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뭔가 글 쓰기 참 힘든 날. 일, 연애, 상념

스타(star) 2014. 7. 25. 03:45

오늘 솔직히 오랜만에 글좀 쓰고 싶어서 일찍 나왔는데 그러게는 못할 것 같다. 벌써 새벽 두시를 지나고 있다. 


집에오자마자 뭘 먹어야하나로 이런 쓸데 없는 고민들 하다가 시간이 다 가버렸다. 살짝 한잔하고 자야겠다






요 얼마동안 멘탈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사실 제 정신 차리고 살기 힘든 세상에서 초점 흐리지 않고 서있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일이 아닌가 생각든다. 그렇다면 질문을 다시 던져봐야지. 멘탈을 흔드는 일들은 어떤 것들이 있었나?

최근에 사세 확장이라든지,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을 찾기 어려워했던 것이 제1 원인이었던 것 같다. 초보 사장이 뭐 별 수 있나. 겪고 있는 모든 일들이 생소하기만 한걸.

뭔가 부진하거나 실수를 하거나 잘못되었다는 소리를 들으면 경영자가 뭔가 소홀해서 놓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이것은 사실이다. 회사가 벌인 일은 모두 경영자 탓이다. 경영자의 의도대로 경영자가 선택한 것들을 했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내 안에서는 인정하기 싫은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 같다.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는데, 못하겠다. 안하겠다는 말은 죽어도 안꺼내고 싶었는데, 내가 모자라기 때문인 것 같더라.

몇일간 부산을 떨면서 분석해보느라 시간을 많이 보냈다. 세상 일이라는 것이 어디 하나 쉬운 것이 하나 없다. 내 맘대로 하고 싶은데 그렇게 세상이 움직여 주지 않으니까 답답할 때도 있다. 분명, 예전에 효과적이었던 것들이 효과가 약해지고, 또, 브랜드 파워가 그만큼 생기지 않고 하다보니 조급해 진 것 같다.

근데 생각해보면, 원래 세상이라는 것이 함수가 아니다. 어떤 입력값을 넣어서 어떤 답이 나오는 프로그램이 아니란 말이지.

조용히 생각좀 해보고 싶은데, 뭔가 심각했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또 곰곰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일인 것 같다. 어짜피 큰 흐름을 놓고 봤을 때는 이건 일시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새 좋은 버릇인지 나쁜 버릇인지 모르는 습관이 생겼다. 일단, 큰일이라고 할지라도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니까 좋은것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현실을 즉시하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참 우스운 것 같다. 누가 보면 정신차리라고 하고, 누구는 지금처럼 하면 된다고 한다.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는데, 문제는 남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는 거지.

이게 참 웃기는게 몇 십년간 사업해온 삼촌을 보면 어머니가 그렇게 고집 부린다고, 남의말 절대 안듣는다고 욕을 하곤 했는데, 정작 내가 그러고 있다. 사장이 자기가 판단해야지 누구 말을 듣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




아.

솔직히 정신이 조금 부족하다.

그러고보니 요새 또 솔직히라는 말 참 많이 쓴다. 그럴 때일 수록 나를 얼마나 속여왔는지 궁금하다. 입 버릇처럼 사실과 솔직히라는 단어가 입에 붙었다. 나는 왜 이렇게 진실되지 못한가 생각해보면, 이게 다 지기 싫고 무너지기 싫어서 그런 것 같다. 내 마음이 들키는 것이 두려운가보다. 세상에나. 나는 또 병을 키우고 있네.




사랑

요즘은 마음껏 사랑하고 싶다.

얼마전에 누가 그러던데, 상처받는 것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사랑 하실 수 있는 분이면 되요. 라는 말. 처음엔 오 꽤 그럴사 한데 생각들다가도 이런 이기적인 표현을 봤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행복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행복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고 있어야한다고 했다. 다시 물어보자. 사랑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내가 사랑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나? 나는 솔직히 아직 대답을 못하겠다. 그렇지 못하다면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

이상형이 뭐에요라는 수도 없이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 나는 그 질문에서 한번도 속시원하게 내놓은 적이 없었다.



