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에 대한 이해
내가 진행했던 프로젝트 리더들은 순수 기획자 였다기 보다는 코딩업무를 했왔던 프로그래머 출신들이었습니다. 때문에 저는 게임을 만드는 동안 더욱 높은 수준의 시스템 이해력을 필요로 했었습니다. 그들의 높은 수준의 프로그래밍 능력에 비하면 저는 완전한 프로그래머라고 생각하기 어려웠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스크립트와 툴을 완전히 익히는데 주력했습니다. 뭔가 스스로 내 생각을 구체화하고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뒤에야, 나도 역시 개발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코딩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도 의문도 많이 들었습니다. 과연 더 좋은 컨텐츠를 구상해야 할 기획자가 단순 코딩을 하고 있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열심이 코딩해보기도 했고, 리더 몰래 열심히 기획서를 써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부터인가, 그 둘이 결국 같다라는 결론에 도달하더군요.
기획자라면 자신이 만드는 제품에 대한 이해도는 아주 높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크립터로 코딩을 참여하다보니 보다 더 낮은 차원에서 시스템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단점이라면, 조금 더 큰 그림을 봐야하는데 그 부분까지 시야가 잘 보이지 않았던 점. 그리고, 구현의 가능성을 먼저 검토하다보니 자유로운 상상력의 제한이 있었죠.
기획자가 생각한 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그걸 상대에게 이해시킬 수 있다면 베스트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언어는 모두 다르고, 모두 다른 시각과 눈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코딩을 하던, 잘 작성한 기획서를 쓰던 이러한 행위들의 그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소통"이었습니다.
기획자들의 좋은 능력들
일단 조직 그 어느 누구나 코딩 능력은 갖추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html이라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곧 개발력이 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것은 개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필수까지는 아닙니다.
개발회사가 개발력은 단순히 코딩을 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이디어를 잘 정리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대한 표현력은 더더욱 필요합니다.
제가 수 년동안 기획자로 살아오면서 좋아하는 이상적인 기획자에 대한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결과물의 30%를 이해시킬 수 있는 문서 작성 능력
글을 잘 쓰는 것은 좋습니다. 그래서 게임회사에서는 국문학과나 문예창작학과가 우대받는 이유도 이런 이유입니다. 높은 수준의 작문 실력은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력을 가지게 하며, 눈앞에 그 추상적인 것들을 그려줍니다. 만약 당신이 그림을 잘 그려서 표현해 줄 수 있다면 이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모두의 머리속에 있는 그 것을 시각화하고, 기획 의도를 잘 살려서 만들 수 있도록 표현해 주는 것이 기획자의 좋은 능력중에 하나입니다. 작가나 예술가들이 좋은 예시입니다.
2. 결과물의 50%를 이해시킬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만약 당신이 화술이 좋거나, 생각한 것들을 잘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더더욱 좋습니다. 특히, 여러명 앞에서 당신이 말한 것을 통해서 청자들의 생각을 하나로 뭉치게 한다거나, 어떤 메세지를 전달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좋습니다. 정치인들이 좋은 예시입니다.
3. 결과물의 70%를 이해시킬 수 있는 프로토 타이핑 능력
사실, 상대에게 이해시키거나 보여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완전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복잡한 메커니즘을 알려주는데는 이것만한 것이 없습니다. 프로토 타입의 의미는 상당히 큽니다. 기획자가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프로토 타이핑을 해낼 수 있다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리고 이왕이면 동적이나 인터렉션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서 기능의 간단한 원리나 구현을 느낄 수 있게 해주면 더욱 좋겠습니다. 아니면, 가장 유사한 형태의 서비스나 기능을 찾아내는 검색력이 탁월해도 좋구요.
게임디자이너의 진정한 의미
30%, 50%, 70%라고 적어둔 것을 전부다 잘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런 능력을 갖춘 팀원이 한명씩 있다면 더욱 효율적인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많은 게임기획자들이 자신의 장점을 잘 모릅니다. 그저 앉아서 뭔가 데이터를 찍어낸다거나, 기획안을 만들면 되겠지 생각하지만 그것이 효율적인지는 다시한번 생각해봐야합니다.
모든 게임기획자들은 게임디자이너라고 합니다. 디자인이란 바로 당신의 상상력을 표현해내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만의 표현법을 찾고, 그것을 통해 상대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게임기획, 그 이상" - YK아이디어스쿨
카카오톡 상담 - ykideaschool, @와이케이아이디어스쿨
게임기획/게임개발/게임디자인아카데미/게임기획자매니지먼트
'게임개발자 > 게임개발컬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컬럼] "당신은 왜 게임기획자가 되려고 하는가? - 입문하는 게임기획자지망생들에게 (4) | 2015.01.15 |
---|---|
[컬럼] 게임기획자가 되기 위한 준비운동 세가지, 그리고 내가 게임기획자가 된 계기 (0) | 2014.12.24 |
[컬럼] 새로움을 창조하는 게임디자이너(게임기획자)에게 아이디어란? (0) | 2014.11.04 |
[컬럼] <게임>기획과 게임<기획>에 대하여 (0) | 2014.11.04 |
[컬럼] 게임 기획자가 되는 유일한 방법 (9) | 2014.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