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2013/03/06

스타(star) 2013. 3. 6. 03:27

회사를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미적거리고 있다. 

생각을 빨리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을 보면서, 오늘은 조금 고통스럽지만, 대화를 이어가보려고 한다.


자, 곰곰히 생각해보자.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회사를 그만둔다고 내 인생이 하루아침에 뭐 달라지는지 모르겠다.

나도 곰곰히 생각해 봤다. 과연 그만둬야 하는가? 어디서부터 이 답답함이 찾아온 것이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래 아마도, 웹젠때로 거슬러 올라가볼까? 내 꿈은 무엇이었을까? 더 거슬러 올라가본다. 씨나인에 들어오기 전. 아니 게임기획자가 되기도 전에 나는 무엇이었을까? 나는 무엇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었나?


얽힌 실타래를 풀려고 하다보니 답답함이 찾아오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미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았나? 남들을 의식하고 있나? 아니면, 윗사람에게 이런말을 꺼내는 것을 무섭게 생각하고 있나? 왜 무서워 하지? 그것이 이미 상대를 염두해 두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나는 잃을것이 별로 없지 않나? 한달에 다달이 나가는 생활비는 6개월치를 미리 줘버리고, 차는 팔면 된다. 대출은 조금씩 갚으면 되고. 최소한의 생활비가 들어가겠지. 그 정도는 어느정도 동생에게 미루어 놓아도 충분하다. 한달에 100만원 정도만 벌수 있어도 당분간은 내 하고 싶은 것들 하면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해야 할일은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어학연수 준비도 해야겠다. 내 인생의 주체가 되는 일인데 이걸 왜이리 두려워 하지.

당분간 IT는 이순신 프로젝트만 진행한다. 출판사를 차리고 관련 서적을 런칭하고 판매한다. 또한, 매력학개론이라는 컬럼을 연재하기로 한다. 또는 게임 기획에 관한 책을 몇권 쓰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내 경험도 짧지 않으니까. IT서적과 미리 컨택해 봐야 겠다.

Y형은 영화 시나리오 같이 쓰자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그 쪽으로는 어찌 될지. 하지만, 시도는 좋을 듯.


사실. 굉장히 힘들다. 진실에 마주하려니 자꾸 도망치게 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게 된다. 하지만, 이럴 때일 수록 파고들어서 나와 대화를 해봐야 할 것 같다. 무엇이 하고 싶은가? 사회적인 명성을 얻고 싶나. 그리고, 내가 잊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서 소중함을 느끼고 싶다. 그리고 다른 삶도 살아보고 싶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 쉬고 싶다. 또 한가지. 도전하고 싶다. 


창업을 해야겠다. 솔직히 감히 말하지만, 이제 직장생활에서 내가 더이상 할 수 있거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학교를 그만 둘때도 그랬지만, 아무도 가지 못한 길을, 아스팔트를 깔면서 걸어가야 한다. 그것이 내 길이고 내 인생이다. 나는 남들보다 조금 빨리 고민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좌절하면서 살아가야겠다. 그리고, 망해가는 경험을 느껴야겠다. 왜 이러고 사는지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살아가야겠다. 그래서 살아 있음을 느껴야겠다. 아침 햇살도 그립고, 아무도 없는 길거리도 그립고, 머나먼 외국에서의 생활도 가슴 벅차다. 내가 해야 할일은 너무 많고, 회사를 다니면서 이 모든 것들을 하려니 너무 시간도 부족하고, 묶여 있음에 아쉬움이 크다. 


이제 그만, 놓아주자. 적어도, 온라인 게임 기획자라는 타이틀을 나는 잠시 내려 놓는다. 

그 대신 새로운 명함을 가진다. 이제, 내 별을 찾으러 떠나야 할 시간이다. 모두 미안하지만, 마무리를 곱게 하자. 실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쉬워 하는 사람도 있을 테지. 하지만, 남의 시선을 신경쓰다가는 내 인생은 어찌 될까. 책임은 나 스스로써 진다. 나는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이제. 나는 당분간 달콤한 자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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