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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 숙소] "제일 쉬운 오토캠핑" 1박 글램핑 - 포천 우리캠핑장 20140809~10

스타(star) 2015. 5. 18. 00:42

장보기

휴가까지는 아니고, 주말에 모처럼 초등학교 동창들끼리 모였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계속 보게 되고 그런 것 같다. 여름인데 오랜만에 시간을 만들었다. 포천에 캠핑장을 예약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남자들끼리의 모임은 추진력이 대단하다. 문제는 의견 취합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오전 12시 까지 보자고 했는데 모두들 1시나 되서야 겨우 출발할 수 있었다. 



어제 밤에도 또 밤새 놀다가 아침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주말 되면 더 피곤하다. 어찌 보면 노는 것이 본업같고 일하는게 부업같다. 현재의 모습이 내가 원하는 상황이긴 한데 체력이 좀 따라줘야한다.


오후 두시에 의정부에서 만나서 마트부터 향했다. 조금 더 마실 것 먹을 것들이 필요했다. 남자들의 장보기라는 것이 그렇다. 일단은 고기로 시작한다. 구울 수 있는 것과 알콜이 들어 있는 것 두 가지만 구입한다. 나머지는 그 두 가지를 먹을 수 있는데 돕거나 필요한 것에 불과하다. 





오랜만에 장을 보다 보니까 벌서 시간이 지체되었다. 빨리 출발하기로 했다.






포천 우리 캠핑장

경기도 포천 방향으로 두 시간 정도를 달려왔다. 주말에 급하게 예약한 곳이라서 어떤 장소인지는 몰랐다. 숲속에 들어가자 한적한 캠핑장이 나타난다. 주말이지만 가족단위로 많은 사람들이 놀러를 왔다.





글램핑이 뭐야

나도 이런 것들이 있는지 몰랐다. 아웃도어 생활이란 것이 남자들에게는 로망이기도 하고, 한번 쯤은 경험해 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캠핑은 돈이 너무 들어서 못하겠고, 텐트나 장소를 대여해주는 글램핑은 이런 니즈에서 탄생한 것 같다. 


사실 가서 겪어보기 전까지는 나름의 환상이 있었는데, 바베큐 파티를 할 때까지는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환상은 밤 12시를 기점으로 와전히 바뀌었다. 그리고, 우리는 완벽한 도시의 남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시설이나 장비들은 뭐 그러려니 했다. 어짜피 캠핑이란 것이 불편함이 더 많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인지하고 있으니깐 말이다. 요즘같은 극 성수기에는 뭐라도 참아야 하는 법이다. 더 편해지려면 돈을 많이 내면 된다. 








계곡이 더 좋아진다

나이가 먹어가니 바다를 봐도 딱히 설레이거나 하지 않는다. 바다가 이제는 대단한 컨텐츠가 아니기 때문일까. 이제와서 물장구 치면서 놀거도 아니고, 오히려 번잡한 해변보다는 조용한 계곡이 더 좋아진다. 


시원한 냇가에 발이나 담구고 애들 뛰어 노는거 보는 재미가 쏠쏠해진다. 준비물은 쓰레빠에 맥주 한캔 정도면 충분 할 것 같다. 포천 계곡에 물이 마르긴 했다. 사람들 보는 재미는 조금 덜했다. 


다른건 몰라도 쓰레빠나 챙겨올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냥 여유

캠핑와서 뭐해야해? 라고 물어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냥 앉아서 누워서 맴맴 짹짹 들으면서 풍월이나 읽고 스마트패드나 노트북 가지고 게임이나 하면서 소일거리 하는 것이 전부이다. 


서울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인데 뭐 그냥 와서 하니까 좀 다르긴 하지. 문명과 조금이나마 떨어지나 싶었는데, 의외로 낯선 곳에서 문명을 어렵게 찾는 것에서 더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어 핸드폰 신호가 만땅이네, 여기도 인터넷 되네, 음악은 이걸로 들으면 되겠네와 같은 것들이 더 재미를 준다.

일부러 부족함을 느끼러 온 것 같다. 소중함을 알기 위해서.








다른건 몰라도 먹는건 최고

먹을 것을 산더미 처럼 쌓아둬야 안심이 되는 것이 꼭 맹수들이 사슴 한마리 동굴에 숨겨 둔 것 같다. 이미 장보면서 다 먹지도 못할 만큼 산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모자란 것 보다는 조금 남는 것이 좋다. 술도, 음식도 다 넉넉히 준비를 해왔다. 잘 놀러 다니질 않다보니까 어느정도 사야할지도 모르겠더라.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사왔다. 양념도, 도구도 전부 처음 사는 것들이다. 그래도 기분은 좋더라.











바베큐는 하이라이트

캠핑 하이라이트는 다른 것도 아니라 바로 바베큐인 것 같다. 뭐든지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결국 이런 장소들도 다 먹고 마시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 놀러 잘 안다니다보니 불 지피는 것도 일이더라. 


다른 캠프들은 다 잘만 불을 피우던데 우리는 이것만 해도 애를 먹었다. 역시 쉬운 게 없다. 한편으로는 이거 제대로 빠지면 꽤나 재미있는 취미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집에서 좋아하는 술들을 가져왔다. 버젤페터, 스미노프 같은 술이 없으면 안된다. 나는 솔직히 소주 맥주를 먹는 것을 싫어한다. 늘 먹던걸 찾다보니 이런 술들을 먹어야 한다. 


여자애들처럼 샴페인을 먹고 리퀴르에 믹싱해 먹는 것이 특이해보일 줄 몰라도 우리는 그냥 이런 게 좋은 것 같다. 아무래도 곱창에 소주는 우리 성격이랑 맞지가 않는다.












캠프 마무리

슬슬 밤이 다가왔다. 이제 좋은 것들은 다 끝나고 불편함이 시작되더라. 잠을 자려고 했는데 주변 텐트들이 밤새 웃고 떠들고 술마시는 분위기라서 시끄러워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조금만 텐트를 열어놔도 모기들이 달려들고, 지나가는 차들 소리에 자꾸만 깨곤 했다. 술이 깨니까 더 잠을 잘 수가 없더라. 나만 그런게 아니라 친구들 모두 고생을 하기 시작했다.


도시 남자들에게 아직까지 캠핑은 어려운 것 같다. 한참을 뒤척이다가 전부 도로 잠에서 깨버렸다. 라면을 끓여먹고 휴식을 취했다. 새벽까지 음악을 듣다가 슬슬 철수하기로 했다. 어짜피 놀만큼 다 놀았다고 생각들고 더 잠도 못잘 것 같은데 싸우나나 가자는 생각이었다. 


나름 1박 하면서 재미있던 부분도 있고, 불편했던 점도 있는 것 같다. 아직은 야외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데, 그래도 가끔 이렇게 캠핑이 아니라 펜션을 빌려서 고기나 구워먹고 놀러 다니는 것은 꽤나 재미있는 경험이지 않을까 싶었다. 




위치

포천에 위치해 있다.


포천 우리 캠핑장

031-535-7614

경기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 540-1

주차가능/카드가능/예약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