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58

이브

1. 시간은 이익은 물론 해악을 가져온다. 너와의 만남이 나에게 좋은 것도 있겟지만, 나쁜 것도 있겠지. 만남의 속도라는 것이 있는지 잘은 모르겠으나, 천천히 만나고 서둘러 돌아서는 것이나 서둘러 만나고 천천히 돌아서는 것이나 어쨌든 그 모든 만남과 돌아서는 것은 기쁨과 슬픔을 동반하게 되어있다. 인연이 시작된 것과 정리되는 과정 모두를 하나의 긴 만남의 과정이라 한다면 어쨌든간 나는 사람을 오래 만나고 싶어하는 편이다. 비록 우리 서둘러 만났다 하더라도 돌아서는 것만큼은 느리게 하도록. 천천히 한발자국씩 멀어져 가도록. 여운을 느끼며 각자의 안녕을 빌어주는 모습이 되면 좋겠다. 2. 어쨌든간 받은 것 만큼 돌려준다. 이자까지 쳐서 돌려 보내준다. 그게 여태 내가 살아온 방법이거든. 왜 기분 좋은날 나는..

내 언어는 38.1℃

잠 들지 못한 날들 언제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할까. 어렸을 때 부터 나는 무엇하나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남들은 다 갖고 있는 그 흔한 고등학교 졸업장 조차 없었으니 내 삶은 심하게도 꼬여있었다. 그 시절에는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많이 했고, 마음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세상에 입은 상처가 많던 청소년과 청년 시절이 있었다. 고등학교 자퇴, 벤처회사 입사와 퇴사, 창업과 폐업, 4년의 입시, 검정고시, 진로 고민, 생활비, 새벽 인력시장, 산업기능요원, 서울의 강북 어디쯤 반지하방에 살면서 가장 하층민의 삶을 살았다. 이 어려운 것들을 어떻게 다 극복했나요라고 물어보면 나도 잘 모르겠다. 그저 잠 들지 못하는 무수히 많은 날들이 있었고, 시와 소설 일기를 쓰면서 내 안의 것들을 ..

to. TG

잘 지내냐. 벌써 한달이 지났지만 도무지 소식을 들을 수가 없네. 우린 모두 잘 지낸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 니가 없다는게 여전히 실감나지 않네. 몇 번이나 전화를 걸어보고 문자를 보내도 응답이 없더라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디 있을까, 도무지 무슨 상황이 있었는지 우린 도저히 알 수가 없어. 너 우리한테 너무 많은 물음표만 남기고 너무 허망하게 사라졌어. 너와 함께 했던 많은 시간들이 이렇게 소중한 것이라는 걸 알았다면 조금 더 신경쓸걸 그랬다. 다들 먹고 살기 급급해서 니가 없다는 것도 모르고 살아간다. 얼마전에 용현이에게 연락이 왔네. 너랑 오키나와에 갔던게 그렇게 기억에 남나봐. 그게 벌써 십년전인거 같은데. 차도 그 때 너랑 타고 다녔던 i30를 샀데. 지금도 가끔 그 추억이 떠올라서 오..

27.5세

1.기억을 떠올려 2010년을 되짚어 본다. 싸이월드에 적어둔 일기장들을 꺼내며 내 새파란 날들의 자취들을 더듬어 본다. 누군가를 의식하고 글을 쓰지 않기로 했는데. 그러나 나는 마찬가지로 여전히 지독한 갈증에 시달린다. 열어보고픈 상자를 앞에 둔 판도라 마냥 안절부절 못하며 마음 속을 노크 하며 밤새 주저거린다. 이제는 더이상 고민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고민한다. 흔들리지 않는 나이가 되려면 아직 멀었나 보다. 그래도 여전했다. 원고 앞에 나를 마주하는 일 만큼은 멈출수는 없더라. 활자들은 점점 마음속에 쌓여가는데 그 무게를 못이길 때가 되면 잠시 바닥에 내려두는 상황도 필요하다.내 안의 이야기를 점점 안하게 되었다. 이제는 그다지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린 탓도 있고, 하루 한알씩 삼켜야 버..

