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Continent of the Ninth

블렌헤임 연대기 (The Chronicles of Blenheim) (4)

스타(star) 2012. 7. 24. 02:40

제 4부 – 전란의 시대(Age of disturbances)

세 귀족들

왕국을 구성하고 있던 다섯 부족들은 자연스럽게 해체되고 재편 되었다. 론다트는 잔-템페레 동맹의 이동에 따라갔지만, 나머지 부족들은 템페레 왕국의 발전과 형성에 크나큰 변혁을 가지게 되었다.

첫 번째는, 친 템페레 일족이었다. 타모르와 모르안은 자연스럽게 왕실의 수호 가문이 되었다. 그들의 최고는 대장군 페자르로써 국왕 오마의 동생뻘이었다. 오랜 기간 오마의 뜻을 받들었던 충직한 영웅으로 타모르 부족 출신이다. 오크와 나가들을 몰아냄으로써, 안전한 농업과 무역을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는 점을 인정 받았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를 추앙하고 따르게 되었다. 왕비 키안을 배출한 모르안 일족도 그들의 친 템페레 일족이 되었다. 이들은 앞으로 왕자의 안위를 걱정했다.

두 번째, 엘론 일파는 죽은 도바르의 아들 아사르가 중심이 되어 모였다. 그는 옛날 틀림없이 트루키아와 다난이 손을 잡아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으므로, 꾸준히 힘을 키워 오랜 원수인 트루키아를 치고, 템페레 왕국을 무너트릴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트루키아 일파는 현재 친 템페레 일족과 함께 왕국을 거의 양분하다시피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투이스가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그는 딸인 이로다를 추후에 템페레 왕국의 왕비로 앉히려는 계획을 세웠다.

   

용의 죽음

템페레 왕국의 국왕인 오마의 통치는 그가 즉위한 이래 지혜롭고 정의로운 국가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 영예로운 국왕은 어느 순간부터 점차 정신이 황폐해져 가는 병을 얻었다. 오마는 심히 기력이 약해지고 머리가 백발이 되어버렸다. 수 차례나 옥좌에서 쓰러지는 모습을 보이자 페자르는 제일 먼저 달려가 오마를 병상에 눕히고 그의 곁을 지켰다. 왕국 내부에서는 템페레 왕국을 이끌어갈 젊고 새로운 후계자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오지 않았냐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오마에게는 아들 리르가 있었지만, 아직 왕위에 오르기에는 어렸기 때문에 그를 보좌해줄 사람을 고민 할 수 밖에 없었다.

오마의 건강에 관한 문제와 후계자에 관한 소문이 흘러 나오면서, 그 동안 표면적으로 잠잠했던 템페레 왕국은 분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템페레 왕국에 가장 큰 세 귀족인 친 템페레, 엘론 귀족, 트루키아 귀족들은 조용히 그들의 이익을 따지고 있었다. 이들은 적어도 국왕 오마가 살아 있을 때까지는 불안한 평화가 지속되는 듯 하였다.

국왕 오마의 상태는 갈수록 악화되어 갔고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무엇에 홀린 듯 중얼거리며 움직이기도 힘든 두 다리를 이끌고 왕궁의 이곳 저곳을 헤 메이고 다녔다. 운명의 날, 그의 두 눈은 허공을 똑바로 응시한 채로 임종을 맞이했다. 그 눈에는 절망과 공포를 읽을 수 있었으며, 무언가에 크게 놀란 눈을 하고 있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왕국의 미래를 지고 갈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숨을 거두었다.

   

불화의 그림자

엘론 귀족들과 트루키아 귀족들의 갈등은 국왕 오마가 세상을 뜨면서 미묘한 대립을 이어나가게 되었다. 제일 먼저 두각을 나타낸 자들은 트루키아의 투이스였다. 그는 훗날 자신의 딸 이로다를 왕자 리르와 혼인시키고 국정 전체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려는 야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은 친 템페레 일족의 페자르가 왕비 키안을 도와 훌륭히 국정을 이끌어 가고 있지만, 왕자가 왕위를 물려 받을 나이가 되면, 그때는 트루키아 귀족들의 시대가 열릴 것이었다. 엘론 일파는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트루키아 일파가 벌이고 있는 일련의 행동들은 자신들에게 절대로 불리한 상황이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엘론과 트루키아는 조용히, 아주 조용히 왕국에 대한 지배권을 넓혀가기로 생각했다. 그들은 영지를 넓히는데 힘을 쏟았고, 주변의 여러 귀족들을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거센 도전

