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연구소/나의 엘오엘 승급기 시즌3

나의 엘오엘 승급기(6) - 대리기사 멘탈 부서지다

스타(star) 2013. 10. 31. 13:28

2009년 K리그는 충격과 혼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군인들의 팀인 광주상무 불사조가 8경기 동안 6승 1무 1패를 거두며 2위를 랭크한 것이다. 

엘오엘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브론즈 리그는 참 알 수 없는 곳이다. 가끔씩 상식의 경계들이 허물어지기도 한다.

플레티넘 대리들 조차도 캐리를 장담할 수 없다. 



오늘 상황은 꽤나 안좋았다. 

특히나 잠시나마 대리로 뛰어주고 있던 의정부형이 내리 4연패를 거두었다. 

대리기사의 멘탈 조차 부서진 것이다.

브론즈에서는 "한타 한번 해보져" 라는 말을 쉽게 꺼내면 안된다. 

한타 이기면 겜에서 이기지만 한타에서 지면 겜도 진다. 

또한, 충분히 역전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졌네" 라는 말이 가장 쉽게 튀어나온다.

근데, 문제는 우리편만 이러는 것이 아니라 상대편도 똑같은 상황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브론즈는 예측이 더 불가능 한 것이다.


1경기

헤카림으로 보기 좋게 패배했다. 내가 정글을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지다니. 

특히나 이번판 같은 경우에는 각 팀의 정글러들이 다 망해버렸다. 

상대 자르반도 갈팡질팡 못하고 있는데 집중력 싸움에서 졌다. 

기억나는 것은, 오랜만에 갱플렝크한테 시원하게 털렸다. 딱콩 한대씩 맞으니까 정신을 못차리겠더라. 

탑자크는 일찌감치 호구가 되어버렸는데, 내가 그 거대한 똥에 파묻혀서 헤어나오질 못했다.

우리편한테 신나게 욕 얻어먹고 나도 트롤됨.




2경기

보다못한 의정부형이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레오나를 골라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 드디어 연패는 안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세상에 원딜의 수준이 함량미달이었다.

싸인이 도저히 맞지 않았다. 의정부형은 실버고 여긴 브론즈였다. 

실버급의 플레이를 원하면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사람의 잠재력을 너무 믿었나 보다. 

왜이렇게 못하냐고 원딜을 몇 번 갈구고 나니 결국 원딜이 멘탈 털리고 트롤이 되었다.

그 사이에 상대편 원딜 징크스는 거의 끝판왕이 되어있었다.

차라리 이런 끔찍한 경기는 일찌감치 포기해야 하는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밀린 웹툰이나 보는 게 낫다. 

그런데 탑이랑 미드가 조금씩 크길래 잠시나마 설레였다. 하지만, 그들도 봇 똥의 급류에 휘말리며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한번 터지기 시작한 똥칠은 쉽게 멈추지 않는다.




3경기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했다. 픽 싸인 미스로 의정부형이 결국 정글을 잡았다.

버스를 태워주겠다는데도 내리는 아군 라이너들의 모습에서 이미 게임의 패배는 예고되어있었다.

의정부 형은 갱타이밍도 모르고 카정까지 당하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했다.

고스트와 블루골렘 조차 버거워하는 정글러에게 무슨 갱을 바란단 말인가.

특히 상대 아리의 로밍 때문에 우리편 다 털림.

정글은 아무나 못한 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

이미 의정부 형은 멘탈을 잃었다. 아 이럴수가. 대리기사가 트롤이 되어버렸다.




4경기

그래. 다시 한번 주캐릭을 하면 괜찮지 않을까?

그렇게 잡은 미드 카서스인데 결국 패배를 막지는 못함. 이미 한번 망가진 멘탈은 회복이 안된다. 

차라리 이럴 때는 게임을 안하는게 나은데 그게 쉽지 않다.

사람들이 왜 도박을 끊지 못하는지 아는가?



아무리 돈 잃어도 도박 못 끊는 이유는? 서울신문  2009.02.12 (목) 오후 5:27

http://nownews.seoul.co.kr/news/newsView.php?id=20090212601019


이미 마수에 빠져들었다. 의정부형은 자신이 지금 내 캐릭터 대리를 해주고 있다는 사실 조차 잊었다.

이미 승패 따윈 초월한지 오래였다. 그 동안 당한 트롤 수법을 총 동원해서 아군에게 되갚아주고 있었다. 

그것도 내 계정으로. 대리기사가 트롤이라니. 이건 도저히 이길수가 없다.

이대로 실버의 꿈은 멀어져만 갔다.




5경기

의정부형은 초조해 졌다. 

아니 이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 어제 5연승을 거둔 승승장구한 모습은 이미 실종되었다.

이번판에 자신의 LOL 경력을 포함해 모든 것을 걸었다. 

하지만 결과는 대패.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중압감은 팀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고, 아군 원딜 이즈리얼은 정신고통을 감당하지 못하고 똥을 싸버렸다.

결국 봇라인 패망과 함께 키보드 배틀이 시작되었다. 신나게 부모님들 찾고 비속어를 피해가면서 말싸움을 하기 시작하면서 게임은 이미 진흙탕 싸움.

어느새 신이 되어 버린 상대편 원딜 베인이 강제캐리 시켜버리고 게임 끝.



스코틀랜드에서는 진흙탕 축구경기를 한다. 

오늘 우리의 게임하는 모습이 바로 이 사진 한장에 다 담겨있었다.

브론즈는 진흙탕이다. 어떻게든 빠져나와야 한다. 실버 아니, 골드 조차도 브론즈 리그에서는 무용지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