우리 마음의 패턴 잠금 풀기

1. 추석에는 푹 쉬었다. 그야말로 푹 쉬었다. 잠시 되돌아볼 시간과 여유를 가지는 것이 너무 좋았다. 겨울동안 바빠질 터이니 지금이 소중한 시간이 될 것 같다. 10월은 최대한 휴식을 가져보려고 생각했다. 내 인생에서도 꽤나 중요한 순간이거든. 내 삶도 잘 달리던 차가 마치 단속카메라 구간을 지나가듯이 잠시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속도를 늦춰보았다. 시골길을 따라 달리며 음악을 듣는다. 내가 지나간 순간들이 지나간 길로 남는다. 백미러를 보지 않는 습관은 위험하니까 가끔은 뒤를 힐끗 쳐다보기도 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이미 지나간 길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게 된다. 지금와서 떠올려 봐도 내가 무슨 길을 거쳐서 왔는지 잘은 모르겠다. 어쨌든 그냥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을 뿐이었다. 차가 고속도로를 벗..

어느순간 다 체걸리듯 걸러진다

1.한 동안 생각해 본 주제인데, 동행은 과연 어디까지 이루어지는가. 어차피 사람 다들 자신들만의 갈길이 있다. 자신의 길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불안감을 느끼거나,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된다. 조언해주겠다는 사람이 잠시 옆에 달라 붙어서 이렇게 해야한다 저렇게 해야한다 라고 말들 하지만, 정말 도와주고 싶은 사람을 생각해서 그렇게 이야기 해주는 것은 아닐 수도 있지. 매일 만나서 좋은 사람이 있고, 일주일에 한번 쯤 만나야 좋은 사람이 있고, 한달에 한번 만나야 좋은 사람이 있고, 일년에 한번 만나야 좋은 사람이 있고, 십년에 한번 만나야 좋은 사람이 있다. 그리고, 이제는 더이상 안만나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사람들도 있다. 2.인간관계를 굳이 부정하는 것은 아닌데, 팩트를 제시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그..

2016 블로그 결산 돌아보기

해외여행 주제주제를 해외여행으로 잡긴 했지만 여전히 포스팅은 더디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여행이란 것이 정보만 나열하면 금방 끝나긴 하는데 여행하면서 느낀 소회도 같이 적으려니 시간이 오래 걸리네요. 게다가 계속해서 현재 상황은 변하고 있고요. 457,761 2016년에 방문해준 방문객의 숫자입니다. 나의 글로, 그리고 나의 컨텐츠로 45만명이 넘는 사람들과 소통해왔습니다. 하루 평균 1500명~2000명 정도의 사람들과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주제별주제는 역시 해외 여행과 일상의 기록입니다. 최근 경영과 직장에 관한 글은 점점 올리기 힘들어 지고 있습니다. 해외 여행에 관한 포스팅은 여행 1번당 20~30건의 포스팅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태그별태그는 역시 사업과 관련된 게임 기획 관련 포스..

2016 되돌아보기 그리고 2017년

일잘한점- 사업의 매출이 늘었다. 3년 정도 하다보니 자리를 잡는다는 느낌이 뭔지 알 것 같다. - 전반적으로 올해는 부지런히 일을 해왔다. -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많이 확대 할 수 있었다. 외부 강의를 해보기도 하고, 스스로도 많은 발전이 되었다.- 그 동안 3년 동안 진행했던 강의에 대해 컨텐츠를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회사의 지분을 모두 인수 해왔다. 단기적으로는 금전적으로 어려움이 생기겠지만 멀리 봐서는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너무 무리 하지 않고 딱 할 수 있는 것들에만 집중했다. 집중 해야 할 때 과도한 체력을 요구해서 힘들었다. 앞으로- 앞으로 꾸준히 운영해나가고 더 좋은 커리큘럼을 개발해 보도록 하겠다.- 좋은 파트너들과 동료들을 찾아야겠다.- 더 큰 사업체로 키우기 위한 전..

