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주말의 단상. 일주일의 생각.

스타(star) 2013. 8. 18. 04:01

1.

금요일. 뜻하지 않게 동안 절친 티지와 몽형님과 함께 놀러나갈 일이 생겼다. 이래저래 컨텐츠를 교육받은 티지가 꽤나 사고방식의 큰 변혁을 맞이하게 된 듯. 뭐 놀랄일도 아닌데, 단지 역학에 대한 진실을 조금 알았을 뿐인데.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참. 아는 만큼 보이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참 신기한게, 내가 그렇게 쫑알대며 이야기 할때는 돌부처같던 친구가, 다른 전문가가 이야기 하니까 완전 다르게 느껴지나보다. 뭐 그런것 같다. 사람은 가까울수록 오히려 더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생긴다. 에이 너가 설마? 이런 것? 원래 이슬람교도 그랬다. 메카에서 인정못받고 메디나로 쫓겨갔다가 군대를 이끌고 다시 왔지. 그것을 기념하여 메카를 다시 되찾은 것을 헤지라라고 한다.


2.

문득, 생각해보니 반년 가까이 수입이 전혀 없었다. 동생이 혼자 집안 일을 탱킹하고 있는 것 같아서, 괜시리 미안해졌다. 내가 욕심부려서 시작했던 집안 프로젝트들이 지금은 온갖 어려운 일은 동생만 하고 있는 것 같다. 조만간 돈을 좀 벌어오긴 해야겠다. 하루종일 프리일 찾다가 괜찮은 생각이, 아트유와 함께 뭔가 광고쪽일이나 영상취재 일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뭔가 혼자보다는 팀으로 움직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전화를 해봤는데 받질 않네. 기획자와 디자이너가 있는데 뭐가 어려운 일이있겠는가. 혹시라도, 크레이티브한 일이 필요한 사람은 연락을 내 프로필에 적힌 메일로 연락을 주시길 바란다.


3.

목금 형제낙서 원고를 좀 보고, 우리가 20챕터 하기로 했는데 지금 3/4 정도 지점에 온 것 같다. 스크립트가 많이 부족한데 아마 탈고작업하면서 3~4일 정도 노력하면 뭔가 나올 것 같다. 사실, 우리들 아트유나 나나, 누구도 해보지 않은 일이어서 힘들었을 텐데. 어쨌든 여기까지 온것만으로도 참 대견하기도 하고, 고생 많았다. 남은 작품 잘 마무리해서 한번 우리가 생각했던 종이책 제작까지 한번 밀어부쳐보자. 지금 굉장히 힘들고, 이것저것 생각도 많이 들고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알지만, 그래도, 한달전에 우리의 모습에 비하면 지금 상당히 이것저것 해야할 것들이 많아졌잖아? 그 만큼 한걸음 성장한 거고. 당초 목표했던 20챕터 마무리하고 조촐하게 쐬주나 한잔해야겠다. 마라톤도 원래 30키로 지점이 제일 힘들다. 우리가 딱 지금 거기에 위치해있나 보다.


4.

이래저래 망중한 팀도 이제 기획이 거의 다 나오고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역시 의정부 형이 퇴사하고 본격적으로 디자인 뛰어들어서 다행이다. 나 혼자 기획했으면 역부족이었을텐데, 두 달간 질질 끌던 것이 형이 제대로 잡고 시작하니 일주일 만에 끝나버렸다. 8월 말까지는 우리가 생각한 것 만큼 해야하는데, 역시 뭐든 혼자보다는 팀이다. 이제 뭔가 한번 제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필요한데 내가 얼마나 또 역량을 발휘해 내느냐가 관건. 


5.

그래도, 사업자 내고 기틀마련하고, 기반 닦아놓았던 것이 하나둘 자리 잡혀가니까 이제 좀 생활과 현실에 눈 돌릴 수 있겠다. 여전히 사장님, 대표님이라고 이야기 하면 쑥스러워서 그냥 작가, 프로듀서 등으로 직위보다 직책으로 불리워지길 원한다. 뭐 당장은 돈벌어 오는 것도 없고, 취재와 컨텐츠 만드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아직은 삽질하던 와중에 형태만 겨우 갖춘 건데, 그래도 짧은 기간동안 참 이것저것 해보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반 년동안 또 수 천만원 말아먹어보면서 비싸게 배운 경험들. 


6.

오랜만에 재희를 만났다. 거의 삼년만인듯. 온라인으로만 잘 있는지 안부만 묻다가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기도 하고 그랬다. 야구장에서 맥주 홀작거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 친구가 참 빨리 성공했으면 좋겠다. 일찌감치 자기길을 걸어가기 시작한 몇 안되는 친구인데, 그래도 민폐끼치지 않으려고 하고 어디서나 1인분 이상은 하려고 해서 참 보기 좋다. 내가 더 많이 뭔가 해주고 싶은데, 아직은 우리 둘다 각자 벌인 것만이라도 수습하자. 참. 좋은 작가 한명 또 발굴해서 좋은 것 같다.


7.

L과 만나서 오랜만에 영화를 관람했다. 좋은 일이다. L의 친구 덕분에 재미있게 보냈다. 내게 그래도 이렇게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주고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예전에 그렇게 내가 바빠서 맨날 미루던 만남이 이제는 내가 시간이 좀 생겼으니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만나는 일을 할지도 모르겠다. 인터뷰, 기자 일이 조금 들어올 것 같은데 뭐 좋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은 말과 글이니까. 누굴 만나서 무슨 이야기든 하고 싶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즐겁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8.

나도 안다. 항상 마무리가 아쉽다는 것을, 그래서 이제 내 일을 내가 하기로 했다. 더 이상 도망칠수가 없게 만든셈이다. 그렇게 해야 내가 전력투구 할테니까.


9.

너무 피곤해서 글이 잘 안써진다. 이제 쉬라는 건가보다.

쉬자. 안녕. 그리고 나 괜찮으니까 부담없이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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