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258

그건 너의 오예야.

1.오해가 있었다. 오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남자는 그렇게 복잡한 구조로 말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자고 하면 정말 커피를 마시자는 것이고, 기분 좋아지면 보자는 것은 정말 기분 좋아지면 보자는 뜻이다. 문자 하나에 그렇게 많은 정보와 뉘앙스를 담아서 보낼줄 모른다. 근본적으로 남자들은 여자들처럼 폰게임을 잘하지 못한다. 문자 메시지 따위에 다양한 의미를 시처럼 넣어서 함축적으로 표현하는걸 못한다. 특히 위기에 처하면 더더욱 그렇다. 신중을 기한다는 남자들의 단어 선택이 오히려 더 안좋은 상황을 초래하는건 비단 오늘 내일의 일 뿐만은 아니다. 그녀가 어마어마한 오해를 했다. 보면서 참 여자와 남자는 다르구나.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스러운건 싫어하지만 부담 주는 것은 더 ..

정리. 정리.

1. 불안했었다. 반대를 한다고? 집단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슬픔은 누구나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믿을 사람은 그녀 밖에 없었다. 모두가 반대를 한다해도, 그녀만이라도 나와 같은 길을 걸어가겠다고 한다면 전부 감수할 수 있었다. 설득 할 자신이 없단다. 부모가 끝까지 반대한다면 나 대신 부모를 선택하겠다는 말에 모든 것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 내가 무얼 믿고 가야하나. 내가 믿을 것은 너 하나 밖에 없었는데, 네가 만약 너희 가족들을 선택한다면, 우리가 가정을 이루는 것은 포기하겠다는 것이 아니냐. 이 모든 것을 나는 내 존재가 부정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서 시작 된 것 같다. 불안이 곧 모든 것을 망친다. 100%를 추구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다. 불안에 대한 숱한 물음과 강박이 나은 비극의 산물..

자유의지

노래때로는 스윙스, 때로는 매드클라운의 노래를 듣는다. 낙담을 하다가, 분노를 하다가 하루에도 몇 번이나 감정이 변했다. 애써서 무감각해지려고 했는데 그것이 나는 평점심을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처음에는 이 기복이 무엇인지 알길이 없었다. 하루종일 노래를 듣고 부르고 달래보곤 했다. 노래를 들었다. 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강박적 성격장애는 지나치게 방향을 통제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그것에 방향을 맞추려고 노력하지만, 100%를 원하고 만족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주변사람들을 어렵게 만드는 성격이다. 대한민국은 강박적 성격장애를 부추기는 사회이다. 이 모든 것이 불안에서 비롯된다. 특히 대한민국은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그것은 우리의 부모세대들이 ..

근황정리

1.많은 것들이 바뀌었다.계절, 사람, 사랑, 일, 집 등등 많은 것들이 바뀌어간다. 모멘텀이 바뀌고 있는데 그 추세를 조금 더 지켜봐야지 지켜봐야지 하다가 이제서야 느즈막히 글을 남기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한참 뒤에 적는 것 같다. 예전에는 한가할 때는 자주 글을 적었는데 요즘에는 글을 남기지 못하는 만큼 바빠지고 있다는 뜻 같다. 멈춰있지 않다. 변화한다는 것은 참 좋은 뜻 같은데, 세상 사람들은 왜이렇게 안정적인 것을 바라는 것인지. 2.한번 내 삶을 되돌아보자. 그래서 그 사람은 안정적인 직장이야? 직업이 불안정해가지고 되겠어? 집은? 재산은? 부모는 뭐하는데? 이런 질문들을 받을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사실대로 이야기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이야기들.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2015 마지막 예비군 보충 훈련" - - 호원예비군훈련장 20151125