시험보기 -2시간전

1.고백을 했다. 내 인생에서 처음 있었던 일이다. 해본적이 없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 그냥 생각 나는 성의를 표했다. 니가 원하는 것이라면 받고 그 무게를 감당해달라고 했다. 무겁게 느껴지면 언제든 벗어도 좋다고 했다. 2.여전히 공부를 한다. 주말에는 도서관에서 산다. 그 동안 누군가를 위해 살아왔다. 지금껏 공부는 모두 나를 위한 공부였다. 누군가가 이렇게 뒤에서 지켜본다는 것이 큰 힘이 되는지 몰랐다. 3.때 아닌 종교생활이다. 그 동안 정말 힘들때만 찾아가서 미안하긴 했다. 하나님이 내게 가르쳐준 방향이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은 저마다 모두 신앙을 찾는 이유가 있다. 나는 종교행위와 기도에서는 행복을 찾지는 못한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 종교에 대한 역사를 탐구하고, 스토리를 ..

당신 별이 될 준비를 하세요.

1.한 때 별이라는 표현은 내 가장 약점이자 떠올릴 때마다 무서운 트라우마이기도 했다. 그래. 난 그 것이 사람 이었다는 것을 몇 달이나 뒤에 알게 되었지. 나는 기분이 너무 나빴어. 그 자식 얼굴만 보면 한대 치고 싶었어. 아 이거 진짜.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미련을 부렸지. 너의 홈피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부아가 치밀었지. 너의 일촌 댓글 파도타고 0으로 보냈어. 486으로도 보냈어. 1004로도 보냈어. 근데 결국 시간이 약이더라. 한 때는 내 방황의 이름이었고, 질투의 원천이었지. 그래. 그러게 한동안 앓고 나니 이제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2.다 접을 수 밖에 없었겠지. 버텨봐야 얼마나 버티겠어. 그 글 보는 사람 나 밖에 없어. 누구를 위해 중계하던 가식적인 행복이었겠..

그래 맞아.

1. 넌 분명 나를 만나기 그 이전 까지 너는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었겠지. 나의 등장이 항상 너의 집에 평화를 깨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려. 그래서 더 차갑게 말할 수 밖에 없고, 냉정하게 말할 수 밖에 없었지. 마음을 쓸 수가 없었지. 한참을 부모와 다투고 엄청나게 많은 상처를 받고 온 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뭘까. 그런 상황이 오기까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내 모습을 보면 난 한 없이 작아져 갔지. 나란 존재 자체가 고통을 주는 것 같아서 미안 하긴 했지. 대체 왜일까. 왜 한국 사회는 이상한 색안경을 끼게 되었을까. 왜 그런 주홍글씨를 남겨두었나. 조금 더 따뜻하게 살아갈 순 없나. 조금 더 용기 내줄 수는 없나. 조금 더 잘해보라고 토닥여 줄수는 없나. 2.일구이무. 공하나에 다음..

너무 바쁘게

​한주간요 몇일 동안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사진첩을 열어서 봤더니 맨 다 주차장 사진만 잔뜩 있었다. 처음 가는 빌딩들 속에서 혹시나 차를 잃어버릴까 주차 자리를 찍어두곤 했다. 판교판교는 내게 좋은 기억보다 부정적인 기억이 더 많았던 공간이다. 겨울에도, 여름에도, 판교에서 나는 상처를 받았다. 지금은 이렇게 사람 가득한 공간이 되었지만, 내 머리속에서 좀처럼 해결이 잘 되지 않는 동네가 되어 버렸다. 어디서부터 시작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퇴사할 때 부터? H를 데리고 붓들공원에 갔을 때부터?, L과 네오위즈타워에서 대판 싸웠을 때부터? 이런 복합적인 것들이 뭉치고 쌓이다보니 트라우마처럼 남았다. 그 지역에 거닐면 그냥 힘이 들곤 한다.미련이 남는다. 마치지 못한 마침표 때문에 미련을 부린..

