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to. H

스타(star) 2014. 9. 14. 03:20

이게 뭔지에 대해서 아는 사람 딱 한명 있는데.

언젠가는 니가 이 글을 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글을 남긴다.

방 청소하다보니 어쩌다 보니 이런게 나오더라. 

그리고 그와 관련된 부질없던 추억팔이 물건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더라고. 






어떻게 지내는지 잘 모르겠는데, 아마 잘 지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뭐. 굳이 내가 이래저래 연락을 해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건 의미가 없겠지. 이미 너나 나는 각자의 자리에서 잘 살고 있을테니.


솔직하게 말해볼게. 처음에는 왜 우리가 헤어져야 했는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어. 

당시에는 너에대한 배신감이 너무 컸지. 내가 헤어지자고 내뱉은 그 말이 마지막으로 정말 그게 이별이 될 줄은 몰랐거든.

이 모든 것들이 내 한마디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처음에는 생각했는데. 하지만, 시간이 점점 흐르고 나니 뭔가 조금씩 알게 되었다. 아 정말 오랜시간동안 많이 쌓였겠구나.

니가 정말 편해진 것도 있었어. 편안해질수록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했지.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 내가 널 사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라는 것.


좋아. 감성팔이는 이제 됐고. 내가 느낀 배신감에 대해서 설명해주지. 

왜 너는 그딴 식으로 이별을 준비했는지 모르겠다. 이기적이었어. 넌 너 혼자 편해지는 길을 선택했더군. 헤어지기 전부터 다른 남자를 만나고 환승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이별 후에 한참 뒤에 알았어.

과연 니가 나와의 문제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서로 해결하려고 노력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넌 항상 완벽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었지. 물론, 그것이 나에게 잘보이려고 했던 것이라는 사실은 나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품었던 가식적인 너의 모습에 대해서는 충분히 답할 수 없었던 것 같다. 

넌 그냥 나와의 만남을 연애를 위한 연애의 중간 과정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널 보면서 뭔가 자꾸 나를 속인다는 생각이 들었지. 밤새 너의 흔적들을 찾고, 네가 했던 말들과 희망고문을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참아왔었다. 왜 내가 너와 만남 이후 쉽게 연애를 시작하지 못했는지 이제 알 것 같다. 그 때는 이 감정이 뭔지 몰라서 그냥 가슴아프고 말았는데, 그게 오묘한 배신감과 상실감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 것 같다.


차라리 솔직하게 말하지 그랬냐. 바람피는 것이 썩 당당하지는 않았나 보네. 힘들고 어려울 때 버려줘서 고맙다. 하마터면 내 인생을 여자에게 전부 쏟을 뻔 했으니.


넌 속물이야. 너에게 딱 어울리는 사람을 만나서 다행이다. 아니다. 니가 잡은 그 호구 절대 풀어놓지 말고 결혼해라. 너같은 애들이 시장에 다시 나오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아. 착한척 하면서 그런 표정 짓지마. 하마터면 너한테 속을 뻔 했으니까. 

앞으로 행복한 척하면서 살아라. 아니. 그렇게 스스로 속이면서 살아가라. 그게 너에게 해주고 싶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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