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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권人으로 살아간다는 것" - 격투게임 철권에 대한 기억(2).ssul

스타(star) 2014. 3. 6. 05:32

2005년 이후 기억

2005년 부터 철권 배틀팀 GG팀에서 활동 한 것을 비롯해 각종 동네 대회들 석권하고, 텍센에서 활동. 물론, 배틀팀내에서는 실력이 썩 좋지 않았음. 왜냐면 전국구로 쟁쟁한 사람들이 워낙 많았으니까. 과연 어떤 사람들이냐? 간단히 투극 대회 회상으로 설명해 드리겠음.


2005 투극 대회 예선에 참가하였으나, 1회전에서 광견진을 만나서 탈락, 당시 한국 대표 우승자는 절정의 감각을 뽐내던 스티브 NIN. 나도 여태까지 단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음. 딱 한번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가봤지만, 5라운드에서 짠발하나로 패배. 


2006 투극 대회는 철권DR로 팀전이었음. 나도 참여 했는데 AURA 팀에게 패배. 그 당시 쿼단/리디/200원이 이끄는 발란스팀과 냉명성인/나락호프/프리시아가 이끄는 AURA팀이 일본행 티켓을 먹음. 하지만, 그들도 일본에서 전부 탈락. 아참, NIN이 이끌던 팀도 당시에 예선에서 탈락. 


2007 투극 대회 이후로는 회사 생활을 시작해서 참여를 못했음. 한국대표 NIN/쿼단/200원의 드림팀이 4강에 오른 걸로 기억함. 


2008 대회 부터는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음. 철권 6로 넘어온 시기였고, 사실 국내에서는 유저층이 넓어졌음. 또, 텍켄 크래쉬 등장으로 인해 프로게이머 등장. 본인도 이제 그냥 고수 게이머 정도로 전락함.


기억에 남는 네임드 유저

일단 우리 GG팀 길드원들을 제외하고, NIN, 홀맨, 쿼단, 냉면성인, chichi, 엔비, 트리플.h, 200원, 뺑신영, 광견진, 리디, 지삼문에이스, 미스티 등등 이런 사람들과 매일 같이 노량진 정인이나 대림동 그린게임랜드에서 하루종일 철권만 하고 살았음. 평일에도 하고, 주말에도 하고, 아침에도 하고, 밤에도 하고.


철권 할 때 일화를 말하자면, 보통 하드하게 플레이 했던 철권인들이 동네 작은 오락실에 가면, 화장실 가고 싶은데 두 시간을 앉아서 일어나지도 못했음. 양아치들에게 오락실에서 협박 받은 적도 한 두번이 아니고, 전원을 꺼버린다든가 오락기를 부신다던가 하는 일들 숱하게 일어남. 하지만, 진정한 철권인은 그런 일 따위에 흔들리지 않음.


철권5에서 아머킹으로만 700게임 가까이 플레이 했고, 그것도 주력 캐릭터가 아니었음. 주력이었던 킹으로는 1300게임 정도 플레이 했음. 아마도, 철권 5시절에만 3000게임 이상을 정도 한듯. 당시 게임이 한게임에 300원이었으니까. 대략 시리즈당, 게임비로만 100만원을 쓴 것. 하루종일 철권을 하고, 밥도 사먹고, 사람도 만났으니 기회비용까지 생각하면 1년 동안 수 백만원을 지불한거나 다름 없는 듯. 승률 65%를 유지했음.


참고로, 이러한 연승 인증 샷이 몇 개 더 존재한다. 아래와 같은 슈퍼연승을 기록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는 이야기. 당시 최고 감이 좋았을 때, 승률은 72% 넘었고 개인적으로 역대 철권에서 기록한 최고 연승은 40연승이었다. 3시간 30분인가 한자리에서 플레이를 했다. 지금은 사라진 강남역 지하 세종게임월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30연승 이상 하면, 당시에 캐릭터 카드를 한장 줬다.

 

철권人으로 산다는 것

지금와서 생각하면, 왜 이렇게 철권에 매진했는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 보자면, 철권뿐만 아니라 격투게임이라는 것이 사람의 심리와 마음을 읽고, 기억하고, 속이고, 기만하고, 빼앗고, 승리하는데서 오는 느끼는 즐거움의 매커니즘이 있다. 사소한, 1승이라하더라도, 남자로써 자존심이 걸린 것이고, 60초에 인생을 다 걸고 즐기는 도박같은 마력이 있다. 또한, 처음에 이길 수 없는 상대를 연구해서 승리하여 우위에 섰을 때의 그 승리감은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다. 또한, 결투본능을 대리하여 폭력성을 줄이는 효과도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하기도 한다. 

철권6랑 BR은 다음에 인증 올리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