엘론과 트루키아의 대립을 친 템페레 일파가 신경 쓰지 못한 이유는 다름 아닌 외부의 침략 때문이었다. 오마의 죽음 이후 일시적인 혼란을 틈타, 템페레 왕국은 여러 세력들에게 도전을 받게 되었다. 동북부 지역에서는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오크 족들이 힘을 규합하여, 변방의 여러 마을들을 파괴하고 약탈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세력은 점점 강성해서 군단의 규모로 템페레 왕국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상황의 심각함을 느낀 페자르는 즉시 귀족들에게 요청하여 요격에 나섰다. 용맹스럽고 강력한 페자르의 선발 기병대는 오크들을 해산시키고 그들에게 패배를 안겨다 주었다. 많은 수의 오크들은 그들의 본거지로 후퇴 했고, 그들의 습격은 비교적 쉽게 종결 되는 듯싶었다. 평소에도 오랜 내분에 의해 동족끼리의 싸움이 잦은 오크 족들을 강하게 결집한 그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템페레 왕국을 위협하는 것은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오크들의 위협을 물리치자, 이번엔 나가들과 머맨들이 템페레 왕국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해안가의 여러 마을들을 습격하고 제물로 사람들을 잡아가는 일이 그전 보다 빈번해 졌다.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 버린 마을도 있었다. 계속된 그들의 침략을 버티지 못한 사람들은 마을을 떠나기 시작했고, 바닷길을 이용한 무역이 큰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다. 사실상 해안가 마을은 나가와 머맨들의 약탈로부터 방치되어 버리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빔펠리의 귀족과 영주들의 보호를 받기 위해 떠난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강성해진 여러 종족들의 침략으로 인해 왕국도 점차 어려움에 처하게 되었지만, 오히려 페자르는 그들의 본거지를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그의 권력과 힘을 두려워한 귀족들은 병사들을 내어 줄 수 밖에 없었다. 왕실의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대장군 페자르의 용감한 출정은 영원히 계속 될 것처럼 보였다.

   

명예로운 죽음

수 개월 후, 여태까지의 공격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나가와 머맨의 무리들이 템페레 왕국의 해안에 다시 출몰하였다. 해안의 마을들은 순식간에 파괴당했고, 거의 매일 성으로 비보가 날아 들었다. 페자르는 왕국의 군대를 이끌고, 이번엔 나가와 머맨들의 정벌에 나섰다.

페자르가 이끄는 군대는 순식간에 약탈당한 마을들을 수습하고 수 많은 나가와 머맨들을 내쫓았다. 페자르의 군대는 거침없는 승리를 왕국에 가져다 주었다. 자신감을 얻은 페자르는 이제 그들의 본거지를 공격해서 오래도록 왕국의 평화를 가져올 생각이었다. 페자르가 이끄는 병력들은 엘디르 해를 항해하여 핸코 섬으로 진격해 들어갔다. 핸코 섬에서 그들은 대규모 머맨들의 군세와 마주치게 되었다. 페자르와 그의 군대는 집결할 시간조차 충분치 않았지만 전투 준비를 하였다.

핸코섬의 해안에서 일대 전투가 벌어졌다. 페자르와 그의 지휘관들은 정신 없이 밀려드는 적 사이에서 분전하고 있었다. 그들을 포위한 머맨 들은 파도같이 몰아쳐 돌진해 왔으며, 창과 칼, 깨지는 굉음 사이로 피비린내 나는 싸움이 계속 되었다. 페자르는 병사들을 진두지휘하면서 적들을 물리쳤다. 새벽이 밝아오며 페자르의 군대의 승리가 가까워 지고 있었다.

갑자기 대지가 흔들리고 땅이 갈라지기 시작하였다. 먼 바다에서부터 불어오는 엄청난 바람은 기분 나쁜 전조를 암시 했다. 잠시의 정적이 흐르더니 이내 핸코 섬의 화산이 폭발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거대한 화산재는 하늘로 솟아 오르고 뜨거운 용암이 분출되었다. 페자르와 그의 병사들은 엄청난 높이의 해일이 바다에서 오는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멍하니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곧 싸우는 병사들의 머리 위로 집채만한 파도가 덮쳐왔다. 그 후로 그들의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없었다.

