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이브

스타(star) 2020. 12. 25. 02:17

1. 

시간은 이익은 물론 해악을 가져온다. 너와의 만남이 나에게 좋은 것도 있겟지만, 나쁜 것도 있겠지. 만남의 속도라는 것이 있는지 잘은 모르겠으나, 천천히 만나고 서둘러 돌아서는 것이나 서둘러 만나고 천천히 돌아서는 것이나 어쨌든 그 모든 만남과 돌아서는 것은 기쁨과 슬픔을 동반하게 되어있다. 인연이 시작된 것과 정리되는 과정 모두를 하나의 긴 만남의 과정이라 한다면 어쨌든간 나는 사람을 오래 만나고 싶어하는 편이다.

비록 우리 서둘러 만났다 하더라도 돌아서는 것만큼은 느리게 하도록. 천천히 한발자국씩 멀어져 가도록. 여운을 느끼며 각자의 안녕을 빌어주는 모습이 되면 좋겠다. 

2. 

어쨌든간 받은 것 만큼 돌려준다. 이자까지 쳐서 돌려 보내준다. 그게 여태 내가 살아온 방법이거든. 왜 기분 좋은날 나는 그토록 사람을 미워해야 하나. 그것은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대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어야 했다. 특별한 것이라 생각하지 말았어야 했다. 결국, 너무 쉽게 기대하고 기대려는 내 문제다. 실망하고 분노하는 내 모습 자체가 싫은 것일 수도 있고, 상대의 실수나 도발에 쉽게 넘어가는 단순한 면을 보기 싫을 것일 수도 있다. 그냥 이 모든 상황에서 초연해 지려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았어야 했지. 대체로 현실은 밋밋하게 흐른다. 현실감각을 잠시 잃어버린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 그리고 아무에게도 기대 따위 하지 말아. 

 

3. 

핑계 댈 필요 없고, 감당하면 된다. 자신 없으면 싸움도 걸지 말았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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