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불 임금으로 골머리 썩고 있는 스타입니다. 얼마 전부터 계속 진행중이던 사건일지 이어서 적어보도록 하죠.
제가 블로그 적으면서 몇 가지 제 상황에 대해서 적지 않은 부분들이 있습니다.
- 제가 근무하던 곳은 학원입니다.
- 고용계약서가 아닌 강사위촉계약서를 작성했다.
- 총 받아야 할 금액은 100만원대.
- 고용보험을 비롯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마인드 컨트롤
일단, 오랜만에 글을 올리게 되어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체불자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생계형 근로자들이 많다는 거죠. 당장 한달 벌어 한달 먹고 사는 분들이 많아서 일에 치이고 자금회전의 어려움에 빠지면 챙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이 사건에 매달린다고해서 쉽게 해결이 나는 것도 아니거든요. 이래저래 시간은 시간대로, 돈은 돈대로 손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임금 뿐만 아니라, 자신의 기회비용도 날아가게 됩니다. 업주들이 가진 카드 중에서 임금체불은 노동자에게 주는 가장 큰 고통에 해당합니다. 경제력이라는 멱살을 잡고 숨을 조르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작정 배째라 식으로 차일피일 지급을 미루기 시작합니다. 사람의 가장 약점 중에 하나인 나약함을 가지고 노는 것이거든요. 그러다 보면 스스로 급여받기를 포기하거나 흐지부지 되기 마련입니다.
스스로가 무뎌지기 전에 강하게 몰아부쳐야 그 관성으로 끝까지 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뒤늦게 날아온 방문 날짜
원래는 3월 초에 방문 스케쥴이 잡혀 있었는데 한참 지난 후에야 출석 요구 편지를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설날이 끼어있다 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사업주와 함께 3자대면 하기로 했었는데 기회가 무산되었네요. 1차 출석은 사업주가 안나왔고, 2차 출석은 제가 통보를 늦게 받아서 못 나왔었죠.
어쨌든 사업주가 출석한 날에 아래와 같은 문자를 받았습니다.
3월 말까지 처리기간은 연장되었었었구요.
당사자 주장이 상이하다고해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연히 그 쪽도 자기들 주장을 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예상한 결과였죠.
어짜피 진흙탕 싸움인데 뭐 어쩌겠습니까.
저도 심히 짜증나는 일이지만 차근히 다음 절차들을 밟아나가야겠습니다.
3차 출석 방문과 강사들의 현주소
어쨌든 방문 날짜가 되서 3차 출석을 했고요. 그 쪽 입장에 대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일단, 감독관이 해주는 이야기에 대해서 정리를 하자면 이렇습니다.
- 강사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근로자성이 부족하다.
- 근로자가 아닌 경우에는 고용노동청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 노동법에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형사건으로 고소를 할 수가 없다.
- 감독관의 권고에 따라 어쩔 수 없이 고소취하.
- 근로자라고 하더라도 돈을 받아야 하는 것은 어짜피 민사의 영역으로 가야한다.
- 업주는 강사(저를 말하는 겁니다)에게 약간의 급여를 생각하고 있는데 강사가 학원에 방문하지 않아서 지급을 못하고 있다.
- 이후의 진행은 민사로 해결하던지, 자신의 근로자성을 입증할 자료를 더 가져와라.
실질적으로 근로자 취급 안되면 아무것도 안됩니다. 공무원들의 태도에 실망도 하긴 했지만, 이 분들도 원래 룰에 따라 움직이는 분들이므로 어쩔 수 없죠.
지금까지 증빙한 자료들로는 근로자성을 입증하기 어렵고 노무사측에도 연락해본바 이 부분에 대해서 좀 난색을 표하더군요.
제 고용 형태가 풀타임이 아니라 파트타임이고, 계약서에는 강사위촉계약서라고 적혀있었고, 마지막 항목이, 여기에 적혀있지 않은 부분은 근로기준법에 준한다라고 되어 있는데, 사실상 그 부분을 무시하더군요. 아무래도, 이 부분은 강하게 걸고 넘어가면 어찌 될 것 같기도 한데, 근무시간이 주 20시간이라 아무래도 이걸로 물고 늘어지기에는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저는 이번 사건을 진행하면서 대한민국에서 학생들 가르치고 있는 강사들이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이건 진짜 전국에 있는 학원이나 대학들이 작정하고 시간강사들 급여를 떼먹겠다고 마음 먹으면 받아내기 정말 쉽지 않아 보이더군요.
확실히 이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물론, 강사를 근로자로 인정해버리면 그것도 그것대로 문제가 커질 것 같긴합니다만, 작금의 상황은 이상합니다. 몇몇 판례가 기본급을 받으면 강사 인정을 해주는 사례도 있었긴 한데 지금같은 상황은 문제가 많죠.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는 현실과 괴리는 이런 것들입니다.
- 학원 대표나 원장의 의견에 따라 과목, 시간, 장소등을 배정받는 경우가 많다.
- 수강생이 부족하거나 모자르면 내던져지기 쉽다. 한마디로 짤리기 쉽다. 직업자체가 불안정성이 큼.
- 학사행정, 자습감독, 학원 재등록 권유 등의 업무는 절대 하면 안된다. 만약 한다면 직원이다.
어쨌든 사건 종결로 처리해놓고 이제 민사로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오늘 오전에 노무사와 전화를 했는데,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딱 고용노동청에서 해야할 일에 국한되더군요. 그리고, 저도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상은 더 이상 노무사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사실 이 부분을 해결해서 진행하려면 한계를 느꼈습니다. 저 혼자서 안됩니다. 변호사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노무사의 조언대로 일단은, 소액이기 때문에 법률 구조공단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이것도 쉽게 결론이 나지 않으면 법무사나 변호사 선임까지 가야할 것 같습니다.
저도 어디까지 가야할지 모르는 상황이고 앞으로 몇 달이 더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절대 포기 안합니다.
이후의 부분은 다음에 또 연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을 정독하신 분들에게 해드릴 말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여러번 말씀드리지만, 제일 좋은 것은 저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것보다도 노무사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저보다도 훨씬 노동법에 대해서 전문가들이시고, 제가 드리는 정보는 제가 밟아온 히스토리에 관한 것일 뿐이지 일반화할 수는 없는 사례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카톡이나 이메일, 리플로 상담 요청을 해주셨는데,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정신적인 위로나 멘탈 관리에 관한 부분이고 실질적인 내용에 관한 부분은 대부분 노무사나 고용노동부에 방문하는 것을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저에게 "노무사를 찾아가야할까요?" "고용노동부에 방문해야 할까요?" 이것은 좋은 질문이 아닙니다.
가면 갈수록, 저 혼자만의 싸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이고, 저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사람이 열심히 살다보면 이런 일도 겪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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