좋은 여자 많다.

이런 소리를 하는데, 들을 때마다 기분이 나빴다. 누가 그걸 몰라서 하는 소리가 아닌데. 문제는 그런 사람이 쉽게 나타나던가요?

나도 참 솔직하지 못한 것 같다. 애써서 자기를 속이려고 한다.

평생 속이면 그건 진실이 된다고 또 여전히 믿고 있네. 아니, 어떻게 보면, 이것도 더 사랑하고 싶어서 다 내가 지어낸 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쉽게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는 그 이유를 좀 들여다 봤다.

이십대에는 그 감정과 마음을 어떻게 해야할지 도저히 갈팡질팡하곤 했는데, 삼십대가 되니까 이젠 그걸 즐기더라, 마음대로 키웠다 줄였다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할 따름.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참 좋은 것 같다. 지금 내 감정과 내 상태를 보다 잘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 동안, 내가 이십대에 비해서 변한 것들을 살펴 보자.

이십대 때는 여자친구의 통금이 너무 아쉬웠다. 그녀들도 그것 때문에 나에게 미안해하곤 했다. 그 당시 나에겐 여자는 곧 욕망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지독한 열병을 앓고 난 이후에 삼십대에 접어들고 나니 확연히 스스로가 달라지더라.

이젠 오히려 여자도 자기의 생활과 영역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이제는 그녀들에게 통금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그게 뭐 대수로운 일인가 싶기도 하다.

사실, 여자와 밤을 보내는 것도 더 이상 신비한 일도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당신을 빨리 들여 보내야 한다는 이런 사실 들로는 더 이상 나를 설레이게 하거나 아쉬움에 빠트리지 못한다.

점점. 나이가 먹어갈 수록 사랑에 모든걸 걸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보게 된다.

여자를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여자의 본질을 알아버렸기 때문인가 보다. 그래서 점점 더 사랑하기 어려워진다. 아무도 사랑할 수 없게 된다.

나는 그저 너를 원할 뿐이다. i want you. 그러면 그녀들은 i need you라고 답해왔다. 그녀들은 섹스도 사랑을 얻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했다. 여차저라 어렵게 나는 마음을 열고, 나는 널 삶의 동반자라고 생각할 때 쯤이면, 놀랍게도 그녀들은 거래를 제안해 왔다. 결혼이라는 걸로. 너는 나를 삶의 운반자로 생각하는 것 같다.

애초부터 그녀들의 통금은 없었다.

어짜피 너도 놀만큼 놀았다. 클럽도 다닐만큼 다녔고, 술도 마실만큼 마셨고, 돈도 쓸만큼 다 썼다. 이제는 능력 있는 남자 하나 잡아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보호자를 아빠에서 남편으로 바꿔야할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녀들이 생각하기에 나 같은 남자들은 대부분 정숙한 여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나보다. 그녀들은 그렇게 잘 팔릴만한 캐릭터를 창조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보이고 싶은 모습을 보인다. 한편으로는 내숭이었고, 다시 말해 사기였다.

점점 사랑에 빠지기가 어려워진다. 사랑은 눈이 멀어야 하는데 미치도록 눈이 멀지를 않는다. 이게 어느 새 너무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참 역설적이게도, 나는 그래서 좋은 여자가 필요하게 되어버렸다. 함께 모든 걸 버릴 여자가 필요해졌다. 나는 이렇게 절실한데, 정작 그런 여자들은 드물었다. 자본주의는 연애와 결혼을 남녀간의 M&A로 만들어 버렸다.

누가 그러던데, 야 미친년이 90%이고 정상이 10%야. 그 10%를 찾아봐라.

나는 진정한 사랑을 하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사기만 당해오곤 말았다. 남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 한껏 자신 조차 속이는 여자에게 털리기만 했다. 혼란스러워졌다.

내가 실수로라도 사랑에 빠져버렸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나름 즐거운 고독을 즐기고 있었는데, 이 남은 고독이 익숙해 지기 전에 찾아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