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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우리가 게임을 하면서 재미를 느끼는 이유와 지루해 지는 이유 - 게임중독치료는 게임으로 가능하다(게임기획자가 제안하는 게임중독 해결방안)

스타(star) 2012. 2. 13. 01:28

재미는 화학물질이다

재미란 체내에서 엔돌핀이 생성되면서 뇌가 기분 좋게 느끼는 것을 말한다. 다른 방식으로 배출되는 다양한 화학물질들도 기본적으로는 모두 같다. 


과학자들은 유난히 강렬한 음악을 듣거나 대단히 감명 깊은 책을 읽은 후에 느끼는 행복한 전율이 코카인, 오르가즘, 초콜렛을 맛 볼 때 생성되는 것과 동일한 종류의 화학 작용이라고 밝혔다. 말하자면 우리의 뇌는 언제나 마약에 취해 있다는 것이다.


학습이라는 마약

화학물질이 가장 미세하게 배출되는 경우의 하나는 어떤 것을 배우거나 어떠한 과제를 완수하는 승리의 순간이다. 사람들은 이럴 때 미소를 짓게 된다. 


인간의 학습은 종으로써의 생존에 중요하므로 우리의 몸은 즐거움을 느끼게 함으로써 학습에 대해 보상을 해 주는 것이다.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것이다. 


게임의 재미는 숙달로부터 온다. 숙달은 이해로부터 온다. 게임을 재미있게 하는 것은 퍼즐을 푸는 행위 그 자체이다. 게임을 한다는 것은 학습이라는 마약을 얻는 것이나 다름없다.



반대로, 지루함은 어디에서 오는가

재미의 반대 개념은 '지루함'이다. 게임에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을 때 우리는 지루함을 느낀다. 지루함은 두뇌가 새로운 정보를 원한다는 신로호써 흡수할 새로운 패턴이 없을 때느끼게 되는 감정이다. 


단조롭고 지루해 다음 페이지를 넘길 수 없는 책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패턴을 제시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반복적이거나 다른 것을 모방한 느낌을 주는 음악은 우리의 인지 능력을 전혀 자극하지 않기 때문에 곧 따분해 진다. 


우리의 뇌가 가진 학습 의지를 과소평가하면 안된다. 감각적인 자극이 전혀 없는 방에 갇힌 사람은 아주 빨리 괴로워하게 마련이다. 우리의 뇌는 자극을 갈망한다. 언제나 새로운 것을 탐색하며 그렇게 습득한 정보를 자신의 세계관에 통합하고자 한다. 우리의 뇌는 이렇게 만족할 줄 모른다.



감각의 과부하

그렇다고 뇌가 언제나 새로운 경험만을 열망한다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단순히 새로운 데이터를 원하는 것 뿐이다. 패턴을 살찌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새로운 데이터 뿐이다. 완전히 새로운 경험은 뇌에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종종 환영받지 못한다. 


이것은 모순이다. 우리의 뇌는 필요 이상으로 일하고 싶어하지 않아서 사물을 의미덩이로 묶어서 저장하며, 반대로 뇌가 수용할 수 잇는 한계치를 벗어나면 '감각의 과부하'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게임이 제공하는 퍼즐에 더이상 새로운 구석이 없어지면 우리는 지루해진다. 따라서 게임은 결핍과 과잉, 지나친 질서와 지나친 혼란, 침묵과 소음의 항로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게임 중독은 게임으로 치료가능하다

이 말은 곧 게임이 끝나기도 전에 지루함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쨌든 인간의 뇌는 패턴을 서로 연결하거나, 소음과 침묵을 무시하는 데 정말로 능숙하다.


다음은 게임이 지루해져서 학습의 쾌감이 상실될 수 있는 경우를 몇 가지 열거한 것이다.


- 플레이어가 게임을 시작한지 5분만에 게임의 원리를 완전히 꿰차버리는 경우이다. 이 게임은 시시한 것으로 여겨진다. 어른들이 <틱택토>따위를 하지 않는 것처럼, 플레이어는 게임의 원리를 이해해버린 순간 '식은 죽 먹기네'라고 생각해 버릴 것이다. 이 문제로 게임중독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어에게 충분한 게임 플레이 시간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은 플레이 타임을 500시간 이상을 책정하기 때문에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한다.


- 플레이어는 게임이 제공하는 수 많은 도전 과제를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그 수준이 자신의 흥미를 유발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결론 내리는 경우이다. "야구에도 알아야 할 것이 굉장히 많긴하지. 하지만 과거 20년 간의 타점 통계를 다 외워서 내가 그걸 어디에 쓰겠어?"와 같은 반응이 나올 것이다. 대부분 난이도가 어려운 게임들은 게임중독을 유발하지 않는다.


- 플레이어가 패턴을 전혀 찾지 못하는 경우이다. 소음보다 더 지루한 것은 없다.

"이건 너무 어려워" 

매우 복잡해서 어떻게 해야할지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게임들도 게임중독을 유발하지 않는다.


- 패턴의 변형을 보여주는 속도가 너무 느린 경우로서, 게임이 너무 빨리 시시한 것으로 치부될 수 있다. 이 경우, 플레이어는 "너무 쉬워. 계속 똑같네." 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플레이 타임이 짧거나 시시한 게임들은 플레이 하더라도 금방 게임중독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 패턴의 변형이 너무 빠른 속도로 나타나는 경우이다. 이 때, 플레이어는 패턴을 감당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되는데, 패턴이 소음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왜 이렇게 빨리 어려워지지?"라고 말할 것이다.

패턴이 보이긴 하지만, 자신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패턴이 바뀌는 게임은 재미 있더라도 금방 포기한다.


- 플레이어가 패턴의 모든 것을 터득하고 이에 숙달한 경우로서, 이 때 재미는 완전히 고갈되어 바닥이 난다. 플레이어는 이렇게 말한다.

"끝냈어!"

완전히 이 게임의 정점을 찍은 플레이어들은 빨리 게임 중독에서 해방된다.


라프코스터의 재미이론을 다시 읽고 있습니다. 책에서는 화학적인 작용에 의해 재미라는 것을 느낀다고 설명합니다. 

신경생리학적인 측면에서의 관점이긴 합니다만, 어떤 측면에서는 과학적인 추론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강해 보입니다. 

아쉬운 점은, 만약 화학적인 작용에 의해서라면, 게임을 만드는 것은 마약을 만드는 것과 차이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다른 화두는 과연 언제 게임이 지루해 지는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게임의 중독을 예방하는 것에 우리가 잘못된 접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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