3년만에 자동차 구매

쉐보레정말 차 사야지 고민에서 구매까지 딱 하루 걸림. 진작 샀으면 누리고 다녔을거다. 기아차 갔다가 차장님이 너무 대충 설명해주고 그래서 그 옆에 쉐보레 매장가서 쉐보레 구매함. 애초부터 무슨 차를 사야할지 고민도 안하고 그냥 차를 사러 갔다. 아마 먼저 갔던 기아차 대리점 차장님이 설명 좀만 친절히 잘하고 그랬으면 기아차 샀을듯​​쉐보레는 저번에 그 영업사원이었다. 근데 기억하는가 싶더니 내 이름도 다 틀리고 견적서 저장도 안해놨더라. 그래도 그냥 웃으며 구매함. ​계약금 계좌이체하고 나머지는 다 알아서 해달라고 부탁하고 그냥 나왔다. 차 구매가 끝났다. 신차 구매 프로모션하는데 사무실 이전도 이사라고 강력 주장해서 추가 할인 받음. 에휴. 오늘 하루에 2000 썼네. 반응 모음뭐 차가 없었던 사람도..

근황정리

1. 큰 건이 하나 터지면서 본의 아니게 영업 아닌 영업을 다니게 됐다. 정말 체질에 맞지는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의외로 차곡차곡 여유 가지면서 하면 하게 되긴 하더라. 자존심을 좀 버려야 하는 직종인 것 같다. 역시 그만한 가치는 그만한 이유가 있더라. 또 스스로를 내려놓는게 많아야 하는 일인 것 같다. 확정되기 전까지는 나도 너무 조심스럽다. 이거 자칫하면 내가 생각했던 목표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다가오는거 아닐까 라는 생각에 설레이기도 하지만, 어느새 더 완벽해야하는 것들이 무엇일까 생각 들었다. 하지만, 곰곰이 또 생각해보면 원래 계획한 대로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하고 좀처럼 이 흐름을 모르겠다. 방법과 걸린 시간은 조금 다르지만, 이런 형태가 맞는 것 아닌가 생각도 든다. 2. 아 적어도 ..

가치에 대하여

1.9월말이 되고 시간이 좀 지나고 나서야 이제야 입을 꺼낼 수 있게 된 것들이 좀 있다. 그 동안 하고 싶어도 잠시 억누르고 있느라 힘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 의도대로 풀린 것들이 좀 생겼다. 처음에는 그것이 손해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조금씩 이득으로 바꿔나가는데 성공했다고 해야하나. 뭐든지 발생한 일들의 반대편을 봐야 하는 것 같다. 2. 이번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다니면서 여행에 대해 새로운 의미를 떠올리게 되었다. 여행이란 것이 새로운 곳을 다니면서 경치를 구경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러 다닌다는 것에 한정 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조금 달랐다. 나를 그 낯선 장소에 데려다 두고, 다양한 감각을 받아들이게 한 뒤에 나란 존재가 그런 장소에서 어떤 감정을 가지 는지를 자세히..

EMS 국제 우편으로 미국에 택배 보내기

책 배송 요청얼마전에 미국으로 건너간 직장동료 K가 급히 공부할 것이 생겼다며 자바와 관련된 책들을 왕창 구매를 해서 회사로 배달 시켰다. 아무래도 원서로만 공부하려니 어려움을 느끼는 모양이었다.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책들을 담다 보니 어느새 7권이나 모이게 되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책을 배송한다는 것이 요금이 꽤나 비싸다는 것을 몰랐다. ​EMS 국제택배EMS는 편지, 서류, 소포를 해외로 가장 빠르게 보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우체국이 외국의 공신력있는 우편당국과 체결한 협정에 의해 배송이 된다. 사설 택배 업체에 비해 공신력이 뛰어나고, 전 세계 우체국간의 거래이기 때문에 안전도가 높다.단점은 역시 비싸다는 것.원래는 화물선편으로 보내는 것이 저렴하긴 하지만, 아쉽게도 기간이 한달 이상 ..

