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다나와 연재 모음(2010~2013)

아크로바틱 액션을 준비하라: 'WET' 리뷰 (XBOX360)

스타(star) 2013. 7. 23. 02:28

2008년에서 2010년까지 다나와&미디어잇에 연재했던 콘솔 게임 리뷰를 옮겨왔습니다.

저작자는 다나와이고. 비영리,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기사를 퍼갈 수 있습니다. 





WET는 엘더스크롤, 폴아웃3로 유명세를 떨친 Bethesda가 내 놓은 새로운 게임이다. 국내 유저들 뿐만 아니라 해외 유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게임으로써, 고난도의 아크로바틱한 액션과 화려한 연출로 기대를 모았다. 다소 폭력적이고 피가 난무하는 바람에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았으며, 협동모드 또는 멀티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1인용 게임이다. 영화 킬빌을 떠올리게 만드는 여전사 루비의 활약을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주인공 캐릭터 루비는 아름다움, 섹시미, 청순가련형 캐릭터와는 상당히 거리가 먼 캐릭터이다. 등에 찬 큰칼을 휘두르고 맘에 들지 않는 상대에게 무조건 총부터 겨누기까지 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중성적인 느낌에 카리스마를 가진 독특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과격한 액션과 복고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WET의 세계에서는 억척스러운 그녀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 독특한 매력의 여성 캐릭터 루비

 

웨트의 세계는 여러 문화들을 혼합한 느낌이다. 홍콩에서는 느와르의 분위기가 나고 유럽에서는 갱스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연습 스테이지에서는 서부영화의 느낌마저 들기도 한다. 게임의 여기저기에서 주윤발이나 말론 브란도가 나타날 것 같은 느낌. 게임에서는 이런 이질적인 요소들을 한데 모아 특유의 무겁고 어두운 모습으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캐릭터는 선명하게 처리함으로써 주인공에게 중심을 더 두었다. 이는 분명히 액션을 더 강조한다는 의미.


 


게임의 조작은 무난한 편이다. 튜토리얼에서부터 느낄 수 있었지만, 슬로우 모션상태에서 총을 쏘는 맛이 쏠쏠하다. 문제는 이러한 액션으로 계속해서 진행하다 보면 쉽게 지루해질 수 있다. 대부분 점프 또는 슬라이딩, 벽 타기에서 슬로우 모션으로 전환되는데 초반부터 후반까지 액션의 큰 발전은 없는 편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문제이다. 기껏해야 총기류가 더 늘어나는 정도. 그래도  자동차 추격전이나 비행기 추락 연출 등이 있기 때문에 하루 종일 총만 쏴야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니 다행이다.






▲ 슬로우 모션이 끝나면 적들은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미션 완성도나 레벨 디자인은 꽤나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전반적인 게임을 시작하면 길 찾기와 벽 타기를 자주 하게 되는데 이는 페르시아 왕자 못지 않은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워낙 이용해야 하는 사물이 많다 보니 길을 헤매는 경우도 가끔 생긴다. 진행하다 보면 갑자기 다리가 무너진다든지, 언덕에서 불붙은 통이 떨어진다든지 하는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순발력이 필요하다. 


 



 

에피소드의 중간마다 피를 뒤집어쓰면 강렬한 핏빛 화면으로 변화는 루비모드는 보다 빠른 적 퇴치와 빠른 비트의 음악으로 신선함을 불러 일으키는 요소로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밝고 환한 화면이 눈을 심하게 자극하는 것 같아서 거부감이 들기도 한다. 







▲ 스피디한 진행! 루비 모드

 


WET에서는 적들과의 싸움이 어려운게 아니라 장애물 피하기나 길을 몰라 헤매는 것이 더 무섭다. 플레이 도중에 죽으면 체크포인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로딩시간이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 받기 딱 좋은 상황. 특히 본인의 경우에는 비행기 탈출에서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도전했던 것 같다. 나중에는 거의 떨어지는 장애물들의 위치를 외울 지경이 되자 클리어 하게 되었다. 중간에 들어간 미니게임들의 난이도가 다소 높지 않나 싶다.


 

 


콘솔게임 유저들이 이 게임이 재미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할 때 항상 빼놓지 않는 것이 게임의 스토리에 대한 것이다. WET에서는 다소 스토리의 미약함이 아쉽게 느껴진다. 대략 6~7시간의 플레이 타임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대체 우리의 주인공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적들을 베는지. 왜 적들은 나를 공격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크지 않다. 복수를 위해서라고 하지에는 무언가 약하다. 또한 게임 속에서는 다양한 지역과 배경들이 등장하지만 왜 그 장소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 자동차 추격씬 연출은 최고!

 


한글화가 안된 게임이라 스토리를 느끼기가 어렵지 않은가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이보다 더 대사가 많고 전문용어로 가득한 게임에서도 우리는 웅대한 스토리와 세계관을 발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WET에서는 다양하고 많은 연출이 쓰였고 분명 그 기술력만큼은 최고지만 분위기를 전달하는 역할은 다소 아쉬웠다.



 


WET는 분명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액션과 분위기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선택해볼 수 있는 게임이다. 이게임을 통해 Bethesda의 보다 완성도 높은 레벨 디자인과 아트 컨셉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WET에 사용된 강렬한 비트와 밴드들이 직접 부른 사운드들은 꼭 한번 다시 들어보길 추천한다. 중후한 비트의 BGM부터 엔딩의 락버전 사운드까지 만족할만한 수준.


추가적으로 스토리 모드를 끝내고 나서 할 수 있는 Extra Contents의 경우에는 대부분 기록경신과 관련된 것들이라는 것과 다소 아쉬운 플레이 타임이 걱정이 된다.



김인권/ 다나와 리뷰어/ ingunbi@gmail.com

편집/ 다나와 신성철 multic00@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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