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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보스톡 여행] 블라디보스톡 첫인상과 여행 팁 - 블라디보스톡 20160808

스타(star) 2016. 8. 17. 02:31

블라디보스톡에 대해

러시아어로 Владивосток 이라고 불리우는 블라디보스톡(Vladibostok)은 러시아 극동의 연해주 도시입니다. 서울에서 불과 78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매우 가까운 거리입니다. 거리상으로는 1160km 떨어진 도쿄보다도 가깝고, 980km 떨어진 북경보다도 가깝습니다. 

문제는 중간에 북한이 끼어 있다는 것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갈 경우 대한민국 국적의 비행기들은 북한 영공을 지나갈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쪽으로 굉장히 크게 우회해서 비행합니다. 그래서 비행시간이 길어집니다. 반면 러시아 국적의 비행기들은 북한 영공을 그대로 통과해버리기 때문에 훨씬 빨리 도착가능합니다. 

해상 경로로는 예전에 속초에서 출발하는 스테나 대아 해운 배편과 동해에서 출발하는 DBS 크루즈 해운이 있는데요. 스테나 대아는 현재 운항이 중단되어있고, DBS 크루즈만 정기적으로 운항하고 있습니다.

일단 восток 바스똑의 뜻이 동방이고 владеть 블라제쯔가 지배하다라는 뜻에서 동방을 지배하다라는 오묘한 단어가 만들어 졌습니다. 

인구는 구글 쳐보면 대략 60만명 정도 되는 중소도시 정도 되겠습니다. 겨울이 매우 길고 여름이 짧습니다. 10월에서 3월까지가 바다가 얼어 붙어 있을 정도입니다. 여름은 짧지만 그렇다고 시원하지도 않더군요. 제가 8월에 가니 30도 까지도 올라갑니다.



관광지로써의 매력

일단 가까워서 그런지 몰라도 단기 가이드 투어가 많은 편입니다. 호텔이 대부분이고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 등의 소규모 숙박지가 조금 부족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에어비앤비에서 뒤져봤을 때도 게스트하우스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게스트하우스의 숙박시설도 열악한 편입니다. 관광이 잘되어 있는 도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영어는 거의 안통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키릴문자는 아예 읽는 것 조차도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특유의 대국 마인드가 있습니다. 우리가 왜 영어를 배워야 되지? 라는 생각도 있고, 무엇보다도 서구권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여행을 오기가 참 애매합니다. 그쪽 입장에서는 교통도 불편하고, 관광지라고 하기에도 좀 애매하기 때문입니다. 

관광에 대한 정보는 의외로 블로거들의 글이 제일 많습니다. 일본에서나 홍콩등에서 트립어드바이저를 매우 유용하게 이용했는데 블라디보스톡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정보가 거의 없고 가게에 대한 평가가 매우 적게 올라와 있습니다. 



볼거리와 먹을거리

볼거리도 정해져 있습니다. 중앙혁명광장, 독수리 전망대, 아르바트거리, 극동대학, 블라디보스톡 기차역, 추모공원 정도가 전부일 것입니다. 다른 블로그 글을 봐도 거의 이 정도 패턴입니다. 심지어 저는 저 위의 관광지들을 세 번씩은 돌아다닌 것 같습니다. 동네가 좁아서 걷다보면 그냥 지나치는 곳 들입니다. 

저는 프리모르스키 스테이지 극장에 매일 가서 공연을 봤는데요. 이런쪽으로는 앞으로 기대해볼 만한 컨텐츠가 많아질 것 같습니다. 러시아 발레를 직접 보니 확실히 다르긴 다르더군요.

음식은 매우 안맞습니다. 아주 짜거나, 또는 아주 기름집니다. 주식은 밀가루로 만들어진 빵이나 고기들입니다. 쌀도 보기 어렵고, 야채도 찾기 어렵고, 과일도 보기 힘듭니다. 해산물은 좀 있는 편입니다. 저녁 8시만 넘어도 대부분의 식당은 문을 닫거나 라스트 오더를 받고 끝냅니다. 



음주문화와 치안

밤늦게도 술을 파는 곳은 조금 있습니다. 한국 처럼 안주 들을 챙겨서 먹는 스타일입니다. 러시아라서 보드카를 많이 먹을 줄 알았는데, 정작 여름이라서 그런지 대부분 맥주를 마십니다. 맥주는 대부분 러시아 맥주인 발티카(발쯔까)를 마십니다. 발티카 맥주는 종류마다 번호가 있습니다. 마셔보고 입맛에 맞는 맥주로 드시면 됩니다. 저는 7번~8번을 주로 마셨습니다. 

치안은 솔직히 괜찮은 편입니다. 밤에 술먹고 막 돌아다녀도 크게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으슥한 골목이 많고, 러시아 사람들도 술을 워낙 좋아해서 취객들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시비가 붙거나 하면 안됩니다. 러시아는 말보다 주먹이 더 가까운 친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나다니다 보면 여자 혼자 있는 것 같다고 말 막 걸고 하다가 어디 선가 남자친구 나타나서 시비 붙을수 있습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말보다 주먹이 더 가까운 친구들이 많습니다. 근데 더 큰 문제는 밤 10시가 되면 애초에 할게 없어서 돌아다닐 이유도 별로 없습니다. 



