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구절
1) 책 제목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강조점을 어디에 두느냐 하는 것이다. ‘이기적’을 강조하면 독자들은 이 책이 이기성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오히려 이 책은 이타성에 더욱 주목하고 있는데 말이다. 이 책 제목에서 강조해야 할 핵심 단어는 ‘유전자’다. (8쪽)
2) 어떤 행성에서 지적 생물이 성숙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생물이 자기의 존재 이유를 처음으로 알아냈을 때다. (38쪽)
3)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1859년 이전에 이 문제에 답하고자 했던 시도들은 모두 가치 없는 것이며, 오히려 그것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점이다.(39쪽)
4) 이제부터 시작할 단순화된 설명은 아마도 진실과 그리 동떨어진 것은 아닐 것이다.(57쪽)
5) 우리는 생존 기계다. 여기서 ‘우리’란 인간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모든 동식물, 박테리아, 그리고 바이러스를 포함한다. (68쪽)
6) 몸을 제조한다는 것은 유전자 각각의 기여도를 구별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할 정도로 복잡한 협력 사업이다. 하나의 유전자가 몸의 여러 부분에 각각 다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73쪽)
7) 이 선수들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유전자다. 배에서 각 위치를 차지하려는 경쟁자는 염색체상의 동일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대립 유전자다. 노를 빨리 젓는 것은 잘 살아남을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것과 같다. 바람은 외부 환경에 해당한다. 교체 선수 집단은 유전자 풀이다. 하나의 몸의 생존에서 모든 유전자는 한 배에 타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92쪽)
8) 생존 기계는 유전자의 수동적 피난처로 처음 생겨났다. 처음에는 경쟁자들과의 화학전으로부터, 그리고 우연한 분자들의 폭격으로부터 유전자를 지키는 벽에 불과했다. (104쪽)
9) 뇌는 그 기능상 컴퓨터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뇌나 컴퓨터나 복잡한 입력 패턴을 분석하여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조회한 후 복잡한 출력 패턴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유사하다.(108쪽)
10) 유전자 역시 인형을 직접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래머처럼 간접적으로 자기 생존 기계의 행동을 제어한다. 유전자가 할 수 잇는 것은 미리 생존 기계의 체제를 만드는 것 뿐이다.(113쪽)
11) 예측 불허인 환경에서 예측을 하기 위해 유전자가 취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학습 능력을 만드는 것이다. (119쪽)
12) 이기적 유전자의 목적은 유전자 풀 속에 그 수를 늘리는 것이다. 유전자는 기본적으로 그것이 생존하고 번식하는 장소인 몸에 프로그램 짜 넣는 것을 도와줌으로써 이 목적을 달성한다. (166쪽)
13) 생존 기계 각각은 아이 낳기와 아이 키우기라는, 상당히 이질적인 두 종류의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에서 결단이라는 말은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전략적 조치를 뜻한다.(196쪽)
14) 부모의 투자는 ‘자손 하나에 대한 투자로서, 다른 자손에 대한 부모의 투자 능력을 희생시키면서 그 자손의 생존 확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정의된다. (220쪽)
15) 암수 사이에서 널리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차이는 누구를 배우자로 뽑는가에 대해 암컷이 수컷보다 신중하다는 것이다. 암수를 불문하고 신중함이 필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다른 종과의 교미를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277쪽)
16) 아비와 어미가 자식에게 투자한 50퍼센트의 유전자는 서로 다르고 둘은 모두 자기 투자분의 복지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해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어느 정도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한쪽이 자식들 각각에 대해 공평한 할당량보다 적게 주고 도망칠 수 있다면 그는 유리할 것이다. 왜냐하면 남는 자원으로 다른 짝을 얻어 새로운 새끼를 낳음으로써 자기 유전자를 보다 많이 퍼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246쪽)
