서 원하는 기준. 나는 극복하진 못하겠더라. 그냥 깔끔하게 포기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했지. 걔도 그냥 재력 있는 친구나 만나는게 낫겠더라. 감당도 못할 것 같으면 뭐하러 고생을 하겠냐. 편하게 살게 해주는게 낫겠어. 사람만 독해진다니까. 아 이거 조차도 내가 너무 내 생각을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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