올해 마지막 예비군 훈련​​여름에 후쿠오카 여행을 가는 바람에 하반기 훈련을 아예 못받았다. 2차 훈련도 못받은 상태로 겨울이 다 되어 가는데 11월 마지막에 예비군 보충훈련이 잡혔다. 언제나 그렇듯이 예비군만 가면 뭔가 바쁜 일들이 생기는 것 같다. 일상 속에 갑자기 이런 시간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흔치 않은 것을 보니 올해도 뭔가 일을 하고 있긴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격둘째날 일찌감치 사격을 끝냈다. 예비군 하면서 사격 끝내면 거의 파장 분위기인데 이번에도 그러했다. 이번에 가니 방탄조끼를 나눠주었다. 살이 쪘다 .게다가 날이 추워서 후드껴입고 야상입고 조끼까지 걸치니 뒤뚱거리면서 쏘려니 쉽지 않다. 저번 훈련때보다 조금 더 성적이 안좋은 것 같다. 훈련 끝어쨌든 올해도 이렇게 2년차 예비군..

어머니랑 명동

​1. 어머니 모시고 처음 해외 여행에 나선다. 가까운 일본이지만 그래도 어머니에게는 첫 해외여행이어서 내심 기대가 큰 눈치다. 여행의 즐거움은 역시 쇼핑이 한몫을 한다. 어머니와 함께 명동 롯데 면세점을 다녀왔다. 지방시 선글라스가 대폭 할인을 해서 매우 기분 좋게 구매하고 나왔다. 모처럼 명동에 나와서 시내 구경을 한다.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오랜만에 본다. 올해 해외여행까지 하면 어머니는 자신이 세운 올해의 목표들을 나름대로 잘 완수하는 셈이라고 했다. 벌써 나에게는 이제 너무 당연하고 쉬운 여행이 어머니에게는 대단한 모험이고 도전이 될줄은 몰랐다. 나도 올해 세운 연 2회씩 해외 여행이라는 약속을 2년 째 잘 지켜나가고 있었다. 어려운 약속이었지만 마지막에나마 지켜낼 수 있어서 뿌듯했다. ..

우연히 길을 걷다

1.어린시절 나는 야구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아버지 역시 야구광이었다. 같은 고향이라고 박찬호를 좋아하고, 고교야구를 즐겨보고 리틀야구장에 데려가곤 했다. 아버지는 틈나는대로 나를 운동장에 불러냈다. 초등학교때 내가 집에 와서 TV에 앉아서 야구 중계를 보는 것도 좋아했고, 프로야구 딱지를 모으는 것도 그리 싫어하진 않았던 것 같다. 우린 틈나는대로 글러브를 끼고 캐치볼을 하곤 했다. 부자는 많은 대화가 필요하지 않은 법이다. 하늘에 긴 포물선을 그리면서 떨어지는 플라이볼을 무난히 잡으면 나는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오고간 것은 작은 야구공 뿐이라고 하더라도. 그거면 충분했다.야구를 하면서 느낀 것들이 많았다. 가족과 더 많이 시간을 보내고, 공하나 덜 줍기위기 자주 대화해야 하고, 공 던질 시간을 벌기..

적응

1. 이사를 온지 어언 일주일이 되었음에도 도통 적응이 안된다. 낯선 공간 속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적응에 힘써야 할지 모르겠다. 이사를 오면서 많은 추억들을 뿌리치고 와버렸다. 이런저런 기억들은 쓰레기통에 처박아 둔채 몸만 빠져 나온 느낌이다. 이사를 하면서 새롭게 생각을 고쳐먹는 기회가 되었다. 아 이렇게 살면 안되던 거였다는 생각이 든다. 오년 동안이나 제자리 걸음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왜 이렇게 궁상 맞게 살고 있나 하는 한숨속에 조용히 짐을 나른다. 2.많은 이야기들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넘어야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일단, 나는 나를 넘어야 하고, 이것저것 잘해야한다는 생각에 짓눌려버린다. 결국 이런 부담감이 항상 문제였다. 그냥 생각하는대로, 사는 모양대로 살아야 하는데 뭔가 ..