17) 만일 동물이 무리를 지어 함께 산다면 그들 유전자는 그들이 투입한 것보다 더 큰 이익을 얻는다고 볼 수 있다. (285쪽)
18) 집단생활의 이점으로 가장 많이 제안되는 것은 포식자에게 먹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285쪽)
19) 우주 비행사가 저 멀리 떨어진 행성에 날아가 생명체를 찾는다면 그는 우리가 상상도 못할 기묘하고 희괴한 생물체를 찾아낼지 모른다. 그러나 어디에 살고 있든, 어떤 화학적 기초를 가지고 살고 있든, 모든 생명체에 적용될 수 잇는 무엇인가가 있을까?(322쪽)
20) 인간의 특이성은 대개 “문화”라고 하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잘났다고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과학자의 입장에서 이 단어를 쓴다. 문화적 전달은 유전적 전달과 유사하다.(318쪽)
21) 우리가 사후에 남길 수 있는 것은 유전자와 밈 두 가지다. 우리는 유전자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전자 기계다. 그러나 유전자 기계로서의 우리는 3세대가 경과하면 잊히고 말 것이다. (333쪽)
22) 그러나 만일 우리가 세계 문화에 무언가 기여할 수 있다면, 예컨대 좋은 아이디어를 내거나, 음악을 작곡하거나, 점화 플러그를 발명하거나, 시를 쓰거나 하면, 그것들은 우리의 유전자가 공통의 유전자 풀 속에 용해되어 버린 후에도 온전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른다.(333쪽)
23) ‘마음씨 좋은 놈’이라는 일상적인 말을 그에 상응하는 다윈주의의 말로 바꾸면, 마음씨 좋은 놈이란 자기를 희생하면서 동종의 다른 구성원을 도와 이들의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 전해지도록 하는 개체다. 따라서 마음씨 좋은 놈은 그 수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가 가진 좋은 마음씨는 다윈주의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338쪽)
24) 서로 닮은 개체끼리 도대체 어떻게 뭉치고 국소적 집합을 이룰 수 있을까? 자연계에서는 이는 유전적인 인연, 즉 혈연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대개의 동물 종은 집단 내 임의의 개체와 가까이 살기보다는 자기의 형제자매, 조카 등과 가까이 살고 있다.(360쪽)
25) 이기적 유전자론의 한가운데에서 모종의 불안감이 회오리친다. 이것은 가장 근본적인 생명의 매개체가 몸인지, 아니면 유전자인지에 대해 우리가 갈팡질팡하기 때문이다.(382쪽)
이기적 유전자
얼마 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경기 이후, 나는 인공지능과 초지능, 그리고 특이점등과 같은 과학적인 학문에 깊이 빠지게 되었다. 과연 우리가 지능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능은 유전의 산물인가? 그리고 인간은 이런 지능을 스스로 창조해 낼 수도 있을까? 컴퓨터 인공지능이 계속 발달하여 소프트웨어 스스로도 학습하는 지능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될까? 하는 질문들을 공부하고 있었다.
이번에 읽게 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는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던 나에게 의외의 도움을 주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인간의 이타심 등을 유전자의 이기적인 특성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단지 유전자 풀을 늘리는 것을 목적으로 했던 유전자들이 그 긴 세월 동안 자신을 보호할 생물 기계들을 만들어 내고, 보전할 방법을 찾는 과정은 참으로 흥미로웠다. 이것이 우리가 만드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와 참으로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전자가 만들어낸 몸의 각 기관들이 소프트웨어라면, 우리 몸은 하드웨어인 셈이다.
놀랍게도, 개체를 이루는 유전자와 소프트웨어의 이루는 모듈이라는 단위는 참으로 유사하다. 각 모듈은 다양한 기능을 가지는데 이는 마치 유전자정보와 비슷하다. 모듈의 특성은 스스로 자기 복제가 가능하다. 또한, 스스로 개선을 하게끔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각 모듈이 필요한 소프트웨어에 필요한 만큼 모여서 하나의 특징을 가진 소프트웨어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가 스스로를 담아낼 하드웨어를 구축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이 들기도 했다.
