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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응원 취미로 갖는 다는 것 - 야구팬이 된다는 것

스타(star) 2016. 10. 3. 02:35

야구팬이 된다는 것

취미로 야구를 본다는 것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야구는 수 많은 파생 문화를 가진 문화 중에 하나이다. 야구를 통해 만들어진 수 많은 하위 문화들은 야구라는 것 자체를 더욱 재미있는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 보통 야구를 좋아하는 야구인들은 야구와 관련된 것이라면 대부분을 좋아하며,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들을 소비한다. 

어떤이는 가끔은 정말 순수하게 야구라는 경기 그 자체가 즐거워서 보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내 주변에의 많은 여성 야구팬들은 아이돌 가수를 바라보는 느낌으로 멋진 야구 선수를 응원 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놀이할 거리가 많은 야구장이라는 장소 자체를 좋아한다. 심지어 한국의 야구장에서는 먹을 것을 많이 팔기 때문에 순전히 음식과 술을 즐기러 야구장에 가기도 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정 야구팀을 좋아하고, 해당 팀을 응원한다. 이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흔히 야구팬이라고 부른다. 그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야구팀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경기장을 찾거나, 경기를 시청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들을 응원하고,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 모은다. 야구팬들이 행하는 야구와 관련된 행위들은 모두 '자신의 야구팀을 사랑하는 것'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것을 소비함으로써 행복을 느낀다. 또한, 그 과정에서 자신의 팀과 다른 팀이라는 경계로 구분짓기도 하고, 경쟁하기도 한다. 때로는 상대팀의 팬이라는 사실 만으로도 미워하기도 한다. 대다수의 야구팬들은 자신의 팀의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도 하며,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우승하면 마치 자신이 우승한 것처럼 기뻐하기도 한다.




누적 관중 800만명 시대의 프로야구의 팬들

2016년 9월 29일은 한국프로야구사에 의미가 남을 만한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잠실, 부산 사직,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2만 8천 728명의 관중이 입장을 하면서 누적 관중 802만8천57명으로 집계가 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작년, 2015년의 프로야구 누적 관중수는 725만명이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1년간 펼치는 720경기 중에서 693경기가 펼쳐졌으니 앞으로 남은 경기 동안 누적 관중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상 최고의 폭염주의보, 끊이지 않은 사건사고들을 거치면서 흥행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악재를 딛고 만들어낸 결과라서 더욱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관중이 늘어난 계기의 첫번 째는 관중들이 찾아오기 좋은 야구장들이 늘어난 것이 한 몫하였다.  광주의 챔피언스 필드는 2015년에 최신 야구장으로 개장 하였으며, 올스타전을 개최 하기도 하였다. 대구 삼성은 가장 낡은 야구장이었던 대구시민운동장을 대신에 최신 시설의 라이온스파크를 개장하였다.  또한, 비가오나 눈이오나 야구를 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실내돔구장인 서울 넥센의 고척 스카이돔 야구장의 신축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시야제한석이 존재하는 구장의 잘못된 설계와 주차난을 해결하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많다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1년 내내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시설의 등장은 넥센 홈관중의 53% 증가라는 흥행으로 이어졌다. 

이외에도 많은 야구장들이 최근 이런 흐름과 함께 신축을 하거나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였다. 또한, 관중을 끌어모으려는 다양한 지역밀착형 페스티벌은 가족단위의 팬들을 끌어모으는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관중들이 모이기 시작하니 시설과 이벤트도 더 알차게 구성되고, 야구장에 가면 즐겁다라는 인식이 생기니 더 많은 관중이 계속해서 방문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었다. 




외부적인 협회와 구단의 노력 외에도 팬들의 노력도 무시할 수 없다. 팀간의 성적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야구팀들을 응원하는 팬들이 꾸준하게 늘어난 점도 한몫한다. 2015년 부터 가세하게 된 신생구단 KT 위즈의 안착으로 10개 구단 운영체제가 이제는 안정화가 되었다. 서울의 한지붕 두가족인 두산과 LG는 모두 100만 관중을 끌어오는 저력을 토해냈다. 특히 LG의 11년간 100만 관중 동원은 1000만 서울 시민으로부터 정말 대단한 사랑을 받는 구단이라는 상징이 되었다. 야구팀들의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1년에 144경기를 꾸준히 응원한다. 비가 와도 우비를 쓰고도 응원을 하며, 각 구단마다 자리잡은 독특한 응원문화는 한국프로야구 관람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이제는 35년이 된 프로야구 역사에서 특정 팀을 10년 이상 응원하고 있는 야구팬을 주변에서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누군가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4대 프로 스포츠인 축구, 농구, 배구, 야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생활 속에 깊이 자리 잡은 골프와 테니스, 격투기 종목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든 스포츠 중에서도 단연 프로야구의 인기는 압도적인 1위를 자랑할 것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한번이라도 야구장에 가봤다는 사람들은 매우 많다. 굳이 야구장에 가지 않더라도 TV나 인터넷을 통해 꾸준히 자신의 팀의 경기를 시청하고, 응원하는 야구팬들은 매우 많고,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의 야구팀을 응원하는 취미는 이제 상당히 흔한 취미의 하나가 되었다.