   

태양이 태어난 날

한편 웬디고들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노르간트는 대규모 탈출의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들의 계획은 노르간트의 용사 론푸르기스에 의해서 은밀하게 진행되었다. 러너스 빌에 있는 노르간트의 형제들도 비밀리에 그들과 연락하며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여러 날의 비밀스러운 서신을 주고 받은 후 그들은 결국, 이 계획을 완성 시킬 수 있는 묘안을 궁리했다.

노르간트들은 일년 중 가장 밤이 긴 날을 태양이 태어난 날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어둠 속에서 숨을 죽이고 기나긴 정적을 참고 있었다. 조용히 자신들의 짐을 챙겼고, 이제 곧 신호를 기다리면 되었다. 새벽이 밝아오자 어디선가 뿔피리 소리가 들려왔고, 장벽 너머로 불화살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웬디고 보초들이 당황하여 동료를 깨우러 간 사이 노르간트 종족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울타리를 파괴하고 웬디고의 수비병들을 물리쳤다. 이미 많은 수의 노르간트들이 검과 창, 해머 등의 무기들을 가지고 있었다. 러너스 빌에서 온 노르간트의 용사들이 그들을 이끌고 탈출을 도왔다.

즉각 웬디고들은 그들을 토벌할 병력을 보냈다. 발 빠른 웬디고의 족장 바치타칸이 그들의 흔적을 찾아내어 추격하기 시작했다. 웬디고들은 렉코 산맥의 계곡에서 노르간트들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웬디고와 노르간트는 격렬한 대치를 벌이며,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워낙 웬디고들의 우세한 병력에 밀려 많은 노르간트들이 희생되어가고 있었다. 패색이 짙어가면서, 노르간트들의 탈출계획이 절망에 빠져가고 있을 때 즈음 갑자기 엄청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코르플레와 그가 이끄는 잔-템페레 동맹은 새로운 탐험을 위해 이동 하던 중에 부상당한 노르간트의 무리들을 만나게 되었다. 웬디고들에 포악함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론다트들은 동맹이 노르간트를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명예롭고 용맹스러운 잔-템페레 동맹원들은 만장일치로 즉각 군마를 이끌고 계곡으로 진군하였다. 갑작스러운 동맹의 등장에 웬디고의 추격병들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무기를 버리고 후퇴하기 시작했다. 론푸르기스를 부축하고 살아 남은 노르간트의 무리들과 함께 그들은 노르간트들의 마을인 러너스 빌에 당도 하였다.

   

피로 맺은 우방

러너스 빌에 도착한 론푸르기스와 노르간트들은 잔-템페레 동맹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르간트들은 자신들과 웬디고의 오랜 갈등과 운명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었으며, 잔-템페레 동맹이 흥미로워 할 신들의 전설과 역사에 대해서도 여러 날에 걸쳐 이야기 해 주었다. 러너스 빌은 잔-템페레 동맹의 도움과 새로 합류한 노르간트 종족의 힘에 의해 더욱 견고하고 안전한 마을이 되어갔다.

그 후로 일 년 동안 잔-템페레 동맹은 노르간트와 함께 하며 그들의 개척을 돕고, 계속적으로 웬디고 들에게 지배를 받고 있는 노르간트들을 구출하곤 하였다. 많은 노르간트들이 러너스 빌로 합류하여 마을은 점차 커져갔고, 어느 정도 웬디고들에게 대항 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축적하게 되었다. 그 동안 잔-템페레의 에크네와 론다트 인들과 함께 북방의 서사시를 집필하고, 지도를 작성하였다. 그들이 마주친 수 많은 종족과 생물들에 대한 정보도 낱낱이 정리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에크네의 북방의 서사시가 거의 집필이 끝날 무렵, 잔-템페레 동맹들은 러너스 빌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그들은 항상 그래 왔듯 새로운 모험과 탐험에 부풀었다. 이제는 노르간트들이 들려준 신들에 대한 전설과 역사까지 더해져 그들의 탐험 계획은 무궁무진했다. 론푸르기스와 코르플레는 서로의 증표를 교환한 후 그들의 영원한 우정을 맹세하고 머나먼 땅으로 향했다.

