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Continent of the Ninth

블렌헤임 연대기 (The Chronicles of Blenheim) (2)

스타(star) 2012. 7. 24. 02:37

제 2부 – 전설의 시대(Age of legend)

종족의 탄생

아케네와 라크단이 벌였던 전쟁의 흔적은 수 천 년의 시간이 흘러 세계의 아득한 곳으로 사라졌다. 블렌헤임에는 다양한 동식물들이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살아가고 있었고, 아케네가 선택한 피조물들 역시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찾아 대륙의 이곳 저곳으로 세력을 넓히며 번성하기 시작했다.

여러 종족들은 수 많은 흥망을 거듭하며 오랜 세월을 보냈다. 머나먼 서부에서 동부 지역까지, 크고 작은 싸움이 벌어졌고, 힘이 약하거나 뒤떨어진 종족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승자는 역사를 만들고 패자는 전설을 만들었다. 모든 이들의 머리 속에서는 조물주에 대한 기억도 점차 흐릿해져 갔다. 그 옛날 두 신들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는 낡은 유적의 비석에 적힌 고대어나 대대로 내려오는 노래, 치열했던 전투의 유적지에서나 짐작해 볼 수 있을 뿐이었다.

     

템페레 왕국

블렌헤임의 중부 지역은 수 많은 종족들이 발을 들인 땅이었다. 인간과 엘프들 뿐만 아니라 북방의 노르간트, 심지어 오크 종족 등의 수 많은 세력들을 이 지역에서 마주칠 수 있었다. 혼란스러웠던 이 지역을 강력한 인간의 첫 국가가 통치하게 되었다. 그 역사는 템페레 지역의 개척의 사냥꾼이라는 뜻을 가진 오마라는 다난 족의 영웅이 출현하면서 시작된다. 다난 족은 풍부한 삼림자원과 광물자원의 축복으로 강한 무기를 만들어내고, 그 힘을 바탕으로 주변 동맹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뛰어난 군사력으로 동맹을 통합했던 다난 족이지만 통치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루헨이나 아그노스와 같은 조언자들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오마의 원대한 목표는 흩어진 인간 부족들은 결속하고 평화를 구축하는데 큰 힘을 기울였다. 그는 구성원들의 생활과 문화를 공유할 수 있게 장려하였다. 공정한 정치를 위해 법전을 집대성하였고 통치의 기준으로 삼았다. 구성원들은 처음에는 이 낯선 영웅을 반기지 않았으나, 그의 지혜와 다난 족의 힘을 눈으로 보면서 인정하게 되었다. 오마의 이상적이고 잘 정비된 계율 속에서 많은 이들이 그를 따르게 되었다.

사회의 규모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부족 영웅들의 추대 속에 오마는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그때가 338년. 오마는 빔펠리 지역에 템페레 왕국을 성립하고 1대 국왕에 올랐다.

     

아르미드 부족

템페레 왕국이 성립이 될 무렵, 먼 동방에서도 강대한 세력들이 여러 차례 세워지고 사라졌다. 끊임없이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졌고 그 누구도 통일의 업적을 달성하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그 중에서 아르미드 족은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는 부족 중에 하나였다. 특이하게도, 이들은 백 년이 넘도록 아토모스의 돌을 지켜오고 있었다. 부족의 지도자는 평생 이 작은 돌을 보관해야 하는 의무를 가졌지만, 세상 누구도 그것의 용도나 사용법은 알지 못했다.

아르미드의 4대 부족장은 지얀 하리드라는 자였다. 그는 강대한 그룬카 부족에게 여러 차례 패배한 후 자신들이 더 이상 이 곳에서 디딜 곳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들에게 남은 선택은 그룬카 부족에게 항복하거나, 최후까지 싸우다가 죽는 것이었다. 다른 부족들과 동맹을 맺는 방법도 있었지만, 하리드는 고심 끝에 전혀 뜻밖의 의견을 내 놓았다. 그는 금단의 땅이었던 헤론그리드 산맥을 넘어 새로운 터전을 찾는 것이 어떻겠냐는 뜻을 모두에게 전했다. 부족민들은 자신들의 힘으로는 더 이상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모두들 하리드의 의견을 따르게 되었다.

여정은 길고 험난 했다. 오백 명이 겨우 넘는 아르미드 족은 수 개월 끝에 헤론그리드 산맥의 동쪽 라인을 넘게 되었다. 아직 인간의 발이 닿지 않은 평원이 펼쳐졌고 멀리 나그리아 바다의 수평선이 보였다. 그들은 이 땅을 아르미드의 땅이라는 뜻으로 '아르카'라 이름 붙였다. 모두들 이곳이 자신들의 새로운 터전이 될 것임을 짐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운명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르미드 족은 믿기 어려운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수평선 너머로 거대한 차원의 문과 '나우렌'의 결계를 찾은 것이다. 그들이 한걸음 더 다가서자 순간, 하리드의 품속에 있던 아토모스의 돌이 밝게 빛을 발하며 떠올랐다. 허공에 떠 있는 아토모스의 돌은 곧 결계를 향해 날아갔고 부딪히면서 작은 균열을 냈다. 처음 보는 이 낯선 유적과 광경에 모두가 당황했지만, 누구도 이 현상에 대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아르미드 족은 차원의 문과 나우렌을 가장 가까이서 접한 최초의 부족이 되었다. 이들은 나우렌과 차원의 문을 관찰하며 그것이 미치는 영향과 비밀들을 연구해나가는 한편, 또 다른 아토모스의 돌이 어딘가에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들은 뛰어난 여행자를 양성하는데 주력하기 시작했다. 그들을 교육하기 위한 천문학과 점성술, 고대어에 관한 학문이 크게 발달하였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과학과 정신력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 졌다. 후에 대륙의 사람들은 이들을 가리켜 마법사라 부르곤 했다.