리차드 도킨스에 대해
책의 서문을 보면 도킨스의 경력의 특징을 자세히 살펴 볼 수가 있었다. 리차드 도킨스는 저명한 과학자이자 저술가이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수학하였고, 니코 틴버겐이라는 동물행동학자의 제자로 공부하였다.
진화론의 아버지인 다윈이 ‘종의기원’이라는 책을 통해 진화론을 설명한 이후로 세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오죽하면, 진화론 그 이전과 그 이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그 동안 진화론이라고 하면, 강자가 살아남는 약육강식의 경쟁 세계를 떠올리기 마련이었다. 당시 학계의 오랜 퍼즐 중에 하나는 동물들이 지니는 이타성의 진화를 잘 설명하지 못하고 있던 점이었다. 개체가 자신을 희생하여 다른 개체를 돕는다는 행동은 생존의 기회를 늘리려는 이기적인 개체들이 선택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예를 들어 일벌이 방어를 위채 침을 쏘는 행위는 자신을 스스로 죽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와 같은 것들 말이다.
윌리엄 해밀턴이나, 메이너드 스미스 등과 같은 진화이론학자들이 등장하여 이 부분에 대해서 연구를 시작하게 된다.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사이에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개체가 아닌 유전자의 관점에서 해석을 시도하였다. 책의 서문에서도 밝혔듯이 도킨스가 최초에 이 책을 발간 했을 당시는 1974년인데 그가 완전히 새로운 이론을 정립했다기 보다는 지난 10년간 학계에서 논의 되던 것을 잘 정리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과학을 더 재미있고, 쉽게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글을 쓸 수 있는 그의 능력은 단순히 과학자로만 남기에는 아까운 재능이었다. 오히려 그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가 주로 옥스퍼드대학에 과학의 대중적 이해라는 석좌를 펀딩한다. 석좌교수로 있을 때에 그는 오히려 연구보다도 대중들에게 강연과 저서를 집필하는 역할을 더 주목 받았다.
커뮤니케이션만 하고 연구 실적은 그다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 학계에서는 오히려 그의 동물행동학자로써의 이론과 연구를 많이 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어찌 보면 과학자로 시작하여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써 그가 이룬 업적은 더욱 대단한 것일지도 모른다. 세계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식인들을 봤을 때 저 바닥에 있던 과학자들의 위상을 드높여 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집필한 저서로 과학자들의 생각을 읽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을 이루어 냈다.
의인화에 대한 논란
우리 인간은 대상에게 의인화를 덧씌우면서 이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참 재미있는 것이 얼마 전의 TV에서 본 알파고와 이세돌9단의 바둑 경기가 떠올랐다. 인간의 감정이 없는 알파고가 인간으로써 이해하기 힘든 자리에 바둑 돌을 두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알파고가 실수를 두었다”라고 말하곤 했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보자 과연 기계는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까? 알파고는 그저 미리 프로그래밍 된 대로 계산을 해냈을 뿐이지 않나? 그 계산이라는 것이 최대한 많은 집을 차지하라는 명령을 수행하는 것일 뿐이다. 알파고라는 기계에게는 실수란 없다. 그저 돌을 거기에 두어야 하는 것이 최적이라는 계산만 이루어졌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유전자도 스스로 어떤 의식이나 의도를 가지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행동 이라는 측면에서는 이기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알파고가 바둑돌을 두는 것도 마치 인간의 눈에는 이기적으로 승리하기 위한 행동 같이 느껴질 것이다. 기계가 단지 계산을 할 뿐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도킨스가 표현한 이기적이라는 뜻은 어찌되었든 유전자를 의인화하여 이해 시키려고 한 것이다. 유전자를 의인화를 통해서만 우리들에게 제대로 유전자의 행동을 이해시킬 수 있다.
