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다나와 연재 모음(2010~2013)

FPS의 디아블로를 즐긴다: '보더랜드' 리뷰 (PS3)

스타(star) 2013. 7. 29. 03:26

2008년에서 2010년까지 다나와&미디어잇에 연재했던 콘솔 게임 리뷰를 옮겨왔습니다.

저작자는 다나와이고. 비영리,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기사를 퍼갈 수 있습니다. 

 


2009년 후반에 깜짝 놀랄만한 대작이 튀어 나왔다. 주인공은 바로 "보더랜드". 기어박스에서 제작하고 2K게임즈에서 퍼블리싱한 보더랜드는 RPG와 FPS가 오묘하게 조합된 액션 게임이다. 2009년 하반기 최대 기대작인 모던워페어2, 레프트4데드2 등의 대작을 기다리던 플레이어들은 예상 밖의 게임인 보더랜드를 만남으로써 2009년 겨울을 기다리는 시간이 더 이상 지루하지 않게 되었다. 해외 유명 게임 포털 사이트와 국내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높은 리뷰평점을 받으면서 보더랜드는 이제 대작들과 경쟁하는 게임으로 발돋움 하게 되었다. 왜 플레이어 들은 보더랜드에 빠지게 되었을까?

  


보더랜드의 세계는 방대하고 넓은 판도라 행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이 행성은 마치 핵전쟁 이후의 지구를 보는 듯하다. 법과 질서는 이미 사라지고 무법자들과 힘이 지배하는 판도라 행성은 마치 우울한 근 미래를 배경으로 했던 게임 폴아웃을 보는 것 같다. 어딘가에 외계 문명이 숨겨 놓은 보물을 찾기 위해 떠나는 사냥꾼들은 이 땅을 배회하면서 수 많은 미개척지와 전초기지들을 무법천지로 바꾸어 놓았다. 게임 속 세상에서 동료를 구하기란 가능한 일일까? "마음에 안 들면 너도 쏴 버릴 거야!" 거친 황무지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보니 NPC들의 대사도 무척이나 쌀쌀맞다. 과연 이 곳에서 내가 살아 남아 보물을 차지할 수 있을까?

 

▲ 적자생존 판도라 행성

 

한동안 세련되고 리얼한 실사풍의 그래픽의 게임을 주로 즐기다가 보더랜드의 독특한 카툰풍의 그래픽을 본 소감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만화적 상상력과 함께 낡고 부서진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생각보다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 오히려 다른 게임과 다른 차별성을 둔 것 같아 갈수록 마음에 드는 그래픽이다.


  


보더랜드를 플레이 하면서 예전에 즐겼던 PC온라인 게임 헬게이트:런던이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FPS, RPG 라는 단어가 공통분모로 작용한 것 같다. 보더랜드는 많은 게이머들이 친숙하게 여기는 FPS의 조작과 전투, 그리고 스킬과 액션을 통해 성장해가는 RPG적인 요소가 들어있다. 하지만, 그 재미는 어떤 게임과도 비교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잘 짜여져 있다.


주인공은 4명의 캐릭터 중에 1명을 선택하여 플레이를 진행하게 된다. 초반 튜토리얼을 무난하게 플레이 했다면 앞으로 여정에 있어서 모든 준비가 완료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션을 진행하면서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게 되는데 미션의 경험치와 보상이 썩 괜찮은 편이므로 적절히 성장하면서 진행하면 큰 도움이 된다.


레벨5가 되면 본격적으로 스킬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스킬 트리를 잘 보고 키우면 나만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후에 스킬초기화를 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키워도 된다. 

 

▲ 어떤 스킬을 찍어볼까?

 


 보더랜드에서 캐릭터는 메인/서브를 합해 2가지의 무기를 들고 다닐 수가 있다. 각 캐릭터마다 선호하는 무기가 다르므로 어떤 무기가 적합할지 한번 고민해 봐도 된다. 본인은 솔저를 선택해 플레이 하므로 샷건을 필수로 가지고 다니는데 속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브로는 연사속도가 빠른 총을 가지고 다닌다. 게임상에는 수 많은 무기가 등장 하므로 자신에게 적합한 무기를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



미션을 위해 마을에 몇 명 세워져 있는 것을 제외하면, 보더랜드에는 NPC가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게임에서 필요한 상점등은 자판기가 대신하기 때문일까? 오히려 NPC보다 자주 보게 되는 것이 무기 판매 자판기이다. 이 자판기는 20분 간격으로 상품을 소개하는 시스템이 있는데 이게 완전 중독이다. TV홈쇼핑처럼 제한 시간이 있어서 그런지 지금 즉시 구매를 해줘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동안 힘들게 번 돈. 자판기 만나면 다 털린다.