한국프로야구의 팬문화의 역사

지금의 야구팬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았다. 35년이라는 역사 동안 우여곡절이 있었고, 그에 따라 야구팬들의 반응 또한 매우 달라지곤 했었다. 한국 프로야구는 1982년부터 시작되었다. 국민들의 관심을 정치로부터 떨어트리려는 목적으로 창설된 스포츠라는 의문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프로야구 사랑은 대단했다. 그 당시에 즐길 거리가 부족했던 시대적 상황을 보면 한차원 높은 수준의 프로야구 출범은 희소식이었다. 프로야구를 통해 야구 관람과 시청, 다양한 뉴스가 만들어 지는 것은 국민들에게 매우 즐거운 취미를 만들어 준 셈이었다.

1982년 처음 6개 구단, 팀당 80경기로 총 400경기로 시작된 시작한 한국 프로야구의 첫 해 누적관중은 143만으로 시작하였다. 당시 대통령의 시구로 시작된 프로야구 첫 경기는 드라마틱한 이영도의 만루홈런으로 두고두고 회자가 되었다. OB의 박철순이 22승을 거두고, MBC의 백인천이 4할을 기록했다. 해태의 김성한은 투타 겸업으로 3할의 타율과 10승을 챙기는 등의 기록이 쏟아졌다. 이런 기록들을 바라보는 것은 야구를 본다는 것의 취미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야구를 매개로 하여 다양한 파생 취미들이 생겨나곤 했다. 야구 관련 물품을 수집한다거나, 야구 경기의 기록지를 작성한다거나,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를 챙겨준다거나 하는 것과 같은 하위 문화들이 생겨났다.




80년대에서 90년대의 프로야구는 상당히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해태는 당시 프로야구의 최고 인기 구단 중에 하나였다. 해태왕국이라고 불리우는 10년의 전성기를 가지곤 했다. 선동열과 이종범으로 대표되는 스타선수들의 존재와 83년 이후 4년 연속 우승을 거머쥐는 등의 놀라운 활약을 했다. 뿐만 아니라, 그 외의 다양한 팀들의 도전도 이어졌다. LG, 롯데 등의 팀들도 매년 우승을 다툴 수 있는 전력이었고, 최약체였던 쌍방울 레이더스도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등의 실력의 평준화가 있었던 시기이다. 초등학교 때 집에 돌아와서 TV를 켜면 항상 프로야구 경기를 보곤 했던 것도 이 시기였다. 상당히 많은 팬들이 자신들의 연고지를 바탕으로 팬이 되었으며, 그들은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취미와 팬문화를 갖게 되었다. 

1995년에는 540만명의 관중을 동원 이후, 한국프로야구는 침체기에 빠지게 되었다. 외환위기가 터진 것이다. 다시 540만명의 관중을 불러 모으는데는 14년이 걸렸다. 2009년이나 되어서야 500만명이 넘는 관중을 동원 할 수 있었다. 이렇듯이 프로스포츠는 리그의 흥행과 함께 취미 인구의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오기도 했다. 팬들은 국내프로야구를 보지 않게 되었다. 이 당시 팬들의 반응은 여러가지로 바뀌게 된다. 박찬호의 경기와 같은 한차원 더 높은 경기를 시청하는 취미로 바뀌거나, 그 자리를 게임과 같은 다른 문화를 즐기는 취미로 바꾸기도 하였다. 또는 축구를 본다든지 하는 등으로 다른 스포츠를 관람하는 방향으로 자신의 취미를 바꾸기도 하였다.

확실히 98년 이후로는 프로야구는 암흑기를 맞이하게 된다. 외환위기로 인해서 소비 심리가 위축이 되었던 것도 크고, 대부분 모기업의 지원으로 운영이 되는 바람에 경영이 부실한 기업들이 퇴출되었다. 모기업들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프로야구단의 운영도 위기를 맞았다. 쌍방울과 해태가 해체 후 SK와 기아로 재창단 되거나 인수 되었다. 99년과 2000년에 실시된 양대리그의 실패, 박찬호와 같은 해외파 선수들의 활약으로 알게된 메이저리그와의 국내 프로야구와의 수준 격차, 아테네 올림픽 탈락,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흥행, 2004년에 터진 프로야구 병역비리, 2006년 도하올림픽에서의 대만과 일본에게 겪은 참담한 패배 등의 모습은 야구팬들이 더욱 멀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의 야구의 인기를 되찾게 된 것은 2006년에 펼쳐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하 WBC)의 영향이 1등 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WBC에서 예선을 전승으로 통과하면서 본선인 미국으로 향했고, 그 과정에서 여러차례 일본과 맞대결을 모두 승리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후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프로야구 중흥의 정점을 찍게 되었다.

