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근황정리

스타(star) 2016. 10. 5. 01:15

1. 

큰 건이 하나 터지면서 본의 아니게 영업 아닌 영업을 다니게 됐다. 정말 체질에 맞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의외로 차곡차곡 여유 가지면서 하면 하게 되긴 하더라. 자존심을 좀 버려야 하는 직종인 것 같다. 역시 그만한 가치는 그만한 이유가 있더라. 또 스스로를 내려놓는게 많아야 하는 일인 것 같다. 확정되기 전까지는 나도 너무 조심스럽다. 이거 자칫하면 내가 생각했던 목표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다가오는거 아닐까 라는 생각에 설레이기도 하지만, 어느새 더 완벽해야하는 것들이 무엇일까 생각 들었다. 하지만, 곰곰이 또 생각해보면 원래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하고 좀처럼 이 흐름을 모르겠다. 방법과 걸린 시간은 조금 다르지만, 이런 형태가 맞는 것 아닌가 생각도 든다.


2. 

아 적어도 누군가와 결혼을 하려면 이제부터라도 적금을 부어야지 생각했는데, 그게 어이없이 시작하자마자 끝나버렸다. 요즘은 일주일만에도 내 자신이 둘러싼 상황이 너무 많이 변해 버린다. 무엇을 신경쓰고 자시고 할 여력도 없었다. 이런 와중에 차를 구매하는 계기도 생겼다. 바쁘다보니 계속 차를 필요로 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그냥 차를 사는게 더 저렴한 상황이 벌어졌다. 일단은 유학자금만 따로 남겨두었다. 노력했어요. 라고 하기에는 그냥 운이 좋았다. 그 바쁜 와중에 사람이 나타났다. 그녀는 교환학생으로 캐나다에 유학을 다녀왔고, 영어를 잘 하고, 학원에서 일하며, 오전에는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성당에 다니며, 토론동아리를 했다. 아 그런데 정말 너무 이상하게도. 어떻게 이게 이렇게 딱 맞는 사람이 있을 수가 있나. 묘했다. 이런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 말이다. 


3.

내일은 조금 특별한 하루가 될 것 같다. 회사 다닐 때 그렇게 다투던 팀장과 다시 연락을 하게 될 것 같다.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사과를 해야할지.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대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그 땐 그거 참 섭했습니다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다음에는 내 옛 직장동료들의 회사를 둘러보고, 그리고 다소 이기적으로 퇴사처리해달라고 했었던 회사까지 가보기로 했다. 나는 왜 그 동안 앞에 나서질 못했을까. 전화번호를 받았지만 연락을 할 정도의 자신이 없었다. 그놈의 자존심 때문이다. 이제 시간도 많이 지났고, 나도 많이 달라졌잖아. 

그렇게 마음을 다시 먹는다. 그래. 변해야지. 이젠 나도 많이 달라졌으니까. 그런 모습 한번 보여주고 싶네. 변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은 어려운 일이다. 용기가 쉽게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한발자국을 또 떼고 앞으로 걸어나가본다. 확실히 그 만한 스트레스를 겪고나니 그만한 보상이 뒤따르는 것 같다. 멀어질 사람들 멀어지고 그만큼 가까운 사람, 가까워질 사람들도 생겨났다. 그런거 보면, 확실히 나는 변화를 해내는 사람이 맞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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