대륙으로 여행을 떠난 아르미드 족의 일부가 고대의 흔적과 유적지에서 차원의 문과 나우렌에 관한 자료를 가져왔다. 또한, 대부분은 비슷하게 생긴 돌이었지만, 극히 희박하게 새로운 아토모스의 돌을 가져오기도 하였다. 아토모스의 돌은 매번 같은 현상을 보이며 차원의 문을 지키는 결계의 균열을 더욱더 크게 만들어 갔다. 차원의 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까지 아르미드의 마법사들은 끊임 없이 대륙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델파스트의 이주민들

서쪽 지역은 수 세기 동안 인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외부에 알려진 대로 고블린, 놀, 임프 등과 같은 야만적인 부족들이 여전히 그들의 전통 방식을 따르며 생활하고 있었다. 또한 인간들에게는 그저 험악한 괴물이라고만 알려진 몬스터들이 소규모의 집단을 이루고 살고 있을 뿐이었다.

오래 전 이 지역을 여행한 유명한 모험가인 로크 폴루이두스는 이 지역을 돌아다니며 델파스트 견문록을 남기게 되었다. 이 문서는 수 년간 빛을 보지 못했으나, 의도치 않게 템페레 전쟁으로 인해 주목 받기 시작했다. 수 년간 계속된 전쟁에 지친 자들은 하나 둘씩 기회의 땅이라고 불리는 델파스트로 향하게 되었다.

그 후로 델파스트의 해안가를 따라 수 많은 마을들이 생기고 사라졌지만, 이 지역을 다녀간 모험가들은 가장 안전하고 안락한 곳으로 워터포드 마을을 이야기 하곤 했다. 초창기에는 작은 해안 마을에 불과했던 워터포드 마을은 필레몬 촌장에 의해 눈부신 발전을 이룩하여 모든 여행자들에게 뜻 깊은 목적지가 되었다.

필레몬은 풍부한 자원과 바다에 인접해 있는 지리적 특성을 적절히 이용하는데 성공했고 많은 개척자들과 상인, 그리고 모험가들이 꾸준히 이 곳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 시설들을 짓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워터포드 마을은 대륙의 어떤 마을이나 도시와도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조화로운 건축이 어울리는 아름다운 마을이 되었다.

필레몬 촌장이 죽은 후 워터포드는 야심 많은 청년들에 의해 과도한 개발을 불러오게 되었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고블린과 임프, 놀들을 숲의 깊은 곳으로 몰아냈지만 필연적으로 그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돈을 모으는데 급급한 상인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았겠지만, 흩어져 있던 몬스터들이 점차 조직화 되고, 잠들어 있던 마물들마저 깨움으로써 워터포드는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인간 마을을 향한 몬스터들의 약탈과 공격이 점점 빈번해지기 시작하자 워터포드 마을은 자체적인 무력으로 이들을 제압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델파스트의 모든 지역은 이제 탐욕스러운 목적을 가진 자들과 용병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 옛날 로크 폴루이두스가 말했던 그 평화로운 델파스트의 모습은 이제 보기 힘들게 되었다.

     

노르간트 족의 운명

렉코산맥이 펼쳐져 있는 북방지역은 수 많은 설인과 수인 등의 종족들이 활약하던 곳이었다. 수 많은 종족들이 오랜 기간 싸워온 결과 전쟁은 점차 노르간트와 웬디고의 싸움으로 크게 압축 되었다. 외부와의 교역을 일체 단절하고 원시적인 삶을 고집하는 웬디고와 달리 노르간트는 일찍이 인간들과 접촉을 함으로써 인간문명과 많은 것들을 공유할 수 있었다.

노르간트의 마그누스 1세는 야심 가득한 정복자였다. 그는 웬디고들로부터 여러 지역을 빼앗는데 성공했고 정복지의 웬디고들을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강력한 통치는 웬디고들에게 심한 반발심을 가지게 했으나 마그누스 1세가 통치하는 기간만큼은 억제될 수 있었다. 비록 표면뿐이었지만 영광스러운 시대가 잠시 동안 계속 될 수 있었다. 국력이 맹위를 떨칠 무렵에는 마그누스 1세가 템페레의 북부 지역에 군사를 배치 시킨 것으로도 템페레의 사절단이 평화조약을 위해 달려오기도 하였다. 마그누스 1세는 검은 바다 너머의 델파스트와 동쪽의 론-하스에까지 사절들을 파견하며 위용을 과시하였다.

그러나 노르간트의 운명도 초대 국왕인 마그누스 1세의 죽음 이후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노르간트 왕위계승을 둘러싼 내분은 결국 웬디고들이 탈출 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했으며, 반란 세력에 의한 수도 함락이라는 치명적인 사건을 겪게 되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수년 간 계속되면서 많은 노르간트인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남은 이들이 렉코 산맥 외곽에 위치한 도시 러너스 빌에 모여 다시금 힘을 합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