   

고통의 구덩이의 전설

많은 이들이 잊고 있었지만, 저 깊은 대양의 속에는 그 먼 옛날 테아르네스 전쟁 때 아엔의 신들이 봉인했었던 고통의 구덩이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었다. 이 거대한 암흑의 구덩이는 이 세계의 무한한 시공간의 통로이며, 거대한 에너지가 고여있는 암흑의 공간이었다. 비록 봉인된 힘에 의해 그 영향력은 미비하지만, 엄청난 차원의 에너지가 꿈틀거릴 때 마다 그것들은 세계의 존재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수 천 년간 고통의 구덩이에 대한 이야기는 신화와 전설로 이어져 많은 시인들과 이야기꾼들은 그것에 대해 무한한 상상력을 보태어 그 옛날 다난 족이 템페레 지역을 제패한 것도, 오크와 나가들이 템페레 왕국을 침범한 이유도 고통의 구덩이가 존재들의 의식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는 헨코 화산이 폭발한 것 같이 자연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학자들은 그것이 도대체 믿기 어려운 미신이라고 단정지어버렸으나, 크고 작은 역사적 사실들과 그들이 고통의 구덩이의 전설은 묘하게도 맞아 떨어진다.

많은 이들, 심지어 시인들과 이야기꾼들 조차도 고통의 구덩이는 단지 전설로써 노래 하는 것이며, 그것의 존재 조차 부정을 하고 있지만, 유일하게 모르안인들 중에는 그 태고의 신화에 대해 연구하는 자들이 아직 남아있다. 그들의 선조는 이 심연의 바다 속에 존재하는 것이 대단히 위험하고 세계를 한 순간에 집어 삼킬 정도로 무서운 것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세계에 대해 이해가 깊었던 선조들이 기록한 예언서에 따르면 고통의 구덩이가 어떤 특정한 원인에 의해 우연히 봉인이 풀리는 순간이 오게 될지도 모른다고 되어 있다. 그렇게 된다면, 모든 시간은 정지하며, 대지는 뒤집히고, 물질들은 저 어둠의 터널로 빨려 들어가 버릴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것이 세계의 끝을 말하는 것인지, 또 다른 세계로의 진입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모르안인들은, 그것이 정말 위험한 것이라면, 격렬했던 테아르네스 전쟁 이후 깊은 잠에 들어 있는 아엔의 신들이 다시 깨어나 자신들을 지켜 줄 것이라 생각했다.

   

델파스트의 개척

블렌헤임 대륙의 서쪽, 델파스트 지역에는 템페레 왕국의 발전과 별도로 성장한 독자적인 문화와 인간들이 존재했다. 델파스트의 지형은 메슈리안 산맥을 경계로 남부 델파스트 지역과 북부 델파스트라고 부른다.

남부의 델파스트의 지역에는 국가의 형태를 띠지 않은 채 여러 개의 소규모 마을들이 난립하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차지하고자 하는 크고 작은 다툼을 벌이게 되었다. 이 중에서 엘디르 해()를 건너 바닷길로 템페레의 마을들과 교역을 시작하게 된, 트윈클링이 자신들의 힘을 바탕으로 델파스트의 맹주임을 자처하였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핸코 화산섬의 갑작스러운 활동은 머맨과 나가들의 이동을 일으켰으며, 그 일로 인해 델파스트의 해안 마을 들도 동쪽 바다에서 온 머맨 들의 습격을 받게 되었다.

바닷가의 많은 마을들이 폐허가 되었다. 사람들은 폐허가 된 마을을 뒤로 하고 내륙의 숲으로 피하였다. 트윈클링의 모리안은 살아 남은 이들은 규합하여 비교적 안전한 남쪽에 새로운 해안 마을을 건설하기로 하였고, 그들은 델파스트의 여러 숲 속에서 수 많은 나무를 베고 광산들을 발굴하여 빠르게 마을을 재건하기 시작하였다.

   

그들은 새로운 마을을 워터포드라고 이름 붙였으며, 앞으로 머맨 들의 습격에 대비해 마을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하여 바다를 건너온 수 많은 용병 여행자들을 받아 들였으며 그들의 훈련과 지도로 수비대와 정찰대도 운영을 하였다. 이들의 존재로 당분간은 마을의 평화로움이 지속되는 듯 보였고, 이제 개척민들은 바닷길을 통한 교역이 재개되기를 기대했다.