캐릭터의 스킬 또한 다양한 편이다. 와우를 보는 듯한 스킬 트리를 보면서 온라인 게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FPS의 탈을 쓴 RPG게임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한 무기 숙련도가 있기 때문에 주력 무기들을 잘 선택해서 사용하도록 하자. 엉뚱한 무기를 잘못 들었다가는 한동안 고전할지도 모른다.


 

▲ 협동해서 사냥하면 훨씬 쉽다 


몬스터들의 AI는 전체적으로 중상 정도의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레벨 차이가 조금만 나더라도 이기기 상당히 어려우므로 전략을 짜서 접근을 하던지 멀티플레이를 통해 해결 하던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보스를 잡았을 때 상당한 양의 아이템이 드랍 되는데 꼭 디아블로의 메피스토를 잡은 느낌이랄까? 아이템이 드랍 될 때의 느낌까지도 생각한 디자인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보더랜드에 등장하는 아이템은 종류가 굉장히 많다. 같은 아이템이라도 속성이 모두 다르다. 거의 60만 종에 이르는 아이템이 게임상에 등장하기 때문에 게임을 마칠 때 까지 모든 아이템을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 아이템의 등급은 흰색-파란색-초록색-보라색-주황색 순서대로 등급이 매겨져 있다. 또한 각 아이템에는 특정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무기의 숨겨진 특수효과의 발동과 관련이 있다.

 

▲ 아이템이야 말로 보더랜드의 꽃


아이템의 종류가 많다 보니 어떤 게 좋은 아이템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데 대개는 가격이 비싼 아이템이 좋은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보더랜드에서는 아이템의 옵션에 따라서도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좋은 옵션과 성능일수록 비싼 경향이 있다. 


게임을 하다 보면 아이템이 무수히 쏟아지는 모습과 보스를 공략하면서 아이템 앵벌이를 하는 모습은 흡사 디아블로2를 플레이 하는 것 같다. 혹자는 진정 디아블로2의 계보를 잇는 RPG라고도 표현하기도 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보더랜드에는 다양한 옵션을 가진 아이템이 존재하고 그 등급과 드랍율이 정교하다. 상점에서 판매하는 아이템들도 랜덤적인 요소로 마치 겜블을 하는 재미마저 안겨다 준다.

  



보더랜드의 멀티플레이는 싱글플레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싱글로 플레이 하던 캐릭터의 정보가 그대로 멀티에서도 적용되기 때문에 친구와 함께 하고 싶거나 어려운 미션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면 온라인에서 해결하도록 하자. 나와 비슷한 레벨대의 플레이어를 찾을 수 있게끔 방장의 레벨이 표시 되는 점은 좋은 기능이다.

 

▲ 어떤 방에 난입을 해볼까?

 

방장의 레벨과 퀘스트 수행에 따라 게임의 흐름이 달라진다. 고렙 플레이어들과 함께 한다면 보다 쉽게 레벨 업을 할 수도 있으므로 속성으로 캐릭터를 키우고 싶다면 한번 시도해 봐도 좋다. 멀티플레이로 함께 보스를 물리치고 전리품을 나눌 때의 기분은 최고!


 


보더랜드는 FPS계의 디아블로라고 표현하고 싶다. 정해진 코스를 진행할 수도 있지만, 자신만의 스토리를 진행할 수도 있는 자유도를 가지고 있다. 60만개가 넘는 아이템을 취득하고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후반에는 자신만의 탈것을 이용해 전투를 진행하기도 하는 등의 다양한 재미 요소가 존재한다.

 

▲ 운전도 실력급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위에서 열거한 이 모든 장점들이 적절하게 게임 속에 녹아 들어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 동안 헬게이트:런던이나 헉슬리와 같은 FPS형태의 RPG 게임이 있었지만, 재미를 추구함에 있어서는 보더랜드 이상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이제, 2009년 혜성처럼 등장한 보더랜드는 충분히 모던워페어2나 레프트4데드2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는 게임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김인권/ 다나와 리뷰어/ ingunbi@naver.com 

편집/ 다나와 신성철 multic00@danawa.com

 

-----------------------------------------

모바일/게임/어플리케이션/서비스 리뷰 문의

kakao : ingunbi

email : ingunbi@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