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와 함께 부산에 사는 K가 서울에 놀러왔다. 참 묘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한번의 만남이 이렇게 가늘고 길게 이어진다는 것이 참. 6개월마다 K를 한 번씩 만난다. 우리 사이에 그렇다고 확 불이 붙은 적도 없고, 그렇다고 서로에 대해서 호감이 없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냥 아는 동생이라고 하기에는 더 가까워지고 싶고, 그렇다고 연인이 되기에는 아직은 멀어 보인다. 그냥 가스렌지로 치면 중간에 놓고 불을 붙인 것과 같은 만남이 계속되고 있을 뿐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반갑게 맞이하고 오래 알고 지낸 것 처럼 이야기를 나눈다. 요새 노래말 처럼 어쩔 때는 내 것 같고 어쩔 때는 내것이 아닌 것 같고 그렇하다. 어쩌다 보니 K의 친구들을 단체로 소개받았다. 아니 내가 찾아갔다고 하는 편이 더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