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당신 별이 될 준비를 하세요.

스타(star) 2016. 11. 11. 02:45

1.

한 때 별이라는 표현은 내 가장 약점이자 떠올릴 때마다 무서운 트라우마이기도 했다. 그래. 난 그 것이 사람 이었다는 것을 몇 달이나 뒤에 알게 되었지. 나는 기분이 너무 나빴어. 그 자식 얼굴만 보면 한대 치고 싶었어. 아 이거 진짜.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미련을 부렸지. 너의 홈피에 올라오는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부아가 치밀었지. 너의 일촌 댓글 파도타고 0으로 보냈어. 486으로도 보냈어. 1004로도 보냈어. 근데 결국 시간이 약이더라. 한 때는 내 방황의 이름이었고, 질투의 원천이었지. 그래. 그러게 한동안 앓고 나니 이제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2.

다 접을 수 밖에 없었겠지. 버텨봐야 얼마나 버티겠어. 그 글 보는 사람 나 밖에 없어. 누구를 위해 중계하던 가식적인 행복이었겠어. 애초에 그렇게 완벽한 행복이 있을리가 만무하지. 원래 SNS와 현실의 행복은 반비례하는거 모르니. 여기가 행복해질수록 현실은 시궁창이 되. 여기가 불행해 질수록 현실이 아름다워지는것이 수순이야. 이제, 유일한 독자마저 외면하니 폐기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아니겠냐. 니가 준비한 컨텐츠들 재미 없더라. 그 왕관의 무게를 아무나 감당 할 수 있는 것이 아냐. 그 긴 세월을 보내는 동안 내가 이런일 한두번 겪어봤겠니. 맞아. 글과 사진은 온 세상에 뿌려지겠지. 과연 그런 뻘같은 텍스트들을 흩날리면서 스스로 책임 질 수 있다 생각하니. 혹독한 비판과 세간의 관심을 받으면서도 그 흔들림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보통이 아냐. 


3.

이왕 이렇게 된거 더 힘들었으면 좋겠다. 순간의 판단 미스가 어떤 일을 초래 했는지 잘 봐봐. 감당조차 못할 정도로 더 큰 일이 터졌으면 좋겠다. 옛날보다 더 악화일로를 걸었으면 좋겠다. 아니. 가만 놔둬도 그리 되더라. 보통 말이지 잘하는 사람은 그다지 이를 악물고 버티려고 하지 않아. 그냥 자연스러워하지.

'에세이 > 오늘의 항해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되돌아보기 그리고 2017년  (0) 2016.12.31
시험보기 -2시간전  (0) 2016.11.27
그래 맞아.  (0) 2016.11.08
너무 바쁘게  (0) 2016.10.14
3년만에 자동차 구매  (0) 2016.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