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게임개발컬럼

게임 기획자 지망생들이 만들어야할 포트폴리오와 좋은 기획자 선별하는 방법에 대하여

스타(star) 2014. 7. 17. 02:14

현업의 눈높이와 지망생의 현실적인 실력

그 동안, 게임기획자를 지망하는 학생들을 바로 곁에서 코칭하고 느꼈던 것을 좀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또한, 이 글을 보고 계실 실무자분들에게도 기획에 있어서 신입들에 대한 선구안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지망생은 지망생대로 뭘 만들어야 할지 문제이고, 뽑는 사람은 뽑는 사람대로 어떤 기획자가 좋은 것인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포트폴리오 과정의 의미

사실, 게임을 가르치는 교육기관들의 단기적인 목표는 최대한 수강생이 원하는 회사에 취업시키는 것입니다. 취업율은 학원을 홍보하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입니다. 학원들의 단기적인 성과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러다 보니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게임 기획이란 부분은, 유저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해줘야할지에 대해서 폭넓고 깊은 생각과 사고를 해야하는데 이런 생각을 자꾸 하다보면 아무래도 빠른시간안에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더군요.



교육자로써의 유혹

가르치는 입장에서 상당히 많은 인내심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분명히 쉬운 방법이 있었거든요.

좋은 예시를 하나 펴놓고 그걸 일단 따라하게 하면 그럴싸하게 시작합니다. 적어도 앞에 놓여있는 문서들을 보고 따라서 비슷하게는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근데 사실 생각해보면 이게 제일 안 좋은 습관중에 하나였습니다. 결과론적으로 이렇게 기획을 배운 학생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것을 베끼는 것이 기획이라 생각합니다.

 


게임 디자이너로 눈을 뜨게 하기

수강생이 진정한 게임 디자이너로의 눈을 뜨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은 정말 어려웠습니다. 다음과 같은 방법을 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 우선 가르치는 강사들 조차 쉽고 편하게 수업할 수 있는 방법을 버려야 했습니다.

- 학생들이 지금 당장 해결하지 못하더라도 차분하게 자기 자신을 믿고 따라올 수 있게 하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합니다.

-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환경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출 수 있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지망생의 분류

수 많은 지망생들을 상담해보고, 그들이 원하는 요구사항들을 들어본 결과, 다음 같은 부류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 아예 방법 조차 머리속에 그리지 못하는 사람.

- 남의 것을 봐도 이게 뭘 의미하는지 유추하지 못하는 사람.

- 이미 게임 기획을 어느 정도 해내는데 무리가 없지만, 더 성숙한 수준의 게임 디자인 실력을 원하는 사람

-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몇 가지의 수단으로 겨우 표현해 내는 사람

-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다양한 도구와 툴을 이용해 여러 방향으로 표현해 낼 수 있는 사람.

 

 


우리가 선택한 방법

위와 같은 경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선택한 방법은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첫번째로는 실제로 기획자 역할을 하는 강사들의 기획하는 모습을 자세히 지켜보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부모에게 배우는 것과 비슷하게 말이죠.


- 단지 게임 기획이란 것을 이론적으로 가르치는 모습이 아니라, 강사들의 정체성을 느끼게 하고, 게임을 대하는 자세나 자료를 수집하거나 가공, 처리 하는 과정을 관찰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 생각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관찰 할 수 있도록 노출하고 그런 생각과 행위를 흉내내게 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어깨너머로 배운다는 것을 실제로 접목시킨 것이죠. 이 효과는 실제로 대단한 것이라서 우리는 금세 이 방법을 다양하게 적용해 봤습니다.


- 예를 들면, 업계의 선배를 초청해서 문제해결능력을 보여주거나, 다른 학생들의 작업과정이나 결과물을 지켜 보는 것입니다.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다 같이 관찰해나갑니다. 병원으로 치자면 레지던트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아 저렇게도 생각하고 해결할 수 있겠구나, 저런 툴도 쓰는 구나 하면서 배워 나가는 것입니다. 덕분에 한 클래스에 모인 대부분의 학생들이 뭔가 새로운 툴이나 기능을 보여주면, 수 많은 학생들이 그것을 따라 배웁니다. 심지어는 강사들조차 새롭게 배우는 것들이 있습니다. 다룰 수 있는 툴이나 자료를 수집하는 능력은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두번째로는 수강생의 입장에서 원하는 게임 기획자(디자이너)의 모습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주는 것입니다. 각자의 특기와 장점이 있기 때문에 강사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흉내내고 베끼는 것을 넘어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시장에서 필요로하는 모습을 갖춰 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었습니다.


    - 어떤 학생의 기획서와 자료라고 하더라도 오래동안 보면 익숙해집니다. 일정한 주기로 계속해서 클래스의 담임을 교체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도 항상 새롭고, 그들의 단점들이 더 명확히 보이고, 그들의 특징들을 더 잘 확인 할 수 있었죠.


