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주말이 지났다.

스타(star) 2015. 6. 3. 02:51
1.
화요일이 되어서야 정신이 번쩍 든다. 여기가 어디인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른다. 가끔 이렇게 조타를 놓고 있을 때면 어디로 항해하고 있는지 잊을 때가 있다. 사업하는 사람이 정신이 없고 바쁘다는 것은 좋은 징조이다. 그렇게 많은 일을 깔아놓다보면 어떠한 형태로든지 보상은 돌아온다. 그것이 꼭 현금으로 되돌아 오지는 않는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돌아오기 마련이다. 내가 행한 모든 행동들은 세상을 돌아서 나에게 다시 흘러들어온다. 


2. 
주말에 친구들과 먹었다. 정작 자리를 주선해 놓고도 오분만에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리기에 너무 늦어버렸다.누군가에게는 그것이 게임이고, 누군가에게는 그 시간에 섣부른 판단들을 하기도 한다. 다들 너무 가볍고 쉽게 생각한다. 다들 어 괜찮아. 나도 시간 괜찮은데 이런 말들을 너무 필터링 없이 받아들인다. 결국 깨작거리다가 체했는지 어땠는지 각자 되돌아서서 갈길을 간다. 사람들이 각자 생긴대로 살고, 그 시간들을 즐기면 되는데 다들 너무 남 얘기하는 것 좋아한다. 결국 아무도 감당 못한다. 이 자리의 최대 이득은 누구인가. 


3.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정말 어이가 없기도 했다. 어떻게 이 거지 같은 기분을 되돌려 줘야할지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간사하고, 요사스럽다. 그런 말 한마디에 놀아나는 나도, 너도 우습다.



4.

어. 저번주말에 주관한 모임은 어땠어. 응 그래 좀 바빴던거 같네. 어 너도 예약했구나 그래 다음주 맞어. 니가 말해준대로 하니까 되더라고. 아 너는 그날 가는구나. 감기조심하고. 응 그래 이번 주말에 저녁먹을까 어때. 아 이번주에도 사람들 만난다고. 시즌중에는 바쁜거 알지. 나도 보드 타러 다니는데 겨울에는 주말에 서울에 잘 없어. 그럼 금요일 저녁은 어때 나 그날 시간 되는데. 아, 보충 해주러 간다고 알겠어. 끝나면 몇시인데, 아홉시라고. 다음날 일찍 나가야하니 안되겠네. 우리 그냥 이렇게 하자. 바쁘다고 말하지 말고 그냥 지겨워졌다고 말해. 너도 나도 착한척 그만하자고. 너무 바쁘다고 하지만, 사실 그것은 이미 우리가 중심에 들어있지 않다는 거야. 



5.

길을 찾듯이 나는 몇 번이나 고민하고 메세지를 보내. 넌 나를 이해할까. 한심하다 생각해. 징하다 생각해. 해달라는대로 다 해줬더니. 이제와서 재미없다니. 그런 웃음은 다 찢어 버리고, 너에대한 믿음은 다 갈아버릴게. 이제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너의 주위를 멍청하게 맴돌아. 끊을 듯 말듯 미련을 밀고 당기다. 그 새끼한테 전해 밤길 조심하라고. 심심풀이 땅콩이 너무나 분해서 그리고, 이제 기회가 온다. 생일 축하해. sorry 미안해. 지난 밤 내 잘못을 후회했어. 그래 더는 피곤하게 안할게. 그냥 이제 오늘 이후로는 서로 각자의 갈길을 가자. 근데 마지막으로 한번만 봐야지. 나에게도 사과할 기회를 줘야지. 그래야 깔끔하게 정리 될 것 같아. 니 얼굴이 잘 안떠오르네. 사람 없는 곳으로 가자. 그래 가서 우리 잠깐 십분만 얘기하자. 정말 모르니. 더 달려봐. 그래봤자 넌 내 앞에 있는 걸. 날 달래봐. 속삭여줘. 널 가져가려해. 이상한 소문이 들려. 한 여자가 어제 저녁 비명과 함께 사라졌다는 군. g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