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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게임 기획에 관한 생각들. IDVS 네 가지 기법을 이용하는 기획자가 되도록 하자

스타(star) 2014. 1. 15. 04:55

이상적인 기획서는 있다?

어찌어찌 실력을 눈속임해서 첫 회사에서 기회를 부여받고 신입으로 시작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제대로 기획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한다면 두 번째 프로젝트는 있을 수 없습니다. 


지망생또는 신입 게임기획자 시절에 가장 궁금한 것이 뭘까요? 바로 정답으로 가는 길이겠죠. 뭔가 이상적인 포폴과 양식이 있어서 그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하죠. 저도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까 가끔은 유혹에 흔들립니다. 


적당히 잘 만들어진 포폴과 문서들을 보여주고 이대로 써봐라 하면 되죠. 그럼 어느정도 와꾸는 비슷해져요. 하지만, 정해져있는 정형화된 기획서 스타일과 시각을 제시하는 것은 결국 기존의 프레임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못해요. 




모르면 차라리 다행이다

그 틀을 뛰어 넘는 더 중요한 생각들을 해야하는데 나무를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것이죠. 학생들도 착각합니다. 아 내가 지금 이런 게임과 관련있는 문서를 작성하는 일을 하는 것을 하다보면 게임 기획자가 되겠구나하고 쉽게 생각합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요. 아예 모르는 친구들 보다는 나을 수도 있으니까요. 


누군가는 기획자가 설득을 잘해야 한다고 그러는데, 설득할 일보다 설득당할 일이 더 많을 겁니다. 적어도 더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는 잊으면 안됩니다. 



좋은 컨텐츠를 위해 필요한 것은?

이전 직장 다닐 때 프로듀서님이 해준 조언을 잠시 언급해 보도록 하죠. 좋은 컨텐츠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새롭고, 차별화되고, 기술을 잘 활용하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야합니다. 


저는 기획자라면 오히려 이쪽에 더 많은 능력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가장 착각 하는 것이 뭐냐면, 기획자가 해야하는 일이 기획서를 쓰는 사람들이라고 한정지어서 생각해버린다는 것입니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보면 게임 기획은 모든 개발 팀원 전체가 다 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도 자신의 그림에 대해 기획을 하고, 프로그래머도 자신이 짜야할 프로그램에 대해서 기획을 하고, 애니메이터도 동작에 대해 기획을 합니다. 


기획자들만 기획을 하는 것이 아니죠. 그래서는 기획자로써 뭔가 타이틀 달고 있는데 특별한 것이 없잖아요? 그래서 게임 기획자는 그럼 무엇을 더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 봤습니다. 



IDVS기법에 대해

이런 고민을 끊임없이 하다가 나온 게임기획자들을 수칙이 바로 IDVS 기법입니다.

좋은 기획자가 될 수 있는 Imagine-Differentiate-Visualize-Synchronize 이 네 가지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죠.


Imagine

상상한다. 창의적인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기획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상력은 천부적인 재능도 아니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간혹 나는 상상력이 부족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제대로 상상하는 법을 몰라서 그렇습니다. 


간혹 상상을 넘어서 공상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공상 자체로는 도움이 안되요. 상상과 공상의 가장 큰 차이는 현실화 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렸을 때 나는 20년 뒤의 미래 상상도나 21세기의 모습과 같은 그림들을 보면서 설레였던 적이 많았는데, 바로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들이 여러분들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사회의 변화는 너무 빠르고 트렌드라는 것을 느끼기도 전에 지나가기 때문에 이러한 촉을 가지는 것이 참 중요합니다. 예측가능한 상상을 한번 해보도록 하세요. 


제가 종종 수업시간에 이런 질문들을 할 때가 있어요. 6개월 뒤에는 무슨 게임이 유행할까. 내년에 히트작은 무엇일까. 4년뒤 작은 게임 회사들은 어떻게 될까. 4년뒤 큰 게임회사들은 어떻게 될까?와 같은 것들이다. 언뜻 들으면 막연하겠지만, 이런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서 현실을 어디에 기반해두고 사고를 펼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무어의 법칙이나, LCD패널의 기술의 개발속도 등을 보면 이러한 미래를 예측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상상이 잘 안된다면, 과거의 자료를 되돌아 보세요. 나는 꽤 오래된 잡지나 자료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인데, 이런 것들을 한번씩 짚어보면 통시적인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얼마나 허접한 시절을 살았는지, 왜 이런 스타일로 만들었는지라는 것을 몸소 느껴보고 미래를 생각해 보도록 하세요.