잘한 생각

1.1492년 콜럼부스 미대륙 발견. 1542년 임진왜란.1910년 경술국치1945년 광복1950년 6월 25일 6.25전쟁 발발1988년 88 서울 올림픽 개최2002년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2015년 . 2.친한 친구와 배낭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내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하지만 몇일 지나자마자 순간순간마다 짜증이 계속 올라왔다."아까 내가 다 말했잖아.", "넌 이것밖에 못하냐", "이 정도는 너 혼자서도 할 수 있잖아"그 먼 곳에서 우리는 대판 싸웠고 각자 갈길을 떠나버렸다. 비록 다시 화해를 하긴 했지만 그 친구와 떨어져있던 짧은 순간, 나는 내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잘 생각해보면, 남이 나를 귀찮게 하거나 힘들게 한 적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평소보다 내가 ..

김치녀

1.왜 이렇게 되었을까 곰곰히 거슬러 올라가 본다. 강력한 트라우마를 걷어내려고 노력하는거다. 여자들은 항상 날 실망시켜왔다. 어쩜 그렇게 조금이라도 빈틈을 주면 귀신같이 득달같이 달려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게 그들의 생존 수법인지도 모르겠고, 유전자를 고르는 기준일지도 모르겠다. 2.모든 남자들은 과거에 호구였다. 3.많이 좋아했던 K.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은 계속 했었지. 앞뒤가 안맞아. 왜 꼭 그 상황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러 가야했는지. 왜 동생의 생일이 그때 였는지. 본명도, 생일도 전부 가짜라는 것을 한참뒤에 알았을 때는 이미 나도 지칠대로 지쳐서 헤어짐을 고한 상태였다. 꽤나 멀리 돌아온 뒤였다. 우습게도 이 모든 기록들은 그녀의 블로그를 통해서 하나하나 확인을 해가며. 그 날에 무얼 ..

삭제

1.창백한 여자 아이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스미레 모토. 16세. 밤새워 그녀와 끈적한 이야기를 기다린다 했다. 남자를 자극할 줄 아는, 그 간지러운 채팅은 묘하게도 플로우가 있었다. 그 흐름에 맡기다 보면 어느새인가 새벽이 밝아오곤 했다. 낯선 문장만으로도 그녀는 남자를 벗겨낼 수 있었다. 이미 몇 차례나 손목을 그었다고 했다. 절박하고도 뭔가 다 포기해버린듯한 표정을 짓는 그녀를 어떻게든 취해보려고 주변을 서성거리곤 했다. 그녀는 주소를 알려주었고, 나는 택시를 탔다. 그녀가 어디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녀는 항상 어딘가 있었는데 적어도 이곳은 아니었다. 문자를 받고 달려가서 핏물이 가득한 욕조에서 펄떡거리는 그녀를 건져내는 것이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발가벗은 채로 심각한 얼굴을..

별게 다

1.살다보면 별의 별일이 다 생긴다. 기상천외한 일도 생기고, 이해못할 일도 생기고, 억울한 일도 생긴다. 몰랐으면 하는 것을 알게 될 수도,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알려지기도 하지. 모든 것은 자신의 관점에서 생겨난다. 결국 다 이해관계야. 어쨌든 서로 다 필요한 사이라는 것은 변함 없을 뿐. 2. 타인의 조언을 구하고자 하는 것은 또 다른 인사이트와 힌트를 얻고자 하는 행동이다. 내 친구들, 오백원하나 까지고 정확하게 더치페이를 하는, 참 냉정하게 말하자면 하나같이 다 이기적이고 계산에 밝은 놈들이다. 또 한편으로는 그래서인지 몰라도 파트너쉽이 강한 것 같다. 능력없이 끈끈한 정따위가 있을리가 만무하고 인맥이 되어줄리가 만무하지 않나. 정나미는 뚝뚝 떨어질지 몰라도 속은 굉장히 깊은 사람들이다...

