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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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star) 2016. 11. 27. 11:01

1.

고백을 했다. 내 인생에서 처음 있었던 일이다. 해본적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그냥 생각 나는 성의를 표했다. 니가 원하는 것이라면 받고 그 무게를 감당해달라고 했다. 무겁게 느껴지면 언제든 벗어도 좋다고 했다. 




2.

여전히 공부를 한다. 주말에는 도서관에서 산다. 그 동안 누군가를 위해 살아왔다. 지금껏 공부는 모두 나를 위한 공부였다. 누군가가 이렇게 뒤에서 지켜본다는 것이 큰 힘이 되는지 몰랐다. 




3.

때 아닌 종교생활이다. 그 동안 정말 힘들때만 찾아가서 미안하긴 했다. 하나님이 내게 가르쳐준 방향이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은 저마다 모두 신앙을 찾는 이유가 있다. 나는 종교행위와 기도에서는 행복을 찾지는 못한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 종교에 대한 역사를 탐구하고, 스토리를 읽고 성인들의 뜻을 찾고, 그들이 지키려고 했던 순교의 의미를 찾는다. 그리스도의 뜻을 표상 했던 예술과 양식을 향유하는 것이 내 안의 종교활동이라면 종교활동이다. 성지를 찾고, 그 안에서 고난을 공유하고, 삶이란 무엇인지 깨닫고 나면 이유모를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답답했던 것들이 내 안에서는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정화된다.




4.

우연히 운전하다가 네비가 이 쪽으로 안내를 해주었다. 다시는 찾지 않을 것 같았던 동네에 우연히 들리게 되었다. 사진 한 장 찍어봤다. 혹시나 여기에 떨어진 사랑의 조각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잘 찾아봤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5. 

빼빼로데이 선물. 너무 아까워서 한개씩 먹다가 초코렛도 유통기한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6.

어머니와 나가사키를 걸었다. 여행이란 것이 참 신기하다. 이 표를 예약할 때만 하더라도 어머니랑 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비로소야 생각했던 북규슈 여행이 완성 되었다. 이제 해외 여행이 익숙해진 어머니는 한결 편한 모습이었다.



7. 

일이 너무 많아지자 차를 샀다. 한달 동안 3600키로를 탔다. 차가 없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 했다. 사실 차를 구매하는데 별 고민은 없었지만, 없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찔함이 있다. 




8. 

사업은 순조롭다. 아니 너무 바쁘다. 아니 위태롭다. 어떤 상황인지 잘은 모르겠다.

매니저를 두었다. 나는 그 친구의 표정을 보면서 회사의 상황을 체크한다. 직원의 표정을 보면 다니고 싶은 회사인지 떠나야할 회사인지 알 수 있다.

결국 행복은 옆에 있을 때 느끼고 있는 종합적인 감정이다.




9.

두 번 째 데이트에서 나는 이런 말을 했다. 떠나는 것을 잘 보내고, 다가오는 것에 대해서 환영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

열 두 번 째 데이트에서 나는 참 고맙다고 했다.

절반은 내가 틀렸다고 했고, 곧 망할거라고 했다. 내가 쓰러지길 기대하고 바닥에 쳐 박히는 꼴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도 지켜준 사람들이 있고, 내 선택을 증명해주는 사람들이 또 반대로 줄다리기를 해줘서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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