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해가 시작되면서 왜이렇게 페이스가 빠를까 고민하다가 결국에 저번 주말에 장염이 걸려버렸다. 뭔가 이상하다 이상하다 생각들다가 걸려버린 브레이크라서 놀랄만도 했다. 모처럼의 휴식이고, 쉬는날이지만 마음만은 편하지 않았다. 이제서야 잔뜩 움츠러든다. 빨리 이 겨울이 가고 봄이 왔으면 좋겠다. 봄이 왜 스프링인가 했더니 이렇게 펄쩍 뛰어오르라고 하는 건가보다.
2.
갈등은 언제나 극복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래서 소설은 어쨌든간 결말이 난다. 자신의 결말을 보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은 보통,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거나 자신의 불행을 이겨낼 수 없는 사람들인 것 같다. 용기를 좀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쨌든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하는데, 자신이 약자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지.
3.
어느 순간 일같지도 않은 일이 일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나서 슬슬 흥미를 잃어가더라. 아무래도 협찬은 당분간 좀 보류해야 할 듯 하다.
4.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간다. 모두 한때의 바람같은 존재들 뿐이다. 내 갈길이 이리 먼데 무슨 감정을 나눠줘야 할지 도통 감이 잘 안온다. 애써서 누군가를 만나려 하지 않아도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고, 그 마음의 진실을 한장 벗겨내면 환상은 바로 무너진다.
5.
오래전에 있었던 K가 생각났다. 마지막으로 돈 만원을 빌려달라 했는데 냉정하게 거절했다. 그 아이의 삶을 봤을 때 아마도 나는 그녀에게 마지막 보루같은 존재였던 것 같다. 나는 그녀의 보루가 될 생각도 전혀 없었다. 나는 비인간적이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그 정도로 공과사가 확실했다. 나의 냉정함이 결국 그녀를 그곳까지 몰고간 것 같다. 괜히 희망같은 것 주지 말걸 그랬다. 여지도 주지 말고 빌미도 주지 말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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