인내심

1.요즘따라 인내심이 많이 부족해진 것 같다. 무엇을 해도 길게 설명하려고 들지 않고, 뭔가 복잡한 것들을 설명하는데 귀찮아 한다. 말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 지쳐있다고나 할까. 말로 벌어먹고 사는 사람인데 말을 하는것을 지쳐버렸으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의욕과 자신감이 다시 차올라야하는데 지금 시기가 그런 것인지, 내가 뭔가에 불만이 있는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2.악몽같은 한주가 지났다. 나 자신을 조금 더 잘 되돌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그 동안 잘 참고 왔었던 것들이 이내 풀어져버리려고 하는 느낌이 들었다. 잘 붙잡아야 할텐데 하는 걱정이 오히려 나를 더 초조하게 만든다. 3.여행을 다녀오면 조금 더 나아질까. 멀어지면 조금 더 나아질까. 관심이 필요한 것인가. 체력..

나를 이해 하지말자.

1.티가난다. 솔직히 다녀본 것 다 아는데 처음 와본 것 처럼 하는 것도 다 티가 난다. 감정의 하수구가 필요하다. 대나무 숲이 필요하다. 2.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란 것은 서로 플러스가 되야 하는데. 둘중 하나가 마이너스의 영향을 받으면 안된다. 때에 따라서 플러스가 되기도,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관계의 거리나 역할에 따라서도 바뀐다. 나 주말 내내 애써 감정을 억누르며 밝은척 하느라 고생했다. 더 신경 쓰기도 싫은 것들, 왜 내가 이런 것들과 싸워야 하는지 모를 것들과 홍역을 치렀다. 나직히 집에 돌아오니 나 자신으로 되돌아 가려는 작용-반작용의 법칙들을 마주한다. 3. 결과야 어찌돼든 화를 내면 안되는데 화가 치밀었다. 지금의 내 도량으로는 밤 열시 넘는 연락은 솔직히 다 이해 불가의 영역이다...

우중충한 기억

1.이따금씩 짜증이 나면 자꾸 기어오른다.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머리속을 한참을 훑고 지나가는 동안 내 안에서 온갖 짜증이 솓구쳐 오른다. 그것은 당신에 대한 미움으로 번져 내 얼굴에 피어난 열꽃처럼 퍼져나간다. 거리를 두어야 할 때가 필요하다면 난 이따금씩 그 사실들을 잊지 않기로 한다. 당신이 사랑하는 누군가는 언젠가 그 누군가에게는 절대로 피하고 싶은 사람이기도 했다. 2.투자란 것은 위험과 보상이 공존하는 관계이다. 서로가 지속적인 투자를 한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짐과 동시에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신적, 육체적 행복과 즐거움은 관계를 통해 얻는 보상이지만, 반면에 정신적, 육체적, 금전적 스트레스, 감정적 질투는 투자에 대한 위험이다. 3.K에게 집착하던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 삶..

당신의 행선지

1. 몇 주나 집을 비워두었더니 생활이 다 이그러졌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중심 잡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매주 새로운 풍경과 새로운 환경을 만나고나니 뭔가 자꾸 쌓이기만 하고 도대체가 정리가 되지 않더라.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가 필요할 것 같다. 다음의 더 큰 파도를 넘기 위해서는 지금 한숨 푹 자두어야 한다. 처음으로 여행작가 일이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그 사람의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법을 누가 물어왔다. 이틀을 생각했는데 떠오른 야심찬 답변이었다. 간단해요. 바로 그 사람과 멀어지면 되요. 가까워지는 만큼 그 사람의 많은 것을 알게 되니까 멀어질수록 그사람에 대해서 많은 것을 까먹겠죠. 그 중에는 알고 싶어지면 가까워지면 되고, 모르고 싶어지면 멀어지면 되요. 아니..

