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2011 1차 일본 도쿄 출장

[일본 여행] 게임 런칭 행사 참가 준비 - 도쿄 출장 이야기(1) 20110629

스타(star) 2016. 8. 1. 04:38

첫 해외 출국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아직은 내가 회사원이었던 시절이다.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한지 얼마 되지 않은 무렵이기도 했다. 게임이 수출이 되어서 이제 일본에서 서비스를 진행해야 하는데 일본의 퍼블리셔에서 출장을 요청이 들어왔다. 

내가 일본 서비스 담당이기도 했고, 팀에서도 일에 지친 나를 해외로 적극 내보내려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막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했기 때문에 해외 출장이 쉽지는 않았다. 나는 반쯤은 설레이기도 했지만 다른 마음 한편에서는 반쯤은 포기하고 있었다. 

솔직히 나는 그 전까지 해외를 나가본 적이 없었다. 군대를 늦게 갔기 때문이었다. 25세가 넘도록 군대를 안간 남자들은 해외에 나가고 싶어도 허가 절차가 복잡했다. 구체적으로 해외를 나갈 때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비행기는 어떻게 타야하는지도 잘 몰랐다. 

그래도 우선 여권부터 만들어 두라는 조언에 여권부터 만들어 두기로 했다. 그런데 나도 몰랐는데 여권 만드는 것 부터 문제가 쉽지 않았다. 

대체복무 중에는 아무리 길어도 최장 5년 이상 여권을 만들수가 없었다. 지금이야 10년짜리 여권을 만들 수 있겠지만, 당시에는 5년이 한계였다. 게다가 국외여행허가서도 받아야 여권을 만들 수 있었다. 국외여행허가서는 참으로 여기저기서 필요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국외여행허가서를 받은 뒤에 구청으로 향했다. 관악구청으로 갔는데 퇴근후에도 밤 늦게까지 여권을 만들어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었다. 여러모로 관악구청이 아니었다면 내 해외여행은 다음으로 미루어졌을지도 모른다.




외모에 대한 평가

날짜가 촉박해서 사진도 구청 앞에 있는 사진관에서 즉석완성으로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지금 보면 굉장히 어색한 모습이다. 5년 전의 내 젊은 시절인데 지금보다 더 못생긴 것 같다. 한창 외모에 대해서 몰지각하고 신경조차 안쓰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친구는 생겼던 것을 보면 이성을 만나는 것에서 외모가 차지하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병무청과 해외여행

출장까지 남은 시간이 불과 일주일 정도 밖에 없었기 때문에 여권을 받는데 제일 빨리 나오는 관악구로 가서 신청을 했다. 여권이 나오자마자 다시 병무청에도 여행 소식을 알려야 했다. 산업기능요원은 대체복무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국외여행허가를 받아야 했다. 

만약 국외여행허가서가 발급이 안되거나 늦으면 애초에 비행기 시간을 정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팀원들이 전부 비행기 예매가 끝났지만 나는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었다. 부랴부랴 국외여행허가서 신청을 팩스로 보냈는데 하루가 지나도 빨리 도착하지 않아서 조마조마 했던 기억이 난다. 국외여행허가서를 받는데까지 1.5일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여권받는데 2.5일, 허가받는데 1.5일 걸렸다.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국외여행허가서가 도착하고 나서야 안심이 되기 시작했다. 비행기표를 늦게나마 예매하고 정말 어렵게 어렵게 해외에 나갈 수 있었다. 이번 일을 겪고나니 나는 일하다가도 갑자기 훌쩍 떠나는 땡처리 여행 같은 것은 힘들겠구나라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되었다. 사회에서 신분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자유롭지 못하니 마음의 병이 생기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