기획자에게 상상은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Differentiate

내 상상은 특별하지 않다. 당신이 만든 기획물은 전혀 새롭지 않습니다. 안전한 것은 어디에도 없고, 그런 방법이 있다면 그것도 오래가지 못할겁니다. 왜냐면, 남들의 의견에 대해서 부정적인 코멘트를 달거나 반대하기는 매우 쉽기 때문이죠.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당신이 굴복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가는 것입니다. 


나는 이 것을 쉽게 이너게임inner game이라고 칭하곤 하는데, 본인의 생각이 특별하고 별날 수록 그런 비판에 직면할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오히려, 아이디어를 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그것을 수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당신의 생각과 미친 똘끼들을 사랑하고 보호하길 바랍니다. 그것들이 없다면 당신이 다른 사람들과 구분지어질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적어도 나에게 기획을 배운 친구들이라면, 기획을 하면서 굳이 어떤 정답이라 것을 찾는 일을 하지 말라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어짜피 우리가 만들어 파는 게임이라는 제작물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제품입니다. 사람들은 잘 디자인된 제품을 사갑니다. 또한, 독특하고, 특별한 것을 원해요. 당신의 독창성을 판매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림을 그려 파는 것과 같죠. 테크닉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얼마나 독창적이냐에 따라서 다른 가치가 매겨지는 것입니다. 기획서는 누구나 쓰지만, 얼마나 다른가에 다른 가치가 매겨지겠죠.



Visualize

시각화한다. 머리속에 떠오른 것만으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아요. 상상을 시각적으로 그리게 될 때 생명을 얻습니다. 나는 자기최면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해왔는데, 자신이 성공한 모습을 그리는 것을 즐거워 하세요.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을 때는 머리속에 그려보세요. 표정은 어떻고, 어떤 장소에서 만났을지 그려봅니다.  


막연한 추상화된 관념이 구체화를 거치면서 비로소 뭔가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아담 스미스는 행복해지고 싶다면 스스로 언제 가장 행복한지를 깨닫는 것 부터 시작이라고 했습니다. 과연 우리는 그 이상적인 그림을 머리속에 가지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Synchronize

공유한다. 결국 게임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바로 옆의 동료에게 내가 생각한 멋진 상상에 대해서 얼마나 묘사 할 수 있습니까. 


가능하다면, 그림을 제공해주고, 합성사진을 만들어 주고, 가라샷을 만들어주고, 프로토타이핑을 해올 수 있다면 더 좋겠죠. 당신의 머리속을 스캔할 순 없어도 당신이 만들고 제시한 것들을 보면서 이해할 수는 있겠죠.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조직과 팀이 개발도 잘합니다. 당신의 상상을 보여주고 남의 상상을 받아들이는 것이 훈련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함께 뭔가 시도 하면 되는 겁니다.


나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기획자가 아무리 열심이 떠들어도 한번 보여주면 그게 제일 빠릅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게임의 모습은 무엇입니까?그것을 그리거나 만들어서 보여줄 수 있습니까? 기획자가 말만 많고 무능하다는 말은 바로 이 공유함에 있어서 뒷짐지고 있을 때 일어나는 것입니다. 


당신의 코딩능력, 당신의 스케치 능력, 당신의 문서 능력 등등을 동원해서라도 표현해보세요. 



정리.

프로그래밍은 목표와 결과물의 출력값이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물론, 과정을 풀어가는 방법은 개인차가 있겠죠. 게임기획은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가 실무에서 겪어본 바로는 목표는 같을지 몰라도, 출력값은 다들 다릅니다. 오히려, 정형화된 생각을 가진다는 것이 상당히 위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은 경험으로는 게임기획자로써 한계가 금방 올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지망생 시절에는 더 많은 게임을 해보고 더 많은 직/간접적인 경험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에 주안점을 둡니다.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처방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목표를 알고 있다면,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을 동원하던지 스스로 훈련해 갈 수 있다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아무튼 저는 단순히 책상에 앉아서 뭔가 지식을 전달받는 것으로 좋은 기획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대충 2할5푼 정도 치는 타자는 만들어 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세상은 3할이상을 치는 타자를 원합니다. 더욱이 30홈런을 치는 타자를 원하구요. 발도 빨라서 30도루 이상 하면 더 좋겠습니다. 그리고, 결국 기억 되는 것은 최고의 홈런타자와 최고의 도루왕, 타격왕들만 생각나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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