솔직

1.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생각과 사는 모습을 쉽게 잘 바꿀 수 있는 것 같다. 어짜피 극과 극은 통한다고들 하지 않나? 내 삶에서 도저히 바꿀 수 없는 중심과 원칙을 몇가지 빼놓고나면 그 외의 잡다한 것들은 통째로 도려낸다 해도 큰 지장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런 사소한 것들이 바뀐다고 해서 내 삶이 근원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을거란 생각 때문이다. 2. 적어도 나는 내 자신에게 만큼은 솔직해졌으면 좋겠다. 주변에 대해서, 남들에 대해서 엄격하게 구는 만큼 스스로에게도 엄격하게 굴어야하는데 가끔은 그런 것들을 모질게 밀어부치지 못할 때가 있다. 자꾸 클라스를 따지다 보니 뭐하나를 하더라도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작게라도 시작을 안하는 것 같다. 그런 시도들이 모여서 대단한 것들을..

피벗

1. 자신이 어떤 문제를 풀고 싶어 하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로 내가 풀고 싶었던 문제였는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문제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의 장점과 문제해결 능력을 간과한 상태로 머리속에 돌고 있는 그 섹시한 생각들만 가지고 머리속에서 그려봐야 답이 안나온다. 2. 주말에는 모처럼 마셨다. 비가 와서 너무 좋았다. 그래서 비가 와서 친구를 만났다. 친구와 함께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느닷없이 너무 술한잔하고 싶어서 종로를 내내 돌아다녔다. 옛이야기가 솔솔 나오면서 자연스레 사는 얘기, 여자 얘기가 나왔다. 정말 13년을 알았지만, 우리 사이에는 무언가 금기시 되는 것들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였다.거슬러 올라가보니 흥미로운 사연들이 있었다. 충분히 오해..

비오는 강남 거리

1. 비 오는날이면 광화문에 가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강남에 와 있었다. 나쁘지 않았다. 바람도 선선하고, 시원하고, 요즘 이어지는 가뭄 때문인지 몰라도 갈증이 올라오고 있었는데, 더 늦기 전이라도 비가 와주어서 다행이다.L과 함께 강남을 거닐고, 영화를 보고 점심과 저녁을 먹었다. 이렇게 돌아다녀 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2.A를 만나보니 생각했던 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겠더라. 사실, 그것보다 고민해야 할 과정이 10배는 더 많을 텐데 이미 한차례 겪은 홍역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한창 놀러다닐 그시절 이야기가 나왔다. 꽤 오랜 별명도 오랜만에 들어보니 나쁘지 않았다. 이제 이렇게 하나둘씩 가는건가 싶어졌다. 3.희안하게도, 주변의 남자들만 보면 전부다 양아치 같고 꼴 보기가 싫었다. 정말 회..

비가 와.

1.오랜만에 재미있는 일이 하나 생겼다. 항상 뭔가 제안한다는 것은 설레임이 있다. 요새 드는 생각이 결국 떠안는 책임감과 이득은 비례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임만 있고, 이득이 적다면 불필요하고 책임이 적은데 이득이 크다면 그 수익은 가상의 수익일 수도 있다. 가상의 가치는 결국 조정을 받고 사라지거나 회수되기 마련이다. 설계해야 할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딱, 여기까지만. 2.우린 처음에 소설 속에 나오는 그런 사랑 했었지. 근데 항상 잘되는 것 같을 때 왜 일들이 꼬이는지. 점점 사소한일 가지고 따져 들어가. 그리고, 더 자주 싸우고, 매일 매일 싸우곤 했지. 나도 모르게 널 밀어내. 그리고, 우리의 행복과 같이 떠나가. 3.모처럼 비가 왔다. 몇일 전부터 기다리던 비가 와서 원없이 맞았다. 생각..

관찰

1. 여자는 취해 남자의 어깨에 기대어 울고 있었다. 남자가 화장실에 가고 여자는 남자가 떠나자마자 눈을 똑바로 뜨고 입술에 뭔가를 발랐다. 남자가 테이블에 돌아오자 다시 여자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2. 한강을 바라본다. 시원한 강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친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바람소리가 무척이나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언제였더라. 벌써 십 년도 전의 일이 되어버린다.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무거워져 갔다. 군자를 지나 태능을 지나 노원쯤에서 갈아탔던 것 같은데, 그 복잡한 상계동에서의 기억들은 아름다웠어도 내 어깨를 누르곤 했다. 수북히 쌓인 메모지 속에 내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너의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그 때 적었던 메모지를 살펴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인터넷에서 하루..

