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리뷰/다나와 연재 모음(2010~2013)

용과 인간의 판타지: '디비니티2 에고 드라코니스' 리뷰 (XBOX360)

스타(star) 2013. 7. 29. 03:34

2008년에서 2010년까지 다나와&미디어잇에 연재했던 콘솔 게임 리뷰를 옮겨왔습니다.

저작자는 다나와이고. 비영리,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기사를 퍼갈 수 있습니다. 

 


2002년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은 디바인 디비니티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당시에는 보기 드물게 다양한 퀘스트와 탁월한 몬스터 인공지능 등으로 한때를 풍미했던 RPG게임 중에 하나였다. 당시 대유행 했던 게임은 디아블로 였지만, 디바인 디비니티는 블리자드류의 게임과는 색다른 재미를 가져다 주었다는 기억이 남는다. 7년이 지난 지금, 디비니티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새로운 후속작이 출시 되었다. 2009년 10월 말에 출시된 디비니티2:에고 드라코니스가 바로 그것이다. 7년 만에 등장한 후속작이다 보니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1편의 쿼터뷰 방식에서 TPS형태의 시점 전환이 이루어졌고 PC버전이었던 1편에 비해 2편은 PC와 XBOX360 버전 등으로 발매 되었다. 사실상 세계관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면 새로운 게임이 나왔다고 보는 것이 더 맞는 내용인 것 같다.




디비니티2의 시나리오는 계속된 전쟁으로 지친 리벨론 대륙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옥의 악마와 대항하여 싸우는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게임의 기본적인 진행은 NPC들과의 대화와 그에 따른 임무 수행 등으로 이루어 진다. 특히나 NPC들과의 대화에서 선택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퀘스트를 수행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엔딩까지 변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생각 보다 게임 스토리의 중요한 포인트는 주로 동영상을 통해 이루어 지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로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든다.

 

▲ 수능 외국어영역 시험 보는 기분이다. 정답은1번.

 

월드맵이 작아서 이상하다 생각 들었는데 게임을 진행해 보니 필드를 돌아다니면서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던전에서 플레이 하고 마을로 돌아오는 방식이었다. 월드맵에서 연결된 던전도 있고, 포탈 등을 타고 이동하는 던전 등이 존재한다. 던전의 난이도는 생각보다 높아서 제대로 준비를 하고 가지 않으면 어이없는 세이브 포인트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각별히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디비니티2는 다른 여타의 서양 RPG게임들과 비교될 정도로 자유도가 낮은 편이다. 필드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구간도 상당히 제한적이고 NPC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거의 강제 진행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 컨셉아트는 상당히 인상적

 



디비니티2 역시 한글화가 되지 않은 게임이다 보니 언어장벽이 존재하는 게임이다. 게다가 수 많은 대사와 지문 등을 보면 시작도 하기 전에 질려버리기도 한다. 폴아웃과 비슷하게 NPC들과 대화 하다 분기점이 발생하는 부분에서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하고 찍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너무 아쉽다. 물론 맨 위쪽의 대사만 주로 클릭 해도 대략 게임은 진행된다고 하지만, 그러기에는 이 게임의 스토리와 세계관이 너무 아쉽다.


디비니티2의 초반 튜토리얼 또한 굉장히 무성의 하다고 생각된다. 최근 게임의 추세는 굉장히 편리하고 쉬운 튜토리얼을 제공한다. 조작법을 익힐 때쯤이면 상당히 게임에 적응이 되어 있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디비니티2에서는 캐릭터를 움직이는 법만 초반에 가르쳐 줄뿐, 어떤 메뉴로 캐릭터의 상태를 확인하고 진행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초반 튜토리얼 마을에서 게이머를 마을에 버려두고 기다리고 있는 NPC들을 보고 있노라면 무인도에 홀로 떨어진 느낌이다. 심지어는 스탯과 스킬, 퀘스트에 대한 정보도 어떻게 봐야 할지 전혀 설명되지 않는다. 이 모든걸 몇 페이지 짜리 매뉴얼만 보고 진행해야 하니 막막하기 그지 없다.


 

▲ 용으로 변신하는 것이 그나마 낫다.

 

세이브 또한 큰 문제가 된다. 캐릭터가 죽으면 무조건 이전 세이브 포인트에서부터 다시 해야 하는데 오토세이브의 갭이 상당히 크다. 게임의 설정을 살짝 바꾸면 턴 방식으로도 진행할 수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설명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그저 틈틈이 생각날 때 세이브 해두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디비니티2의 액션을 보고 있노라면 흘러간 옛날 온라인 게임의 액션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어색한 점프 동작과 칼 휘두르는 동작은 그런대로 참아볼 수 있다. 문제는 몬스터와 전투 중에 일어나는 타격감이나 피격 모션들이 너무 허술하다는 것이다. 최근 나오는 게임에 눈높이를 맞추자면 끝이 없겠지만 칼에 스치지도 않았는데 데미지가 달거나 마법을 거의 흡수하는 듯한 타격감이기 때문에 액션을 너무 기대하지는 말자.

 

▲ 전투는 상당히 부자연스럽다.


게임 자체가 컨트롤 조작에 의해 승패가 갈리거나 난이도가 쉬운 편도 아니기 때문에 다소 레벨 업 노가다가 필요한 시점이 있다. 난이도와 밸런스 조절이 살짝 어긋난 느낌이 든다. 중반에 내 체력이 300인데 몬스터의 공격이 320에 달해서 포션이 없이는 사냥 자체가 불가능하다. 반면에 어느 정도의 레벨 업과 아이템만 맞춘다면 몬스터가 다 녹아 버리기 때문에 훨씬 수월한 진행이 가능하다. 결론은 레벨 업과 아이템으로 귀결된다.

 



게임에 대한 평가는 대체적으로 언어적인 장벽이 느껴지고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 게임의 주요 콘텐츠가 선택문에 따라서 엔딩이 변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장점이 언어적인 장벽에 의해 막혀버린 이상 차포떼고 장기두는 것과 같다. 영어에 자신 있는 게이머들이라면 도전해볼 가치는 있을 것 같다. 영어사전을 놓고 학생들이 공부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반면 중반 이후 완전 다른 게임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해보는 것도 좋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어려운 게임 중에 하나였다. 서양 RPG의 대명사 오블리비언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게임을 즐기기에는 디비니티2는 너무 어렵다. 게임을 라이트하게 즐기고 큰 고민 없이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김인권/ 미디어잇 리뷰어/ ingunbi@gmail.com 

편집/ 미디어잇 신성철 multic00@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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