변덕

1.하루는 전부 글들을 쓰레기통에 담았다가. 이것 역시 내 일부라는 생각에 다시 꺼내고 또 다시 쓰레기통에 넣곤 한다. 2.아니 그냥 나와요. 오늘 아니면 또 언제 보겠어. E와 함께 카페에서 밤을 샜다. 밤새 이력서와 자소서를 썼다. 다시 읽어봐도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내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내가 널 왜 돕는 걸까. 그런데 만약 니가 내 친구라고 생각해보니 역시 이 정도는 했을 것 같아. 뭔가 준비하는 사람은 만나기 싫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널 돕게 되네. 딱히 바라는 것도 없는데 말이야.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거 내 이기심 맞네. 내가 좋아하는게 뭐냐면 누군가와 함께 꿈을 준비하는 건가봐. 고맙다고 절대 하지마라. 부담 되니까.

방어기제

1.사람의 성격이란 것은 그 사람의 방어기제의 종합이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우리는 스트레스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해소하는가. 어떻게 위험을 극복하는가. 미성숙한 방어기제주지화 - 어떤 불쾌했던 기억에 대해서 담담하고 냉정하게 설명하려 애쓰는 경우.일기를 쓴다. 필요에 따라서는 상황을 적극 묘사한다.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불쾌한 기억을 이론적으로 규정화 하려고 한다. 전위 - 문제 삼지 않을 수용가능한 목표로 전이하려는 것.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상에게 밤 늦게까지 도와주는 것. 친하지도 않은 대상에게 화려한 선물을 보내는 것. 합리화 -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반발하지 않도록 그럴 싸하게 무마하는 것.원래 그런 못된 사람이었어라고 생각해버리거나, 상황이 어쩔 수 없었어라고 생각하거나, 인연이 아니었어라고 생..

전력을 다하는 것에 대한 공포에 대하여

신포도 이론사람들은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서 전력을 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전력을 다해도 잘 안되면 자신의 무능을 셀프 증명해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전력을 다하지 않는 편을 선택하곤 한다. "저 포도는 신 맛이 날거야. 먹어보지는 않았지만 그럴 것이 뻔해." 전력을 다해도 좋은 결과가 없다고 해서 당신의 능력이 없는 것은 아닌데. 실패하는 자기 자신과 마주할 용기 조차 없는 사람이 전혀 생각이 다른 타인과 어떻게 마주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친구들

추석추석에 친구들을 만났다. 어떻게 지냈냐. 이런저런 사건사고들을 겪고, 사회생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역시나 사람간의 관계가 제일 어렵더라라는 이야기가 주 메뉴. 뭔가 잘 풀리지 않는 인생 만큼이나, 어디서 정리를 해나가야 할지도 막막해지는 지금, 그냥 버틴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뭔가 술술 잘 풀리는 것 같다가도 그럼 그렇지. 세상살이가 그리 순탄하게 흘러갈리가 없다. ​즐거움은 잠시뿐이고, 그 뒤에 또 롤러코스터같이 추락할 때도 있고, 그 중간에서 균형 잡기가 쉽지 않다. 자신감이 상승 할 때도 있고, 자존감이 바닥을 칠 때도 있는 것이지. 우리 대부분 위험을 회피해버리는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쓴소리도 마다하지는 않는다. 그게 왜 그 상황까지 가야하나. 열등감을 극복하고..