이런 시점에 맞추어 기존의 구단들도 많은 변화를 맞이하였다. 많은 야구팬을 보유했던 롯데는 국내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로이스터 감독을 통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으며, 2009년에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하면서 과거 해태 시절 이후로 명가를 재건하기도 하였다. 또한, 이 시기에 수 많은 사회인 야구팀이 만들어 지고 야구를 바라보는 것 뿐만 아니라 취미로써 직접 야구를 경기하는 인구도 늘어나게 되었다. 넥센 구단은 모기업의 지원 없이 직접 운영을 통해 운영되는 전문 야구 기업이 탄생하였고, 9번째 구단인 NC 다이노스 까지 탄생하는 등의 좋은 소식들이 커져나갔다.

2016년 현재는 10번째 구단인 KT위즈가 출범하였고, 늘어난 야구단에 비해 부족한 선수들의 숫자와 유망주들의 부족 등으로 인해서 어려움과 기회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 구단은 유망주를 키우는 교육 시스템을 점검하고 외국인 선수의 비중을 늘리는 등의 수단을 동원하여 경기력을 유지하려 힘쓰고 있다. 여전히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선수들과 구단의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였고, 갈수록 야구팬들의 기대와 수준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고지와 팀명, 팬들의 구분짓기의 문화의 변화

해외의 축구나 야구 팀이름을 보면 각 팀 명에 자신들의 지역 연고를 넣어서 홍보를 하곤 한다. 손흥민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맨체스터 시티, 세계적인 축구 선수 메시가 뛰고 있는 바르셀로나FC,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이 뛰고 있는 강정호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이대호의 시애틀 매리너스, 김현수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같은 팀명은 모두 지역명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의 몇몇 프로야구 팀들은 LG트윈스,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신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같이 지역명을 빼고, 기업명만 붙이는 것으로 끝나곤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굳이 지역명을 넣을 필요가 없기 때문인데 그 배경을 살펴보면 흥미롭다.

맨 처음 프로야구리그가 창단 될 때 부터 각 기업과 지역을 연고로 하는 연고제 창단이 기본이었다. 각 기업들의 공장이 설립되어 있는 지역을 기초로 하거나, 기업 오너의 고향이 주로 프로구단의 연고지로 선택되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자연스럽게 팬들은 자신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자신의 고향에 따라 팀을 선택하곤 했다.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은 곧 자신의 고향에 설립되어 있는 기업이고, 해당하는 기업을 응원하는 것은 곧 고향을 응원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기업 입장에서도 자신들과 전혀 연관 없는 지역의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담을 가지기 보다는 기업과 이미 친숙한 지역 사회가 여러모로 접촉하기 편했을 것이다. 자신들의 사업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이 유소년에 대한 투자나 행사를 개최한다든지, 새로운 시설물과 인력을 충원해가는 것은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이렇듯이 국내의 기업들은 지역 밀착형 기업들이 대부분이었고, 기업명 만으로도 지역의 구분이 가능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되었다. 성적을 바탕으로 하는 프로리그인 만큼 상위권의 성적을 내는 팀들이 생겨났고, 이러한 팀들이 더 많은 인기를 누리게 되는 것은 당연했다. 자신들의 지역 연고를 벗어나 전국구의 인기를 끄는 구단들이 생겨나게 되면서 오히려 자신들의 연고와 상관없이 팀을 응원하는 팬들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오히려, 이런 경우에는 팀과 지역을 연관 짓지 않는 팬들이 늘어났다. 이제부터는 "팀=연고지" 개념으로 구분짓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순수히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라는 것으로 팬의 구분짓기가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오히려, 이런 팬들에게는 지역명을 넣으면 더욱 거리감을 느끼는 일들도 생겨난 것이다. 예를 들어 호남을 연고로 하는 해태 타이거즈의 경우 호남 타이거즈라고 불리우게 되면 오히려 비호남 지역의 팬들에게 더욱 거리감을 느낄 여지가 있었다. 심지어 지인들 중에는 경상도에 전혀 인연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서울 시민이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한화 이글스의 경우 대전 한화 이글스라고 유니폼에 적혀 있었지만, 다양한 광역 연고지의 팬들의 반발에 대전이라는 지역명을 제거하였다. 특히 제2구장으로 쓰고 있던 청주의 팬들의 반발이 심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에는 주로 팀을 부를 때 자이언츠, 타이거즈, 드래곤즈와 같이 가급적 기업명을 부르는 것 보다는 해당하는 팀의 명칭을 부르곤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오히려 기업명을 불러주게끔 되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모기업의 지원 없이 자생이 힘든 야구팀들을 위해서 오히려 기업이름을 자주 불러주도록 했기 때문이다. 야구팬들은 자신들의 팀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은 자신의 팀이 곧 기업이라는 것에 익숙해하고 있다. 또한, 해당 기업에 대해 대단히 친화적이다. 덕분에 넥센 히어로즈와 같이 기업의 이름을 스폰서로 쓸 수 있게 하는 네이밍 마케팅과 같은 케이스도 나타나게 되었다. 