    - 오히려, 이런 변화 속에서 학생들은 더 잘 적응해 나갔습니다. 분명 기획을 평가 하는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현재, 대한민국에 이것이 완벽한 게임 기획이다라고 보여줄 수 있는 강사는 흔하지 않습니다. 자기 스스로도 100% 만족하는 게임 기획서를 만들어내기 어려우며, 현업에서도 100%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합니다.


    - 게임 기획자 스스로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사실이라고 믿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우리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게임 기획이란 것을 가르치고 있지만 여전히 재미라는 진리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속에 있다고 말합니다.

       

      세번째로는 우리가 이 친구들을 이미 기획자라고 생각하고 인정한 상태에서 같이 일을 해보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강사라는 타이틀보다 PD라는 타이틀을 더 듣길 바랍니다. 일정 기간 단위로 우리가 함께 돌파해야할 프로젝트를 만들고 그 것을 함께 돌파해나간다는 것이죠.


      - 오히려 우리는 팀원을 다루는 것처럼 학생들을 대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했죠. 회식도 하고, 오히려 더욱 회사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각자 맡은 파트가 있고, 자신의 역할이 있고, 자신의 특기를 살리고, 커뮤니케이션을 해나가면서 조직을 유지해나가고 가치를 창출해 내는 일을 실제로 경험 시키는 것이죠.


      - 가상의 공간이라도 이러한 워게임은 상당히 효과가 높았습니다. 학생들의 일정을 전부 실제 개발팀에서 활용할 수 있는 툴로 구축을 한다던지, 실제 개발을 진행한다든지, 실제로 회의시간과 업무시간, QA 시간을 가진다든지 하는 것을 통해서 미니 회사를 다니는 느낌을 연출하는데 주력했죠. 오히려 취업을 하는 시점이 되면 회사를 이직하는 듯한 느낌도 들 정도로 만듭니다. 결과적으로는 우리와 함게 한 1년을 통해서 실제 학생들은 경력1년에 버금가는 경험을 가지고 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 학생들에게는 사실 여기가 첫회사나 다름 없습니다. 같이 공부한 친구들이 프로젝트 팀원이고, 개발동료이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그들은 그 어떤 업계인맥보다도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게 가르치기

      포트폴리오 과정에서는 수강생이 복사-붙여넣기 하는 것을 배우는 것은 좋지 안습니다. 지난 경험과 판단들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것 부터 시작합니다. 어째서 이렇게 판단해서 결과를 만들어 왔는지. 왜 이런 기획을 했으며, 왜 이런 작업물이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했는지를 더 먼저 떠올리게 합니다.


      기획의도에 대해서 끊임없이 집중을 하게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수강생이 추구하는 게임 기획(디자인)의 스타일을 구축시키려고 합니다. 포트폴리오 과정이 끝난 이후에 학생은 더 이상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이 생기면 안됩니다.


      그들은 모두 생각하는 것들을 표현해 낼 수 있으며, 그 결과물도 스스로 생각해낸 해결책이며, 심지어 창의적이기까지 해야 합니다. 이런 결과물을 들고 현업에 가야 오랫동안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다른 것을 몰라도 게임 기획에서 좋은 신입이라면, 무수히 많은 자료와 데이터를 다루는 능력은 필수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자료조차 컨트롤 못하는 사람은 자료 처리에 급급하기 때문에 여유가 없습니다.


      적어도 그 자료들 속에서 능동적으로 패턴을 파악하거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식화하고, 독특한 발상을 설계 단계까지 구체화해 나가면 됩니다. 아니 적어도 누군가에게 자신이 발견한 그것을 설명해 낼 수만 있어도 다행입니다.

       


      좋은기획자를 만들어내는 것은 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좋은 게임 기획자를 길러내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훨씬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현업에서 봤을 때, 좋은 신입을 뽑는 방법은 직접 자신이 만든 테이블이나 문서들을 설명해보라고 시켜보는 것입니다. 그 안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내 놓은 답들인지 판단해 보시길 바랍니다. 기획서보다는 기획일기를 뒤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는, 일정표를 첨부하는지 확인해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파일명이나 버전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유심이 보시길 바랍니다. 이 부분은 습관적인 것이라서 단기간에 만들어질 능력들이 아닙니다. 적어도 보관과 정돈을 어떻게 하는지만 보더라도 자료를 취급하는 자세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습니다.


      정 판단이 어려우면 과제를 한번 제출시켜보면 됩니다. 특히 많은 시간을 주지 않고 과제를 시켜보면 학생들의 실력은 금세 드러나게 됩니다. 과제가 기껏해야 이런 부분은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서 수준의 기획서라면 안됩니다. 더 깊은 고민과 실제적인 설계까지 들어간 것이어야 합니다.


      또 한가지는 잘 사용하지 않을 툴을 이용해서 어떤 아이템이나 리소스를 제작하고, 기획을 시켜보게 하는 것입니다. 배운 것만 할 수 있는 친구가 있고, 새로운 것이라도 전략적으로 접근하여 익히는 친구가 있습니다. 학습능력이란 것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또 심지어는 난이도가 높다 생각이 되면 알아서 포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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