이 책의 서문에서도 밝히듯이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도 ‘그래, 역시 인간은 이기적이야’라고 결론 내리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 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유전자는 이기적인데 어떻게 해서 이타적인 인간이 진화를 이루어내고 있는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게다가 이런 사례들을 사람들의 선택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행동에서도 발견하여 증거로 삼고 있다. 유전자들의 목적은 바로 자신들의 더 많은 복사본을 남기기 위한 것이다. 단지 그러한 이기적인 이유를 위해 발생하는 행동 중에는 인간의 이타적인 행동도 포함 된다는 뜻이다.
유전자의 진화에 대해
유전자를 중심에 놓고 본다면 인간이나, 동물과 같은 개체는 유전자들을 싣고 다니는 운반자라고 정의하고 있다. 우리가 스스로 어떤 선택을 내리고, 그 행동들로 이득을 보고 사람이 자기 자신, 즉 주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유전자들이 가진 이기적인 유전자들의 특성을 통해 생존해가고 있을 뿐이다. 인간이 중심이 아니라 유전자를 중심에 둔 이유는 바로, 모든 개체들은 유전자들이 만들어낸 생물학적인 기계일 뿐이고, 한시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모든 개체들이 사라지더라도 최후에 남는 것은 유전자이고 영원히 전달될 수 있는 것도 ‘불멸의 코일’ 즉, 유전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재미있게도, 이런 인간은 밈이라고 불리는 것과 같이 새로운 형태의 유전자를 만들어 내고 싶어하는 것 같다. 사실, 지금 인간에게 놓인 유전자적인 한계와 숙제 중에 하나는 생존기계의 항상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백질로 이루어진 생존 기계는 상당히 많은 것들에 취약함을 드러내고 있다. 질병이나, 독, 기후, 온도 등등에 취약했고, 이는 생체적인 한계를 드러냈다. 이런 부분을 더 이상 단백질들의 진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사람들이 개입해서 개선해 버리는 것이다. 하드웨어로 대체해 버리는 것이다.
이런 논란은 나 혼자 공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인공지능학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들이다. 향후 진화라는 것은 단백질을 성분으로 한 유전자의 진화만을 인정해야 할지, 인간의 소프트웨어, 하드웨어의 업그레이드도 진화로 여겨야 할지 모르겠다. 도킨스의 책에서는 유전자든 뭐든 어떤 형태로든 자기 복제가 가능해야 한다고 했다. 만약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진화를 해나간다면 그것은 인간이 만든 새로운 복제자인 밈이 기존의 유전자와 관련 없이 독립적으로 진화를 이루어나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유전자들의 진화와 별개로, 인간들은 더욱 더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특성인 밈을 만들어 낼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 일부 유전자들은 인간들이 만든 밈으로 대체될 가능성도 있다.
유전자가 다양한 개체들을 만들어내 스스로 유전자풀을 늘리는 것이 목표가 있다면, 소프트웨어는 네트워크에 들어가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네트워크는 또 하나의 유전자 풀이 들어갈 수 있는 환경이 될 것이다. 필요하다면, 유전자 풀은 물리적인 네트워크 망을 구축해나갈 수도 있을 것이고,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기계에 잠시 옮겨가는 것도 가능 할 것이다.
밈의 진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인간의 문화, 종교, 자본주의와 같은 것들이 전수되고 복제되어 물려지는 것들은 밈(MEME)이라는 단어를 선택하여 설명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 부분이 도킨스의 책에서 중요시 여기는 개념이다. 사실 단순히 유전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인간이 만들어낸 이념 같은 것으로 개체가 자신을 파괴하는 행위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도 존재한다. 밈의 특징은 유전자와 유사하게 자기복제를 하려고 하고, 보완하기도 하고, 경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유전자는 개체가 만들어낸 문화를 옮겨오지는 못한다. 하지만, 시를 쓰거나, 노래를 만드는 것 같은 유전자가 아닌 밈을 통해서 세대가 지나더라도 계승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 이론 중에는 약한 인공지능, 강한 인공지능이라는 이론이 존재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인공지능은 약한 인공지능이다. 약한 인공지능은 단순한 처리만 가능하며, 계산을 통한 행동을 옮긴다. 우리의 실생활이 이미 깊숙히 들어와 있다. 이러한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도 어찌 보면 인간들이 만드는 밈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강한 인공지능이란 인간과 비슷하게 사유하고, 자아를 갖게 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과연 인간이 만들어둔 이런 강한 인공지능이 자아를 가지게 되고, 스스로를 인식하게 된다면, 그 인공지능을 우리의 일부로 봐야 하는가? 만약에 인간이 만들어낸 밈이긴 하지만, 인간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밈을 복제해 나갈 수고, 개선해 나갈 수도 있다면, 그것을 인간의 밈이라고 봐야 하는 것일까? 한가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인간이 만들어둔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특성이 많이 반영되어 있을 것이란 점이다.
