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아이스큐브랩

스스로의 감정을 해부해본다 - (5)

스타(star) 2013. 11. 14. 01:54

시장조사

지나친 자기 확신은 위험하다. 하지만, 사람들의 말 속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면 방향을 잃어버리게 된다. 아마도 사업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가진 고민거리는 바로, 지금 우리가 좋은 판단을 내리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당신이 그 내관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가. 어떤 선택에 대해서 확신이 들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노력들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이미 수 많은 정보의 바다 속에서 헤메고 있다. 사업이 구체화 되갈수록 가장 하위 부분. 하위 단계의 영역에 대해서 꿰뚫고 공부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때로는 이 작업이 너무 지치곤 했다. 나는 이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많은 수의 벽지와, 페인트, 그렇게 많은 수의 인조잔디, 그렇게 많은 수의 목재를 가공하는 기술들이 있는지 몰랐다. 비용이 합리적인지 따지고 알기 위한 노력들은 정말로 유용하고 필요했다. 수 많은 질문과 대화술, 그리고 옥석을 가려내기 위한 집중력과 칼리브레이션 센서를 켜고 돌아다니는 일은 정말이지 나를 너무 피곤하게 만들었다. 그냥 돈 주면 다 알아서 한다라고 하지만 그래도 직접 챙길 수 있는 부분들은 챙겨야 했다. 가격이 정말 합당한지, 왜 그러한 시세가 형성되었는지 알아보면서 감각을 익혀야 한다.

어떤 것을 써야 할지, 어떻게 하는 것이 비용대비 효과가 좋은지를 자꾸 따지게 되더라. 하지만, 그럴수록 점점 명료해 지는 기분이 들었다. 많이 안다는 것은 때로는 위험하기도 하지만, 분명 옥석을 가려주긴 했다. 아마 이 버릇은 평생 갈듯하다. 정말 다 따져봐야한다.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에 짧게라도 그 분야에 공부를 해야하더라.

 

 

좋은 판단이란?

판단은 쉽지 않다. 필드에 나가서 부딪혀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더욱 더 구체화를 잘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건 왜 이렇지? 계속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적당히 타협하고 끝내는 것도 필요하다. 힘들일 때 힘들이고 힘 풀어야 할 때는 확 풀어야 하는 것 같다. 이거 내 생각과 달리, 똑똑해야하고 이런 문제가 아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체력이었던 것 같다. 몇 주 동안 하루에 5키로 이상씩 걸어다녔더니 다리에 알이 배겼다.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생각보다 피곤한 일인데 이 일을 매일 해야 했다. 누가 더 끈질기고 인내력이 강한가에 대한 싸움이다. 시간을 단축시키는 방법은 돈을 많이 들이면 된다. 반대로 돈을 적게 들이는 방법은 그 만큼 내가 시간을 들이면 된다.

보통 나가 떨어지는 지점이 어디인지 이제야 알 것 같다. 뭔가 딱 복잡해지고 막연해지고 고통스러워지는 지점이 있다. 가진 돈이 문제가 아니라, 더 이상 복잡한 이 일을 왜 하고 있어야하지? 이런 생각이 들면 게임은 끝난다. 그 정도의 고민을 들지 않을 정도로 즐거운 일 또는 흥미로운 일 이어야 한다. 적어도 과정이 재미있으면, 결과는 어찌됬든 일단 헤집고 다닐 수는 있다.

 

 

스스로의 감정을 해부한다

한 달간 돌아본 바로 여기 근처의 매물을 수 십개는 둘러 본 것 같다. 같은 곳 또 가고 또 가고 또 가고 지겹게 들락 거렸다. 경험이 나에게 얘기해주고 있었다. 구체적인 수치와 이런 것으로 판단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믿어야 하는 것은 직감이다. 경험이 누적된 직감. 과거에 공간이란 것이 주는 느낌을 생각해 보려고 애썼다. 미묘하지만, 공간은 중요하다. 당신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생각과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작게 시작하는 사무실이라고 하더라도 신중한 것이 좋을 것 같다. 당신의 판단을 명쾌하게 만들어줄 장소가 중요하다. 우리는 회의 공간을 얻을 때에도 더 싼 공간을 포기했다. 대신 우리에게 가장 편한 휴식을 주는 까페를 작업 공간으로 선택했다. 이쪽이 짧지만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주기에는 편했던 것 같다. 어찌보면 까페에서 창업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 없다. 약간 투자를 한 것이지만, 오히려 그 점이 더 좋았다.

어찌됐든 긴 검토의 시간이 끝나고 어찌어찌 공간은 계약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의 판단이 종합해서 내린 결론인데, 뭐. 아직은 갈길이 멀기 때문에 섣불리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 할 수가 없다. 앞으로 더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확실히 필드의 경험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더라.

그런데 뭔가 직감과 예감이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감정을 해부한다."

이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오히려, 어떤 숫자나 주장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느낀 어떤 감정에 대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분명 이 상황이 이상하거나 찜찜하다면 한번 자세히 자신을 들여다 보자. 이 감정이 어디에서 기초한 것인지. 내가 더 좋은 방법을 제시해 낼 수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자.


자기 객관화

직관에 의존하는 것은 편하다. 자신이 쌓아온 경험의 데이터베이스를 단 한번에 액세스 할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그 전에 한 가지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명확히 표현해 봐야한다. 분명, 지금의 이 감정에 대해서 자신이 스스로 납득해봐야한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은 어렵게 써놨지만, 자기 객관화를 계속 해보라는 뜻으로 쓴 거다. 이게 안되면 잠깐 뒤에 두고 생각해 보자.


 

연세 많으신 건물주와 계약을 했다. 자문역을 데리고 다니면서 부족한 정보를 반드시 챙기더라.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의 공통점이 대화를 이끌어 가는 힘이 있고, 재치가 있고 유머러스하다. 연세가 꽤 드신 분 같았는데도 불구하고 화술이나 어법이 화통하지만 날카로웠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소재지, 환경, 지식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 일종의 세입자 면접이라고 해야하나. 

입고 있는 패션과 옷, 그리고 쓰는 어휘만 보더라도 이 사람의 인생과 지식수준, 성향이 느껴지곤 한다. 대체로 내가 느낀 이미지가 있었는데 추후에 다른 사람을 통해 들은 이야기로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도 그 분은 그 짧은 순간동안 우리가 어떤 사람들인지 전부 파악 했을 것이다. 사기꾼인지, 월세가 밀릴 사람들인지에 대해서 이미 판단이 끝났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