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주말, 주말.

스타(star) 2013. 8. 4. 22:49

1. 

어제 이태원에서 아이폰5를 주웠는데, 하도 핸드폰 찾아주고 별 진상들을 다 만나봤기 때문에 고민을 좀 했음. 다시는 이런거 주워도 그냥 경찰서 보내버리던가 우체통 넣어버리던가 하겠다고 글도 썼었는데.


그런데 자세히 보니 모든 메뉴가 일본어인 것임. 문자가 오는데 도저히 해석 불가. 전화번호부에서 가족 친구라도 찾아보려고 했는데 해석 불가. 


아마, 여행 왔다가 핸드폰 잊어버린거 같은데 어떻게 할까 더 고민했음. 곧있으면 815 광복절이기도 하고, 그냥 골치 아픈데 내다버릴까 하다가 어디선가 멘붕하고 있을 외국인 생각하니 좀 불쌍하기도 하고, 전화를 걸었는데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암. 아이폰5 충전도 할 수 없어서 위험을 무릎쓰고 내 번호를 알려줬음.


지하철도 잘 모를텐데 석계역까지 용케 찾아와서 배터리 다 떨어진 아이폰5 전달식을 거행함.


2. 

오토바이 폭주족한테 헬멧은 쓰고 타라고 했더니 욕과 위협운전으로 감사함을 전해오더라. 그냥 그러다 죽던지 말던지 내버려뒀어야 하는건가? 솔직히 뉴스에서 청소년들 계도하다가 개죽음 당한 사람들도 있고 해서 조금 쫄리기도 하더라고. 


근데 나도 방법이 잘못되긴 했다. 아무리 답안나오는 폭주족들이지만, 얘들이라고 하대하면서 이렇게 이렇게 해. 라고 명령조로 하는 건 좀 문제가 있었다. 내 의도는 좋을지 몰라도, 전달은 좀 개선해야겠다. 폭주족들한테 배우다니.


어쨌든 결론은, 얘들아 다치지 말라고 그런거니까 조심이 타라. 마무리 되긴 했는데 상대의 반응은 내 모습의 거울인데. 나도 꽤나 공격적인 성향이다. 도로이고 운전자라 그런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는 것이 이것인가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