우승을 꿈꾸는 프로야구 팬들

모든 프로야구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우승을 하길 원한다. 모든 스포츠 리그에서 우승이란 대형 이벤트를 경험할 수 있는 팀은 딱 1년에 1팀 뿐이다. 메이저 리그의 시카고 컵스는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지가 벌써 100년이 넘었다. 순종 2년인 1908년이 마지막이었다. 컵스의 팬들은 자신들이 우승하지 못하는 이유를 저주가 걸려서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 저주를 풀기 위해 미신적인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뉴욕양키스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27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하곤 했다. 덕분에 미국인들은 모두 양키스를 응원한다는 말도 괜히 나오는 것은 아니다. 한국프로야구의 모든 팬들도 1년에 144경기가 펼쳐지는 페넌트레이스를 거쳐, 포스트 시즌으로 진출하길 기대한다. 전체 순위의 50%만이 즐길 수 있는 포스트시즌은 가을야구라고 불리우기도 하며,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것이 곧 야구팀으로써의 한해 숙제와 같이 여겨지곤 한다. 국내 프로야구 중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엘지와 롯데도 고작 우승은 두번 밖에 경험하지 못했고, 이는 곧 전체 프로야구의 흥행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가을이 다가올 수록 시즌 막판의 팀들간의 경쟁은 더욱 심해지고, 가을야구를 경험하는 팀의 팬들의 기쁨과 좌절된 팬들의 슬픔은 더욱 극명할 수 밖에 없다. 

심지어는 우스개소리로 소개팅에 나갔는데 엘지팬 남자와 리버풀 팬 남자를 만나면 반드시 잡으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10년 넘는 동안 그렇게 많은 패배와 우승을 좌절했음애도 불구하고 그래도 끝까지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믿음이 강한 남자들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존재할 정도이다.

참 재미있게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응원 해도 팬들에게 어떤 결과물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우승 상금을 나누어 주는 것도 아니며, 우승을 한 팀의 팬이라고 해서 특별한 호칭을 부여받거나 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이 과연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한 연구에 따르면,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승리하면 할수록 자신을 연합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자신이 투영한 것에 대한 성공은 곧 자신의 성공이라고 믿으려 하고 연합시키려고 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패배하면 연합을 약하게 하려고 하는 성향도 있다고 한다. 

야구팀은 일종의 종교이고 야구장은 성지와 같게 생각된다. 한번 정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쉽게 바꾸기가 쉽지 않다. 이미 감정적으로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있고, 또한, 자신이 생각하는 팀이 우승하는 상상을 한번 하기 시작하면 그 즐거움을 반드시 한번은 겪고 싶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팬들은 언젠가 겪게될 자신의 팀의 우승이라는 즐거움을 더 크게 만끽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한번 우승을 맛본 팀의 팬들도 우승이라는 것이 가져다 준 행복감을 다시 한번 받고 싶기 때문에 자신의 팀을 응원하곤 한다. 야구가 주는 행복은 참 많다. 1년에 144경기를 하고, 평일부터 주말까지 많은 경기를 가진다. 

연패를 할 때도 있지만, 연승을 할 때도 있고, 아무리 강한팀도 승률이 7할을 넘기가 힘들고, 아무리 약한팀도 승률이 3할 밑으로 내려가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많은 점수로 이긴다고 하더라도, 한순간에 역전을 해낼 수도 있고, 다 이긴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9회말 마지막에 대량 실점으로 패배할 수도 있다.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요기 베라의 명언처럼 야구는 마지막 반전이 있는 스포츠이다. 야구팬들은 이런 짜릿한 반전을 꿈꾼다. 야구의 묘미가 야구팬을 끌어오는 제일 큰 이유이며, 야구팀을 응원한는 팬들만이 즐길 수 있는 행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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