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여어설해(女語說解)

난 이제 오빠에 대해서 정리했어

스타(star) 2014. 7. 28. 03:19

사용 예시

오빠. 나 이제 다 정리했어.

나 어제부로 오빠 정리했어.

난 이제 오빠에 대해서 정리 끝났어.

우리 사이 이제 정리하자.

우리 이제 정리하자. 





해석

나는 어제 당신의 전화를 받고 무척이나 두렵고 답답한 마음에 하루종일 당신의 전화를 기다렸다. 하지만, 끝내 내가 지쳐 당신에게 원망의 마음이 더 커질 때까지 연락은 오지 않았고, 나는 당신이 날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 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사랑 받고 싶은 여자이므로, 간단한 예로 앞으로 나와 만날 나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어 나에게 호감도이 0이라면, 지금 당신은 나에게 했던 행동으로 인해 -50점이다. 당신이 지금보다 잘해도 앞으로 날 처음 만날 사람이 당신보다 사랑을 더 많이 줄 것임을 미루어 짐작이 되므로 굳이 당신에게 갈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더 사랑 받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 당신이 지금 돌아왔어도 나는 이미 당신의 말들이나 행동이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고, 지금 당신이 약속하는 것들이 또 깨어질 것 같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선다. 또 당신을 믿고 더 큰 상처와 슬픔을 안고 가는 것 보다는 지금 당신을 더이상 안 보는 것이야 말로 나를 위한 길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물론 그 동안 당신과 지낸 날들이 행복하고 좋고, 아직은 이 감정이 가시지 않았지만, 주변 언니나 친구들의 말에 의하면,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진다고 한다. 뭐 딱히 나도, 드라마 같은 것에서 많이 봐온 결과 이럴 수록 독해지는 것이 여자의 매력인 것 같다.

또한 내가 어딜 봐서 사랑 못받는 여자도 아닌 것 같고. 나도 인간관계가 여럿 있고, 나이도 아직 젊으므로, 확률상으로도 당신 보다 더 좋은 남자를 찾을 확률이 더 높지 않겠느냐?

나는 이제 네가 싫어졌다고 말하고 싶긴 한데 조금 더 완곡하면서 세련되고 멋스러운 표현을 고르고 있었다. 내가 고른 몇가지 단어 중에서 이 단어를 말함으로써 노리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당신의 마음은 고맙지만, 차마 받아 줄수 없다는 뉘앙스를 전달함과 동시에 모든 원인이 내 탓은 아니다. 네 탓도 있다는 것을 살짝 어필하고 싶다. 하지만, 왠지 대인배인 느낌이 들도록 내가 이 모든걸 안고 가겠다. 감수하겠다는 표현으로 이 단어를 선택하기로 했다.

 

 


상황정리

여자 입에서 정리했어라는 말이 나왔다는 것은 지금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다.

바보같은 남자들이 여자가 이 말을 꺼낸 상황에서 뭔가 지금의 상황을 되돌려 보려고 붙잡거나 매달리곤 하는데 그럴 때일수록 여자는 남자에 대해서 정나미가 더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차라리 아무것도 안하는게 더 낫다.

일단,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는 있다. 여성이 만나서 이런 이야기를 꺼냈는지, 아니면 간단한 전화나 문자로 이렇게 이야기 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어감 자체가 주는 부정적인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 말을 들은 남자들은 거의 대부분 멘탈 붕괴에 이르게 된다. 아니면, 여자의 요구사항대로 자신도 마음의 정리를 시작하게 된다. 

혹시나 여자가 직접 만나서 이 얘기를 전달했다면  아주 낮은 확률로 협상일 가능성도 있다. 긴장이 풀어진 남녀의 사이에서 이별통보는 꽤나 효과적인 회복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그런 경우에는 헤어지자라고 이야기 하지 정리했다라는 말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만약 만약 여자에게 이 말을 문자나 전화로 통보 받았다면 굉장히 부정적인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정말로 내용증명 수준의 일방적인 통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녀는 당신에 대해 되돌아 오지 않는다. 이미 여자는 주변에 꽤 괜찮은 남자를 점찍어둔 상태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마지막 희망이라면, 점찍어둔 썸남과 뭔가 일이 틀어졌을 때, 차선책으로 당신에게 되돌아 올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여자입장에서는 어쨌든 손해보는 상황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