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울릉도, 독도

내가 만난 울릉도,독도 - 스토리텔링 여행(2) - 독도 도착, 대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

스타(star) 2013. 7. 2. 20:36


올해 다닌 여행 이야기들을 책으로 쓰고 있습니다. 


이 내용들은 책에는 없는 전혀 다른 이야기들입니다. 

만남, 인연, 대화 속에서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만들어진 컨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3~4월에 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내리고 블로그에 옮겨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스타입니다.

모두 불금불토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지금 머나먼 울릉도에서 여행중입니다. 

어제 울릉도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짧은 소회를 글로 남겨 드렸고, 지금은 벌써 2탄이 되겠습니다.

어제의 즐거움을 뒤로 한 채. 오늘도 여전히 High Energy를 유지하면서 여행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어제 돌았던 기사님과 다시 만나는 날입니다. B코스로의 관광을 위해 떠납니다. 



B코스는 볼거리가 적습니다. 

또한, 폭포라든지 전망대 등을 올라가야 하는 일정이라서 그런지 승객들이 많지 않았습니다. 

어제 만난 친구들은 오전에 독도에 간다고해서 일정이 엇갈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전에 B코스 여행을 다녀오고. 오후에는 독도행 배에 오릅니다.

B코스 여행은 비교적 무난하게 끝이 났습니다. 여행 마지막에는 기사분에게 말씀드리고 저동항에서 내렸습니다. 

제가 묵고 있는 있는 도동항까지 약 4km 의 거리를 해안선을 따라 산책하기로 하고 일찍 패키지 관광에서 이탈을 해버렸습니다.


저동항에 내려서 골목길을 돌아다녀봤습니다. 

작은 어촌 마을입니다. 두 시간 가까이 저동항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해안 산책로를 따라 오면서 좀 위험한 코스들이 많아서 그런지 무섭더군요. 아무도 없는 이 한적함. 이게 진짜 여행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숙소에 와서 다시 정비를 한 뒤에 독도에 가는 배를 타기 위해 사동항이라는 곳까지 이동 했습니다. 독도에 정박을 할 수 있을지는 당일, 독도 근해에 도착해봐야 결정이 됩니다. 마음을 비웠죠.


올 봄부터 독도에 다녀 오겠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스스로 약속을 지키지 못할까봐 걱정 되곤 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 포기하는 것에 더 익숙하기 때문이죠. 

다른 누구보다도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 먼 거리를 달려 왔다는 것에서 스스로에 대해 감동을 느꼈습니다.


마음을 비우니 운도 따르나 봅니다. 

선장님이 독도에 접안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20분 정도 체류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많은 승객들이 함께 기뻐했습니다. 

독도에 가까워 질수록 환호는 커져갔습니다. 

저 멀리 우리를 기다리는 독도 경비대를 보니 마음도 짠해집니다. 



20분의 감동을 느끼기 위해 600분을 달려간 보람이 있었습니다.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면, 지치거나 포기했을 지도 모릅니다. 



뭉클한 감정에 알게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 집니다. 

아마도,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안도감도 컸던 것 같아요.



여기 손바닥만한 땅덩어리 하나 지키겠다고 지금까지 싸워온 것이군요. 

정신없이 사진찍다가 날씨가 급격히 바뀌는군요. 위험해지기 전에 승객들은 다시 배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내 평생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독도를 뒤로하고 이제 다시 울릉도로 출발합니다.


울릉도에 도착하자마자, 도동으로 가는 버스를 찾고 있는 한 중년의 여행가님과 이야기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여행온지 하루밖에 안되었지만, 함께 항구로 돌아가기 위해 이것저것 정보를 알아보면서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캐주얼 토크를 하다가 자연스레 저녁 식사 자리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회 한사라에 울릉도 토속음식인 홍합밥 시켜놓고 소주 한병 두병 들어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에 대한 어르신들의 생각이나 인생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여행하면서 얻는 재미와 즐거움 등등 많은 이야기를 들어드렸습니다. 

사업하면서 힘들었던 점 같은 부분에 대해서 질문도 많이 했구요.


이번 여행에서도 다시 한번 느낀 것이지만, 정말 제일 좋은 대화법은 '잘 들어주기'인 것 같습니다. 

공감과 인정을 통해 라포르를 쌓는 것입니다. 모든 인연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한 없는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굳이 어떤 목적이 있어서라기 보다. 

이렇게 좋은 이야기와 여행을 통해 인연을 만들어 가는 것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내일 또, 여행 하는 도중에 일정이 맞으면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인사하고 내일을 기약하고 헤어졌습니다. 

일정은 아마 다를 것 같은데 조그만 성의 표시로 호박빵이라도 한 세트 선물해 드릴려고 합니다.


숙소에 돌아오니 어제 만난 친구들이 생각나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오전에 독도에 간 친구들이 결국 접안에 실패하고 독도 한바퀴 돌고 그냥 돌아왔다고 하네요. 

이런 저런 이야기 하고 내일 커피나 다 같이 한잔 하자고 약속하고 왔습니다.


울릉도에서의 밤이 또 깊어 갑니다. 

내일을 위해서 일찍 잠들까 하다가, 다시 펜을 잡았습니다. 

어제 같이 관광다녔던 친구들에게 줄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짧은 만남이지만 긴 여운을 갖고 싶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현실을 진심으로 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뭔가 답답함을 느끼고 계시다면 떠나세요. 많은 인연이 당신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