   

델파스트의 재건

해안의 머맨들의 힘이 나날이 강성해졌기 때문에, 남부 델파스트의 주민들은 쉽사리 바다를 통한 교역이나, 생산활동을 하기 어려웠다. 이에 워터포드의 정찰대는 북부 델파스트에 탐험대를 보내고 새로운 자원 및 교역로의 확보를 기울여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들은 메슈리안 산맥을 우회하여 북부 델파스트로 통하는 길을 개척하였다. 북부 델파스트에 존재하고 있던 놀들을 몰아내고, 정찰대는 북부 델파스트에 그들의 주둔지를 차리고 경계를 서기 시작했다. 그 후로 남부에서 개척자들은 정기적으로 자원을 채취하고 워터포드 마을을 비롯한 항구 마을들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개척은 남부 델파스트 마을들의 풍요를 가져다 주었지만, 이전부터 숲의 주인이었던 고블린, 놀 등과 심한 마찰을 빚게 되었다.

고블린들은 파괴되는 그들의 거주지와 무분별한 인간들의 벌목과 개발로 인해 불만이 고조되어 있었다. 그들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가끔씩 인간의 마을들을 습격하여 사람들을 납치하고 그들의 농장과 광산을 파괴하는 등의 공격적인 행동을 보였다. 놀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인간들과 맞서 싸우고 인간들의 수송대를 급습하는 등의 위협을 보여왔다. 이들의 행동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으며, 계속해서 델파스트인들과 싸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랑의 끝

잔-템페레 동맹은 오랜 여행과 탐험을 하는 동안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들은 렉코 산맥을 넘어오면서 산악의 트롤들과 전투를 겪기도 하고, 좁은 바닷길을 건너기 위해 작은 배를 건조하기도 하였다. 북구의 하늘에서는 천상의 커튼을 보며 신들의 경이적인 작품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신비한 마력의 정령들과 물질이 블렌헤임의 곳곳에 존재함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동쪽 지역들을 오랜 기간 탐험하며 다양한 생물과 민족을 발견하였다. 동쪽 지역에는 템페레 왕국만큼의 규모는 아니었지만, 다양한 소규모 왕국이 존재했다. 동맹원 중에는 배우자를 만나거나 그들이 지나온 마을에 정착하는 자들도 하나 둘 생겨났다.

동맹의 규모는 몇 년의 시간 동안 조금씩 줄어들어 거친 여행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으므로 그들은 회의 끝에 마지막 여행지인 [테아론]에서 그들의 여정을 정리하기로 결정하였다.

여행에 지친 자들은 템페레 왕국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했고, 또한 호기심 강한 자들은 남쪽의 브루나크 사막지대를 좀더 여행하고 싶어하기도 했다. 이 새로운 여행에는 코르플레와 키안이 함께 했다. 일부 론다트인들은 노르간트들의 마을인 러너스 빌로 가서 그들의 끝날 것 같지 않은 전쟁을 돕고 싶어 하기도 했다. 이들은 헤어지면서 모두들 하나씩의 증표를 나누어 가지고 영원한 잔-템페레의 동맹원으로 남아 있기로 하였다.

그들의 여행은 여기서 일단락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각지로 흩어져서 자신들의 연구를 계속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천천히 인간의 사회에 적응해 나갔으며 그들이 남긴 각종 탐험일지는 신비로운 내용들을 잔뜩 담아 위대한 자료가 되었다.

   

이로다의 실종

국왕 오마의 죽음에 이어 페자르가 전투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에 템페레 왕국의 정치는 더욱더 급격한 혼란으로 소용돌이 쳤다. 힘이 크게 약화된 친 템페레 일파를 제외하고 많은 귀족들이 이익 다툼에 앞장서기 시작했다. 왕비 키안은 그들의 싸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남편인 오마를 잃은 슬픔에 왕궁에 은둔해 버렸다. 왕자인 리르는 어른들의 이해관계를 약삭빠르게 이해 했고, 사람들의 눈에 들지 않도록 조심했다. 왕자는 매일 저녁마다 스승인 오르페우스와 조용히 검술을 연마하곤 했다.

귀족들이 그들의 이익에 따라 엘론과 트루키아의 편이냐를 고심하고 있을 때,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다. 투이스의 딸인 이로다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 것이다. 트루키아는 이 사건이 엘론의 공작이라면서 엘론에 대해 이로다를 풀어주지 않으면 바로 공격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엘론도 역시,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자신들을 계략에 빠뜨리는 것이라면서 트루키아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보였다. 템페레 왕국의 평화는 귀족들의 내분으로 인해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에케잔스의 실마리

투이스의 딸인 이로다는 어렸을 적부터 비상한 능력을 가진 아이였다. 그녀는 방안의 초를 손을 대지 않고도 켤 수 있었고, 간단한 물건들을 손을 대지 않고 들어 올리는 등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린 이로다는 그것이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어른들에게 그 능력을 보인 적은 없었다. 그녀가 일곱 살이 되던 해에 수상한 자들이 그녀의 창문으로 들어와 그녀를 지켜보고 갔다. 이로다는 그것이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날 방문한 자들은 에케잔스라는 마법사 일족이었다. 모든 것이 베일에 감춰진 그들은 일년 후에 다시 이로다를 방문해서 그녀를 데려갔다.