집착

집착한번만 더 집착하면 신고해버리겠다는 문자까지 받았다. 휴우. 정말 신고 당할 까봐 무서웠다. 이게 그렇게 되나. 그렇게 느낀다면 그런 것이겠지. 너무 불편해 하길래 최소한의 친구들과의 관계는 남겨주고 싶었는데 그럴 필요는 없었나. 모든 사람의 눈에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이기 마련이지. 나는 이미 불편하지 않아서 그런가. 그게 그렇게 보였다면 할 수 없지만, 충분히 이해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너도 이래저래 승부수를 던졌고, 그걸로 여러가지로 손해볼지도 모르겠지만 감수할 수 있겠지. 그냥, 내 바램은 그 선택이 너에게 좋은 결과였으면 좋겠고, 그래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것 뿐이야. 집착과 사랑의 차이나 역시 정말 집착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가 있었지. 대학교 때는 집착을 좀 했지. 그게..

K의 소식

첫사랑원래, 학교 다니면서 다음 학년에 같은 반이 된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런 인연을 세번이나 갔던 친구가 있었는데, 참 서로 친할 수가 없었다. 너무 인기 좋은 그 친구를 조금 좋아했다는 정도. 하지만, 워낙 많은 친구들이 좋아하던 친구라서 나 역시 상처 받기 싫어서 적당히 거리를 유지했던 것 같다. 그래서 친해지기 어려웠을지도. 3년에 한번은졸업한 뒤에 계속 우연히 만나긴 만나게 되더라. 3년에 한번은 길거리에서 마주치곤 했다. 스무살 때, 스물 세살 때, 그리고 인사를 하곤 했지. 참 우습게도 어떻게 서로 연락처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우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고, 금세 또 잊혀졌다.서른살, 그녀를 만났다. 너무 매력적인. 나는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상태였고, 그녀는 이제 막 새로운..

커피

​1. 버스에서 내렸는데. 그 날따라 필요도 없던 우산을 괜히 가지고 왔나 싶더라.이상하게도 그 날은 멍 때리다가 한 정거장을 더 지나쳤지. 비가 그렇게도 많이 오는데 횡단보도에 서 있는 그녀에게 왜 우산이 없어요. 라고 묻자 운동하다 나오는 길이라고 하더라. 안경 사이로 비친 얼굴이 누군가를 닮아서 너무 놀라긴 했는데.같이 쓰고 가요. 아마도, 조금 더 친해지면 그 순간이 너무 기억이 날 것 같았지. 사실 그녀를 위해 준비해둔 커피 같은 것은 없었어. 그냥 한번 더 보고 싶어서 이야기 했던 것일 뿐. 정말로 올줄은 몰랐지만, 기쁜 마음 절반, 가슴 졸이면서 캐리어에 곱게 포장해놓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표정 지었지.혼자 온거 맞아요? 왜이렇게 의자가 많지 라는 말에 살짝 찔리긴 했는데 참 어찌나 이리 ..

많은 이야기

제일 어려운 시기인생에서 어려운 시기 몇 개를 뽑아보라면 입시, 졸업, 취업, 연애, 결혼 등과 같은 문제 들이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만난 사람들이니 만큼 조급해 질 수 있고, 작은 것에도 예민할 수 있다.그럴 때일 수록 더 여유 있는 사람과 만나는 것이 좋다. 여유로운 사람 곁에 있으면 자신도 편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나는 내가 더 조급한 사람이었다. 성과라는 말로 포장해 앞으로만 걸어가게 만들던 ​모습이 떠오르곤 했다. ​​ 고민의 깊이문제가 복잡해 질수록 고민의 깊이는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사실, 모든 문제 중에서 취업과 학업은 아주 작고 사소한 문제에 불과하다. 우리가 얇은 관계에서 만날 수 있는 기쁨과 고민이 있을 것이고, 더 긴밀한 관계에서 만날 수 있는 기쁨과 고민이 또 ..

토요일.