이기적 유전자를 읽기 좋은 자료들
국내에는 홍영남 교수의 번역을 통해 이기적 유전자가 들어와 있다. 하지만, 번역에 대한 논란이 큰 책이었다. 나도 책을 읽어보면서 쉽게 읽히지 않는 것을 경험했는데, 일부는 오히려 원서를 읽는 것이 더 편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오히려, 덕분에 배경 공부를 다양하게 해야 했다. 다윈주의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했으며, 과학에 관심을 가지다 보니 때마침 인공지능, 미래과학, 초지능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크게 관련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커즈와일의 ‘특이점이 온다’와 같은 책들은 과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읽어볼 기회가 생기게 되었다.
이 책과 관련된 강의도 찾아서 보았다.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장대익 교수님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과학책이 있는 저녁”이라는 강좌의 제 1강 역시 바로 이 책에 대한 토론회였다.
과학책이 있는 저녁01이기적 유전자
그 외에 독서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잠시 시간을 내어 도킨스의 다양한 강연 영상과 다큐멘터리를 시청하였다. 단독으로 책만 읽는 것보다는 배경 지식도 쌓아지고 내용이 더 쉽게 이해 될 수 있었다. 다음은 내가 공부하면서 보게 되었던 영상 자료들의 목록이다.
Why Are We Here?(왜 우리는 여기에 있는가?),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리처드 도킨스
어려운 내용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꽤나 까다롭고 어려운 주제들을 가지고 논하고 있다. 비슷한 책으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그리고, 스티븐 호킹 박사의 ‘시간의 역사’와 같은 책들도 읽어본 적이 있다. 어쩐지 과학에 대한 서적들은 이해하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 이해가 사실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도를 생물학에서 시작한 것이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이다. 기본적으로는 과학서적이지만 인문학 서적과 같은 표현과 설명을 첨부하여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곤 했다. 책의 곳곳에서 아주 좋은 표현과 묘사를 통해 우리에게 친숙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가령, 감수 분열에 대한 설명을 위해 두 권의 책을 합치는 방법을 통해 설명한다든지, 유전자끼리의 협력을 조정선수에 비유하는 장면 같은 것들이 우리의 이해를 돕는다.
또 한가지는 다행인 점은 이 책이 어려운 분자생물학에서 출발한 책이 아니란 점이다. 1953년에 DNA의 나선구조가 발견되고 나서 분자생물학이 학계에서 각광을 받게 되었다. 사실, 학문으로 따지자면 분자생물학이 더욱 놀라운 발견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유전자 DNA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만큼 일반인의 접근성은 더욱 어려워지게 되었다.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는 그런 것들을 이해할 만한 기초 지식이 부족할 것이다. 다행하게도, 분자생물학과 달리 진화생물학은 이러한 배경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다. 물론, 분자생물학에서 말하는 유전자의 구조나 역할들에 대한 이론이 필요하긴 했지만, 그것이 주요 메뉴는 아니다, 오히려 유전자들이 이런 행동과 선택을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연구를 더 중요하게 다루어 주었다.
앞으로 이런 책들과 최신 과학의 트렌드들이 개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지식이 될 것이다. 과학에 대한 접근을 낮춘 것은, 앞으로 우리 일상에서 더 자주 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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