주말이 지났다.

1.화요일이 되어서야 정신이 번쩍 든다. 여기가 어디인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가끔 이렇게 조타를 놓고 있을 때면 어디로 항해하고 있는지 잊을 때가 있다. 사업하는 사람이 정신이 없고 바쁘다는 것은 좋은 징조이다. 그렇게 많은 일을 깔아놓다보면 어떠한 형태로든지 보상은 돌아온다. 그것이 꼭 현금으로 되돌아 오지는 않는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돌아오기 마련이다. 내가 행한 모든 행동들은 세상을 돌아서 나에게 다시 흘러들어온다. 2. 주말에 친구들과 먹었다. 정작 자리를 주선해 놓고도 오분만에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리기에 너무 늦어버렸다.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게임이고, 누군가에게는 그 시간에 섣부른 판단들을 하기도 한다. 다들 너무 가볍고 쉽게 생각한다. 다들 어 괜찮아. 나도 ..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1.IMF가 터지고 어려운 전국민이 생존 경쟁으로 휘말려들었을때부터였던 것 같다. 아버지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 보다는 샐러리맨으로 인정받고 버티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제 막 15살이 되었던 나는 오히려, 이럴 때일 수록 투자를 하고, 마침 새로운 사업을 구상해보자고 주장 했었다. 이것은 최초로 아버지와 나와의 경제관의 대립이었던 같다. 생각해보면, 아버지와 자식간의 패러다임의 충돌이었다. 아버지의 경제관과 비전에 대해서 실망했고, 나는 그런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매를 맞았다. IMF의 정리해고의 바람이 커질수록 아버지의 출근시간은 점점 더 짧아지고, 더 늦어졌다. 물론, 가정을 지키겠다는 의미에서 뛰어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정말 아버지는 열심이 일했다. 하지만, 결국 과로로 ..

[블로그이벤트] "전자담배 할인과 액상 무료 제공 이벤트" - 스타의 블로그 이벤트#1 20150521

이벤트 안내전자담배를 애용하시는 분들에게만 해당하는 이벤트입니다. 블로그 통해서 오시는 분들 중에 전자담배를 피우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네이버 블로거 "알리미ET"님과 제휴를 통해서 몇 가지 이벤트를 진행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천천히 읽어보시고 10분만 투자하시면 혜택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참여대상제 블로그를 통해 들어오신 분들에게 적용 되는 이벤트입니다. 자세한 참여 방법은 아래를 참고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이벤트 기간2015년 5월 21일 ~ 2015년 6월 4일(2주간) 참여방법아래의 미션을 완수 하신 분에게 혜택을 드릴 수 있습니다.1. 네이버 블로거 "알리미ET"님과 이웃을 신청합니다. 2. 아무 게시물에 댓글을 남기세요. 3. 아래 링크를 누르시고 "알리미ET"님과 카카오 옐로우아이디 친..

내가 블로그를 바꾸려고 했는데, 이제는 블로그가 날 바꾸고 있다.

'형 요새 왜이렇게 재미있게 살어' '난 너 처럼 사는게 부럽다' '샘 인생 너무 재미있게 사는 것 같아요' '너는 편하게 생각하잖아' 과연 부러워할만한 인생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왠만한 열정이 아니고서는 버티기 힘든 생활이 기다리고 있을텐데.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이 모든 흔적들을 로그로 남겨두고 싶기 때문이었다. 그 기록은 좋은 면만 기록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고통과 어려움도 적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와서 요새 어떻게 지내냐고 질문을 받으면, '요새 죽겠다' 라는 말부터 꺼내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나는 매우 밝은 목소리로 '내가 하는 일은 항상 잘되고 있다'는 사람을 반긴다. 평상시 자신감과 태도가 삶을 바꾸어 나간다고 굳게 믿고 있다. 이런 나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