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울릉도, 독도

내가 만난 울릉도,독도 - 스토리텔링 여행(1) 낯선사람과 친해지기, 인연 만들기.

스타(star) 2013. 6. 21. 04:28

올해 다닌 여행 이야기들을 책으로 쓰고 있습니다. 

이 내용들은 책에는 없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입니다. 

만남, 인연, 대화 속에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진 컨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3~4월에 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내리고 블로그에 옮겨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스타입니다. 인사 드립니다.


아마 다른 글을 통해서 알고 계시겠지만, 지금 저는 개인적으로 울릉도-독도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까페 여러분께 어떤 글을 올려드릴까 하다가, 간단한 울릉도 여행기도 올리고(제가 집필하는 책에 들어가는 내용과 살짝 다른 컨텐츠입니다) 여행 도중 만나는 사람과 인연 그리고, 제 상황적 판단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심한 부끄러움을 가진 사람입니다. 한때, 이성에게 말을 거는 것 조차 어려워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상 생활속에서 수 천번의 연습을 통해 저는 부끄러움을 눈에 띄게 개선했습니다. (부끄러움을 극복하는 방안에 대해 제가 고안한 몇 가지 솔루션(one day - two approach, indirect-direct approach)을 이용해서 말입니다. 이 부분은 다음 기회에 지면을 할애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울릉도는 작은 섬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수 많은 여행객들을 살펴 보았지만, 제 나이 또래의 관광객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우선은 대부분 중장년층 단체 관광객이 대다수였고, 그렇지 않다면 부부동반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여차 하면, 이 섬에서 홀로 외롭게 말도 몇 마디 못해보고 사진이나 찍다가 돌아갈 판이었죠.



하지만, 이렇게 로우에너지 여행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짜피 인생은 당연히 고독한 것이죠. 

저는 한가지를 더 실험해보기로 했습니다. 

나 자신을 믿고, 어떤 목적과 종류의 사람이라도 낯섬의 벽을 허물어 보자.


이러한 생각이 들자마자 즉시, 맞은 편 중년 부부에게 말을 걸 수 있었습니다.



스타:저. 안녕하세요. 울릉도에는 처음이시죠?

부부:관광 왔는데 택시도 잡기 어렵고 힘드네요. 삼촌은 어디로 가요?

스타:저도 도동항으로 가는 길입니다. 괜찮으시다면 같이 가시고 점심도 드시면 어떨까요? 저도 여행 작가인데 혼자 다니거든요.

부부:잘 됐네. 차비도 아낄 겸 그래요.



이후, 삼촌은 뭐하는 사람이냐와 같은 간단한 호구조사를 계속 이어나가며 대화를 쌓아나갔습니다.

한번 말이 트이기 시작하니까 그 다음은 일도 아니었죠. 저는 적응이 빠르니까요. 도동항에 도착하자마자 민박집을 운영하는 아주머니와 컨택하여 숙박을 섭외를 했습니다. 중년 부부와 함께 셋이 점심 식사를 함께 하기로 하고 식당에 가서 같이 밥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뭘 해야 할지 살짝 붕 떠 있었는데 단체 관광객을 수송하는 미니버스 기사와 이야기 할 수 있었습니다. 기사 아저씨와도 이야기가 잘 되서  오후에 단체 관광 프로그램에 저와 중년 부부를 포함해 주셨죠. 소정의 비용만 지불 한 뒤 함께 여행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음 항구까지 무료로 차량서비스를 제공 받았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위의 부부와 기사님과 이야기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연관 고리를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었습니다. 몇가지 힌트가 있었죠. 사는 지역과 고향에 대한 키워드를 좋아하시더군요. 세대별로 좋아하는 키워드가 조금씩 다른 것 같습니다. 중년 부부는 남양주에서 식당을 하셨는데, 저는 남양주에 살고계신 이모님이야기를 해드렸더니 굉장히 좋아하시네요. 또한, 기사님의 경우 고향에 대한 키워드가 나왔는데 제 고향과 같더군요. 한술 더 나아가 ㅇㅇㅇ리까지 말씀드렸더니 자기가 거기서 렌트카 사업을 20년 넘게 했다면서 좋아합니다. 


사람은 공통점을 찾으면 동질감을 형성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서로에 대해 낯선 감정이나 어색함이 굉장히 사라졌죠. 솔직히, 학연, 지연, 혈연을 강조하는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적어도 어르신들과는 초기 관계를 풀어 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대화만 오고 갔던 것은 아니구요. 그 이후로, 여행하는 내내 중년 부부에게는 사진기사 역할을 해드렸고, 기사님과는 계속 옆에 조수석에 앉아서 말동무를 해드렸죠. 어떤 사람과 이야기 해도 이야기가 술술 나오고 공감해줄 수 있는 화제를 가지고 있는 것이 제 장점인 것 같습니다.



계속 여행을 하다가 오후 쯤에 다른 관광지에서 제 또래 여성 두분을 만나게 됩니다. 단체 패키지로 온 여성분들인데, 여행지에서 내 또래를 만난다는 것 자체도 어려운 일인데 여성 분들이어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솔직히 이때쯤 되니까 고민도 안하고 바로 대화 시도.

스타:저기. 안녕하세요. 두분이 여기 서보세요. 제가 사진 한번 찍어 드릴게요(여행지에서)

여성1:네?

스타:셀카 찍으니 힘드시잖아요

여성1:아 네. 감사합니다.

스타:두 분이 오셨어요?

여성1:네. 그쪽은요?

스타:저는 혼자 놀러왔어요. 자유로운 사람이거든요.

여성1:감사합니다.

스타:이것도 인연인데 울릉도 있는 동안 우리 연락해요. 이따 도동항에서 저녁에 밥이나 같이 먹어요.

여성1:네. 그래요.



하지만, 도동항까지 가기도 전에 이미 밥을 먹게 됐습니다. 일정이 완전 똑같더군요. 

같이 투어버스를 탔네요. 이젠 어쩌다 보니 셋이 관광을 다니고 있습니다. 

나리 분지 가서는 부침개에 막걸리 한잔씩 하면서 또 호구조사 당했습니다.


여성 두분은 직장 동료인데 패키지 관광 왔습니다. 물론, 두 분다 남친 있다고 하시네요. 누가 물어본 것도 아닌데.

이렇게, 날이 저물어 가는 동안 오늘 A코스 관광이 끝나고 기사님, 중년 부부, 여자 친구들 모두 도동항에 도착했습니다.

저녁인데 그냥 일찍 들어가기도 아쉽고, 울릉도가 워낙 사람들 보기가 귀한 곳이라서 막걸리 한잔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모두다 할매 횟집으로 이동. 칼국수에 호박 막걸리 맛있어요. 즐거운 여행 1일 차가 이렇게 지나갑니다.



혼자 다니는 여행이지만, 충분히 즐거운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누구와도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높은 사회적 지능을 보여주고 스스로 확인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네요.

칼 알브레히트의 사회적 지능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났습니다.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 지수가 사람 또는 인생 성공의 척도를 가름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

특정 상황속에서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하고 읽어내는 상황 파악력(Situational Awareness),

다른 사람들과 진실하게 관계를 맺는 능력인 진정성(Authenticity),

자기 관점과 실행력을 분명하게 제안하는 명료성(Clarity),

상대방과의 느낌을 나누고 긍정적인 상호 작용과 협력을 만들어 내는 공감력(Empathy)을 제시한다.


큰 자신감 얻고 내일은 이제 독도 갑니다. 내일은 중년 부부님들이과 같이 독도와 B코스를 돌아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