교통과 물가

운전이 워낙 험해서 사고 목격 종종 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여행 기간 삼일동안 자동차 사고 두번이나 봤습니다. 길건너거나 할 때 조금 겁날 정도로 운전 험하게 몰고 다닙니다.

직접 운전하는 것은 비추입니다. 우선, 우측핸들이 많고, 신호등도 별로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주차난이 심각합니다. 저녁 되면 거리에 차가 쏟아질 정도로 교통체증도 있습니다. 

특히나 택시가 제일 심각합니다. 미터기 따윈 없고, 무조건 쇼부쳐서 가야합니다. 가격이 버스 요금의 최소 10배에서 30배까지 받습니다. 저는 버스로 4정거장 거리를 30배 요금을 내고 타기도 했습니다. 공연시간에 촉박해서 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밤에는 택시 등록도 안한 야매 택시가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버스는 매우 저렴합니다. 20루블 이면 어지간한 관광지들은 충분히 돌아다닐 정도입니다. 하지만, 버스들이 워낙 낙후되었고, 잔돈이 없으면 요금을 거슬러 주지 않기 때문에 잘 타야 합니다. 기사들도 대부분 불친절하고 영어는 아예 안통한다는 사실 명심하세요. 

물가는 워낙 저렴합니다. 환율도 내려서 안그래도 낮은 물가가 더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아이스크림 사먹으면서 바가지를 엄청 당했는데 그래도 버틸 정도로 저렴합니다. 도시에서 어지간한 가게들은 신용카드 사용 잘됩니다. 러시아 동전과 지폐 바꾸기 워낙 어려워서 카드 사용 권장합니다. 여행하면서 1만 1천루블 들고 갔는데 삼일간 다 쓰기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마지막에 거하게 레스토랑 가고 어거지로 기념품 안샀으면 반도 못쓸 뻔 했습니다. 



러시아 미녀와 프라이버시

러시아 여자 이쁘냐는 질문을 한 100번도 더 들어 본 것 같습니다. 정말 이쁘긴합니다. 특히 20대 초중반의 나이의 미녀들은 정말 환상입니다. 거리마다 홈쇼핑 모델들이 걸어다닙니다. 김태희가 와서 서빙하고, 한예슬이 커피 타준다는 말이 틀린게 아닌 것 같습니다. 문제는 아예 언어가 안 통하다보니 커뮤니케이션이 아예 안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러시아에서 그나마 친해졌던 율리아는 그나마도 영어가 조금 가능하고 러시아 사람 답지 않게 붙임성이 좋은 편이었기 때문에 겨우 이야기가 진행 될 수 있었습니다.

동남아시아에서 먹히는 한류가 여기서는 아예 씨알도 안먹혀서 애초에 K-POP이니 드라마니 하는 관심사 공유도 안되고 있습니다. 말을 걸어도 엥 왠 동양인이 여기에? 라는 시선이 더 강합니다.

결혼도 한국보다 훨씬 빠르고 출산률도 한국보다 나아서 그런지 젊은 엄마와 애기들이 많이 보입니다. 문제는 나이가 좀 들면 급격한 노화로 인해서인지 몰라도 고운 아주머니들을 거의 못보았습니다. 대부분은 살이 엄청나게 찌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식습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 찍는 것도 굉장히 싫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블로그 포스팅할 가게 사진을 찍는 것도 노 포토를 외치는 곳들이 꽤 있었습니다. 하물며 사람들과 사진 찍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한장 같이 찍자고 해도 못알아 듣고, 카메라를 들이대면 녯녯(아니오아니오)하면서 자리를 피하곤 합니다. 대체로 무뚝뚝합니다. 음식같은게 나와도 친절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내 앞에 접시를 툭툭 놓는다거나 다리 꼬고 앉아서 주문을 받는다거나 하는 것은 비일비재합니다. 



추천사

블라디보스톡을 여행지로 추천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조용하다, 낯설다, 저렴하다가 주요 이유일 것입니다. 실제로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 해봤는데 여기가 정말 조용해서 너무 좋다고 합니다. 

저 역시 해변공원이나 아르바트거리에서 한적한 여유를 느끼기에는 너무 좋았습니다. 참 신기하게 이렇게 가까운 극동 지방에 백인들이 90% 이상 몰려 사는 도시가 있다는 것이 생소하긴 합니다. 가격이 저렴하다보니 종종 휴식처로 놀러오더라도 부담이 덜합니다. 가까운 일본보다도 여행경비가 훨신 덜 들어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베리아 횡단열차 여행에 대한 로망이 항상 존재하는 곳입니다. 그런 장거리 여행이 누군가에게는 대단히 큰 도전 일 수 있지만, 여기서는 일상의 일부일 뿐입니다. 그냥 모스크바까지 가야겠다 싶으면 내일 떠나는 열차를 타고 출발합니다. 확실히 블라디보스톡에 와보니 여기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그냥 여름 방학에 기차타고 떠나는 여행에 불과합니다. 역시 사람은 넓은 대륙에서 살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