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인디게임개발

게임기획 개발 연구일지 - 20160211

스타(star) 2016. 2. 12. 00:32

간만에

항상 기획서보다 기획 일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나 스스로를 되돌아 보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더라. 맛집이며 여행이며 많이 찍고 돌아다니곤 했는데 정작 내가 제일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은 여전히 게임 기획과 개발에 대한 연구 분야였다. 이것들과 관련해 오랜만에 관련된 일지를 적는 것 같다. 

스쿨을 차린지도 벌써 2년이 넘었다. 게임 기획을 가르친다는 것은 참 부담스러운 일이다. 강사로써, 대표로써, 개발자로써 그 동안 지나간 것들을 생각해보면 주마등 같이 스쳐지나간다.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것들이 있고, 반면에 학생들 스스로 깨우쳐야 하는 것들이 있었다. 솔직히 이 세상에서 게임을 만드는 방법은 수 백 가지의 길이 있다. 또한, 그런 방법들로 만들고 싶어하는 게임의 장르도 수 백가지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만들려는 사람의 생각들도 모두다르다. 처음에는 나도 "게임을 만드려면 이렇게 해야한다"라는 식의 방향으로 접근했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식으로도 할 수 있다"라는 것들이 더 많아졌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게임의 개발과 기획의 깊이에 숙연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 종종 생겼다.

게임 개발을 해보면서 가장 좋은 공부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역시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나 스스로도 거의 2년간 8편에 가까운 인디게임을 만들어 보았다. 스쿨내에서 학생들과 과제삼아 만들어 본 적도 있었고, 강의를 하기 위해 혼자 끄적여 본 것들도 많았다. 시간과 기술, 투자가 모두 부족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단지 지금 만드는 것이 훗날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란 믿음을 심어 주는 것 뿐이었다. 그것은 학생들에게 종종 취업이라는 목표와 당근으로 포장되곤 했다. 그 동안 많은 시행착오와 연구를 하며 밤새 공부 했던 학생들이 자신들의 발자취를 돌아보고나서, 그리고 그들이 스스로 무엇을 만들어 냈는지 깨닫고 나서는 놀라워하곤 했다. 그들은 당연히 취업이 잘 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학원을 다녔다기 보다는 1년 동안 R&D회사를 다닌 셈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든 스쿨이 해오고 있는 일들을 대학교에 빗대어 보곤 했다. 나는 대학원이나 연구실을 다녀보진 않았지만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모습이 마치 교수가 운영하는 연구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각자 PD들이 맨 위에 존재하고 가장 중심되는 연구 과제를 선정한다. 그리고 각자 시간을 확보하고 프로젝트들을 진두지휘한다. 각 학생들은 PD들의 연구원으로 배속해 주어진 과제와 자신의 연구를 진행한다.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학생들이 연구하면서 만든 결과로 포트폴리오라는 것이 만들어 진다. 

이것들이 지난 시간 동안 우리가 계속 해오던 일이다. 처음에는 PD들이 일단 각자 알고 있는 지식들이 통하는지를 시험을 해봤다. 여전히 내 지식들이 시장에서 쓰일 수 있구나 라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터 어느 시점인가 부터는 스스로 시장을 선도해나가기 시작했다. 최근 구직 시장에 지나치게 뛰어난 스펙의 신입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절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이런 연구들을 국가나 대학, 기업으로부터 지원없이 계속해서 진행해 나간다는 것이 분명 쉽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PD들이 학생에 대한 사랑과 게임에 대한, 게임 개발에 대한, 게임 기획에 대한 열정 없이는 올 수 없었을거라 생각한다. 

기획자들은 곧 항해사들이다. 그들은 재미라는 넓은 바다를 헤엄쳐다닌다. 좋은 대륙을 발견할 수도 있고, 적당히 살만한 보금자리 정도는 마련할 수 있는 외딴 섬을 발견할 수도 있다. 쏟아지는 각종 최신 기술 속에서 기획자들에게 어디로 향하고 어디로 피하라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뭔가 파도에 이끌려 가는 것 보다는 제대로 항해라는 것을 해보고 싶었다. 그 동안 많은 기획자들이 작은 널빤지에 매달려서 표류해가면서 게임을 만들어 나갔다면, 이젠 그들의 노하우들을 모아서 제대로 전해줄 필요가 있었다. 시간을 좀 들여서라도 큰 배를 만들기도 하고, 우리가 가야할 목적지를 연구해보기도 하고, 기록을 남겨두는 시간을 갖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어딘가는 항구마을의 역할을 할 곳이 필요하다. 단지 연안 바다만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은가? 좋은 항해사들이 많다면 콜롬부스처럼 신대륙을 발견할 수도, 마젤란처럼 세계일주도 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다. 앞으로 종종 매일 있었던 일들과 연구들을 당분간 적어야 할 것 같다. 



당분간

근 1년 동안 가장 관심있게 보고 있는 것들은 TRPG와 크라이엔진이다. 이전에는 RPG Maker를 가지고 놀았었다. 이것들을 가지고 깨작 거리고 있을 뿐이다. 샌드박스라는 표현을 쓴다. 대체 무엇을 만들어 낼 지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꾸준히 연구의 가치는 있는 것들이다. 그 완성의 최종 형태가 무엇일지 모르겠지만 글을 쓰다보면 정리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제자들이 만들던 작품들 중에는 이렇게 드랍되어 버린 것들도 있다. 이런 것들을 주워모아서 마무리하고 완성하는 것이 나의 취미이자 일이다. 리소스가 부족해서 항상 아이디어를 짜내고 도로 학생들과 다시 상의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중에 대부분은 다시 버려진다. 도저히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몇 일 전에는 공부하다가 다른 게임들의 언패키징을 해보기도 했다. 말그대로 해킹이다. 파일 구조를 뜯어다 보고 리소스는 어떻게 구성했는지 찾아본다. 에셋을 추추출해서 가지고 이리저리 굴려본다. 저작권 때문에 뭔가 재배포하는 것은 어렵다. 이건 마치 어렸을 때 내가 하던 짓과 너무나도 닮았다. 나는 어린 시절 게임의 에디트에 관심이 많았다. 도스 게임들은 대부분 메모리 공격에 취약했고, 간단한 헥사 코드 수정만으로도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었다. 게임의 돈을 무한정으로 늘린다거나 이동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들은 에디트 측에도 못들었다. 어떻게 게임 개발자가 되었냐고 물어본다면 적어도 나는 이게 아마 시작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하루는 게임엔진을 켜보고 이리저리 만져보았다. 비로소 쓸만한 배경을 만들어 냈다. 텍스처를 입히는데까지 꽤 애를 먹었다.



아래의 사진은 꼭 날 닮았다. 내가 꼭 만들어보고 싶은 풍경 같은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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