당신의 하루오늘 너의 하루는 어땠는지 묻는다. 어땠어요. 잘 지냈어요. 그렇게 소소한 하루가 될 수 있었는데, 하지만 그런 날을 조금 더 특별하게 바꿀 수 있는 법을 알아요. ​ 모스카토잘 모르겠지만 모스카토는 많이 먹어봤지요. 친구들끼리 모이면 여자들 파자마파티 하듯이 꼭 그렇게 마시곤 했어요.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비슷한 걸로 달라하면 되요. 드라이 하지 않은 스위트 한거요. 잘 생각해보니 말이 좀 웃긴데 싼거 말고 비싼거 주세요라는 표현이랑 같네. ​​말장난을 하두 치다 보니까. 이제는 내가 내 꾀에 넘어갑니다. 보고 싶으면 보고 싶다 말하면 되고,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말하면 되고,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면 되는데, 나는 그 말을 빙빙 돌아서 갑니다. 제가 못하는게 사과였는데, 연습 많이 했어요...

인연

​괜찮겠어요사람들이 대부분 다 자기와 같을거라 생각하죠. 그 틀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데 그래도 척하는 척이라도 해야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그러면 바뀝니다. 살면서 이런 틀은 두어번 바꾼 적이 있는데, 사실은 이게 다 자기 자신을 위한 변화입니다. 누굴 위한 삶을 살아본적 없어요.원래 사람들이 다 자기 힘들다고 하지 남 걱정 하는 사람 별로 없어요. 사실 다 핑계대기 바쁠 뿐이죠. 일이든 관계든. ​​ 행복하세요공무원이란 직업은 정말 나와 너무나도 다른 직업이지만, 오히려 그녀는 내 활동이 너무 부럽다고 했다. 혼자 여행 다니는거요? 혼자 술먹는거? 혼자 밥먹는거? 저도 그런게 좋아요. 그래서 다음주에 상하이 가요. 혼자.혼자 술은 마시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에 갑자기 뭔가 조금 흔들렸다. 그래서 요즘..

Bros Scribble Project (16) - 엔딩

​3년 만에친구에게 날아온 사진 한장. 메세지. 난. 사진을 본 뒤에 한동안 말문을 잇지 못했다. 이게 뭐라고. 하지만, 내게는 큰 숙제 같은 것이었다. 우리 프로젝트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랐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이해해주지 않았지만, 우린 알고 있었다. 야. 난 니가 이 프로젝트 잊은줄 알았어. 그리고 마음 전부다 접은 줄 알았는데. 고맙다. 정말 드디어 완성할 수 있게 됐어. 마지막 20번 째 그림을 3년만에 보내왔다. 내가 많이 늦었지. 정말 늦었지. 미안해서 난 이야기도 못꺼냈는데. 계속 마음속에 걸리더라. 원고가 아직 마감이 덜 됐어. 그래도 1년에 두 번정도는 꺼내서 글을 쓰긴 했었는데. ​ 내가 이거 꼭 잊혀지지 않도록 책으로 잘 만들도록 할게. 나도 더 힘내야겠네.김박사는 잘 계시..

중간

잘가고 있나인생 잘 가고 있나 한번 돌아볼 때 됐다. 뭐 그럭저럭 똑같아요. 잘 살아요라고 이야기 하곤 한다. 이런저런 일들 또 겪으면서 더 단단해지고 경험이 되는 것 같다. 사람이 어떻게 완벽할 수 있겠냐만은 그래도 잘 살 때도, 무너질 때도 여기 이 공간 만큼은 솔직하게 내 심정을 풀어서 쓰려고 했다. 불안할 때는 불안해 했고, 힘들어 할 때는 힘들어 했고, 행복할 때는 행복해지더라. 계속해서 지금의 이 감정을 유지하고, 나 스스로 이기심과 이타심을 번갈아가며 제어할 수 있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진지해파트너가 곧 유학가게 되므로 이제부터는 나 혼자 엄마 아빠 역할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산이 무엇인가 봤더니 돈이 아니었고 사람이었다. 새로운 관계로 발전시키려니 인간적인 관계부터 회복해야 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