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연구소/스타의 습작 모음집 - OutsideCastle

호수가 되어

스타(star) 2014. 7. 18. 04:37

호수가 되어


김인권


결국 터져 버린 강둑의 물길이 되네

안에서 새던 바가지는 

결국 날카로운 입맞춤에 깨어져 버리고

터져버린 물길은 쉬이 멈추질 않네


나는 급한 마음에 반대편이 강둑도 터트려 늦춰보지만

이미 흐르는 물살을 막기는 어려워라

애써 삽으로 애써 틀어 막아본들

강한 물살 앞에 의미 없는 저항이라


하염없이 새나가는 물살만 바라보니

이제 어쩔 수 없음을 하늘의 뜻이라

이제 내 남은 소망이라면

넘치지 않을 만큼의 수량이 있었길 기도하는 것뿐

한번 터진 둑은 넘칠줄을 몰라하고


기도하는 내 간절함은 이제 그나마

터져나가는 물줄기가 줄어들길 기도하는 것 뿐

시간 흘러 비워진 내 강둑이라면

허나 그땐 이미 그대가 가득해지리니

물은 다시 아래에서 위로 흐르게 될터

그때 우리 평온한 오리떼의 물길질을 바라보는 잔잔한 호수 되리

 

 

 

 




















TistoryM에서 작성됨

'컨텐츠 연구소 > 스타의 습작 모음집 - OutsideCast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라디보스톡  (0) 2016.08.29
안녕 클리셰  (0) 2016.06.24
스물셋  (0) 2015.05.28
봄이 되면 되풀이 되는 것들  (0) 2015.04.06
외로움인가요  (0) 2014.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