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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태원에서 일본인 여자 관광객 아이폰 주운썰.ssul

스타(star) 2014. 11. 21. 04:15

1. 

어제 이태원에서 아이폰5를 주웠다.

근데, 하도 핸드폰 찾아주고 별 진상들을 다 만나봤기 때문에 고민을 좀 들긴 하더라.

어쨌든 클럽에서 나와서 자세히 살펴보니 모든 메뉴가 일본어로 되어 있었다.

계속해서 핸드폰으로 문자가 오는데 도저히 해석이 불가능했다. 

심지어, 전화번호부에서 가족 친구라도 찾아보려고 했는데 해석 불가능이었다.


아무래도, 한국에 클럽으로 놀러 왔다가 핸드폰 잊어버린거 같은데 어떻게 할까 더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근데, 가만 보니까 이거 핸드폰 주인 사진을 보니 관광 온 일본인 여자껀데 남편으로 보이는 사람과 같이 찍은 사진이 들어 있는게 아닌가!


요시, 이거 딱걸렸다. 

한국에 놀러와서 클럽에서 춤이나 추고 있네?


어디선가 멘붕하고 있을 이 여자 남편 생각하니 좀 불쌍해졌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는데 어머, 남자가 받는다. 아무래도 관광을 같이 오긴 온듯. 

근데 남편이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아는 것 아닌가?

핸드폰이 배터리가 거의 다 되어가는 것 같아서 위험을 무릎쓰고 내 번호를 알려줬다. 

이따 저녁에 우리 동네로 찾아오라고 함.


지하철도 잘 모를텐데 석계역까지 남편이 용케 찾아오더라. 

배터리 다 떨어진 아이폰5 전달식을 거행했다.

남편이 사례비로 5만원을 챙겨줬다. 남편이 이거 어디서 주우셨어요라고 물어보길래. 

당당하게 이거 이태원의 클럽에서 주웠어요. 라고 말해주었다. 남편 표정 갑자기 급 안좋아졌다.

곧있으면 815 광복절이었는데 뭔가 한 가정에 부부싸움을 낸 것 같았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


5만원으로 저녁에 친구랑 피씨방 만원씩 충전하고 닭갈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