에케잔스 일족들은 마법에 소질이 있고 영적으로 강한 에너지를 발휘하는 아이들을 찾아내어 그들을 몰래 데려온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들로부터 마법을 배웠으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자라나는 동안 그들의 태생이나 집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에케잔스가 이렇듯 정신적으로 깨끗한 어린 아이들을 데려와 훈련을 시키는 이유는 그들에게 전해진 오래된 예언 때문이었다. 그들은 고통의 구덩이의 존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자들이며, 훗날 그것이 깨어나면 다시 봉인을 하기 위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짐작 했듯이 그들은 아엔 신들의 지혜를 알고 있는 선택 받은 자들이다.

일반 인간들은 에케잔스의 존재에 대해서는 아는 자가 없다. 그들은 매우 은밀하고, 전혀 바깥 세상과 접촉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론다트에게 전해져 오는 옛 노래에 따르면, 세상이 열린 후에 멀리 동쪽으로 사라져버린 한 일족에 관한 것이 있는데, 혹시 그들이 에케잔스가 아닐까 짐작해 볼 수 있다.

   

내란의 소용돌이

이로다의 실종 이후 두 귀족들간의 관계는 극악으로 험악해 졌고, 트루키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군세를 몰아 엘론의 영지를 침범했다. 엘론도 당황하지 않고 바로 수비 병력을 보냈다. 양측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준비된 자세로 전투를 임하고 있었다. 어느 중재자도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내전이 벌어졌다. 수 십 일간 전투가 격렬하게 펼쳐지면서 트루키아의 군세가 엘론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엘론의 아사르는 동요하지 않았다. 용병단들이 엘론을 지원하러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병단들의 전투력은 매우 뛰어났고, 전쟁의 양상은 점차 대등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귀족들의 전쟁에 피해는 농민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계속되는 영지에서의 싸움으로 경작이 어려워졌으며, 빔펠리의 상당히 많은 영지들이 쑥대밭이 되었다. 먹고 살기 조차 힘든 자들은 중소규모의 용병단에 들어가기도 하고, 심지어는 도적떼가 된 자들도 있었다. 두 귀족들의 싸움은 왕국의 전반에 큰 혼란을 야기 시키게 되었다. 전쟁의 시작은 이로다의 실종 때문이었지만, 점점 전쟁의 양상은 상대의 완전한 패배를 향하게 되었다.

   

9년 전쟁

템페레 왕국의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었다. 어느 때는 격렬하게 싸웠고, 어느 때는 산발적으로 교전하며 힘을 보충했다. 시간이 갈수록 전세가 어려워 지는 쪽은 트루키아 쪽이었다. 엘론의 용병단들은 훈련된 기사들과 달리 기사도나 자비 같은 것이 없었다. 그들은 보이는 대로 약탈을 일삼았고, 승리를 위해서라면 기습적인 작전이나 암살 까지 행할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귀족들간의 전쟁에서 용병단들의 활약은 전황을 유리하게 하는 한편, 민심을 얻을 수 없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전쟁이 지속되면서 또 한가지 바뀐 양상이 있다면, 다른 중소 귀족들끼리의 영지 분쟁이었다. 엘론과 트루키아에 참여한 귀족들의 지도자가 전사하거나, 패배하면서 귀족들의 서열과 균형에 큰 공백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들은 엘론과 트루키아와는 별도로 비어있는 영지를 차지하기 위해 다투기 시작했고, 수 차례나 자신들의 영주가 바뀌는 과정에서 농민들의 피해가 극심해 지는 폐해를 낳게 되었다. 템페레 왕국은 진정으로 전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9년에 걸친 전쟁으로 인해 오랫동안 여러 상인들과 여행자들의 쉼터였던 템페레는 용병과 좀 더 탐욕스러운 자들이 찾아와 북적대는 곳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