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서 2010년까지 다나와&미디어잇에 연재했던 콘솔 게임 리뷰를 옮겨왔습니다.
저작자는 다나와이고. 비영리,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기사를 퍼갈 수 있습니다.
BUNGIE의 헤일로 시리즈가 또 하나 추가되었다. 헤일로3 : ODST(궤도 강하 타격대)는 원래 DLC(다운로드 컨텐츠)로 추가될 예정이었지만, 규모가 점점 커지다 보니 결국 패키지로 전환되어 출시하게 되었다. 해외의 많은 유저들로부터 출시 전부터 헤일로2와 헤일로3 사이에 전개되는 새로운 스토리와 설정으로 관심을 받은바 있고, 출시와 동시에 다양한 매체에서 평점과 리뷰가 쏟아지고 있다. 국내 출시에 있어서는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텍스트 뿐만 아닌 음성까지 완전 한글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국내의 헤일로 유저들에게도 좋은 반응이 기대된다.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들었던 생각 중 하나는 야간모드가 많다는 점이었다. 거의 대부분의 플레이가 대낮이나 환한 실내에서 진행되었던 헤일로 시리즈였지만 이번 ODST에서는 어둡고 칙칙한 분위기에서 플레이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주목할 만큼의 그래픽의 개선은 없지만 분위기를 살리는데 중점을 둔 것 같았다. 중간에 등장하는 영상들 또한 전작과 차별화된 느낌을 준다. 상당이 우울하고 고독한 연출을 통해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키는 느낌이다.
▲ 전술 비전을 착용하면 아군과 적군의 구분이 용이해진다
어두운 곳에서 진행을 많이 하다 보니 새로이 생긴 전술 비전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시야를 밝게 해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피아의 구분과 건물들의 위치 등을 파악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물론 주로 길 찾기와 숨어있는 적을 찾을 때 주로 사용된다.
ODST의 주인공은 마스터 치프가 아닌 ODST의 일원인 루키로 진행하게 된다. 스타르탄 병사처럼 강하지 않기 때문에 게임의 플레이 양상도 완전 달라졌다. 게임 시작하자마자 예전 시리즈 생각하면서 적들에게 돌격했더니 순식간에 죽어버렸다. 약간의 공격을 버틸 수 있는 스테미너가 줄어들면 HUD가 빨간색으로 변하고 그때 부터는 체력이 소모되기 시작한다. 체력 회복은 의료 킷을 이용해 회복해야 한다.
전작에서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딱히 길안내 시스템이 없어도 길을 헤매거나 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하지만 이번 ODST에서는 유난히 길이 어렵다는 느낌이다. 특히 뉴 몸바사에서는 맵에 뻔히 길을 알려주는 데도 헤매기가 일수였다. 전작보다 맵 제작이 훨씬 디테일 해지고 스케일이 늘어난 것의 역효과가 아닐까 싶다. 또한 3D로 처리된 지도가 확대하거나 보는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길 찾기에 있어서는 정말 애매하고 헷갈린다.
▲ 길치는 길을 아무리 알려줘도 헤맨다
주인공의 체력과 관련하여 무기 사용에 있어서도 약간 심사 숙고해야 할 부분이 생겼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중력해머 하나 주우면 무서울 것이 없었지만 ODST에서는 체력이 금방 소모되기 때문에 접근전을 펼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게다가 총을 쏴보면 알겠지만, 생각보다 큰 반동에 놀랐다. 어떤 무기들은 거의 AK47 수준의 반동이 느껴진다. 전작보다 총기 반동이 크기 때문에 연속 사격하는데 정확히 조절하고 써야 한다.
▲ 가까운 적한테 잘못 쓰면 내 체력이 줄어들 수 있으니 이런 무기는 조심스럽게
한번은 싱글 미션 초반에 등장하는 적 치고는 너무 강력해서 3~4번을 죽은 적이 있었다. 하도 게임이 잘 안 풀려서 전략을 바꿔 보기로 했다. 적들이 보지 못하는 사각에서 건물의 통로들을 통해 한 마리씩 처치하고 숨는 방식으로 진행을 했었다. 의외로 상대의 뒤를 잡는 플레이가 가능했다. 위와 같은 상황이 가능했던 점은 한정적이지만 도시를 자유로이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전작에서는 일직선적인 방향으로 진행해야 했지만, 이제는 적을 만나면 정면으로 싸워 이기던지 아니면 아예 전투 자체를 피하는 등의 방법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 루키는 코버넌트가 점령한 뉴 몸바사의 탈환과 A.I.의 구출을 위해 ODST(궤도 강하 타격대)의 일원으로 캡슐을 타고 강하하게 된다. 하지만 강하 도중 대원들은 흩어지게 되고 주인공은 다른 대원보다 늦게 깨어나 그들의 흔적을 뒤쫓는다.
▲ 뉴 몸바사로 강하하고 있는 루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사실 오픈월드의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정작 스토리를 순서대로 해야 제대로 풀리기 때문에 필수요소 같지는 않았다. 뉴 몸바사에서 돌아다니면 각종 통신 기기들을 볼 수 있는데 이것들은 밝은 노란색으로 표시되어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오디오로그라는 이 기능은 스토리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오디오 로그를 모으면 음성과 함께 특정 대원의 플래시백 미션으로 돌아가는 형식이다. 단조롭고 직선적인 스토리 모드를 바꿔 보기 위한 기능인데 ODST에서는 오디오 로그를 찾으면 물자도 보급해 주는 등의 적절한 활용이 되고 있다.
이전 시리즈와 달리 ODST는 추리게임 같은 느낌이 녹아있다. 루키는 자신이 기절해 있던 시간 동안 다른 대원에게 생긴 일들을 추적하고 추리해본다. 그들의 흔적을 찾고 그들의 운명을 알려주는 물체들을 찾는다. 특유의 어두운 야간 분위기가 이러한 상황을 더욱 강조해주고 있다.
플레이타임은 아무리 헤매도 6~7시간 정도면 클리어 할 수 있는 수준. 친구들과 코옵 협동 플레이로 진행 해본 결과 영상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빨리빨리 진행했기 때문에 그보다 더 적은 시간이 걸린 것 같다.
헤일로 시리즈는 전작부터 사운드에 있어서 만큼은 수준급의 역량을 보여주었다. 이번에도 배경음악만을 위해 3시간 이상의 음악이 녹음 되었으며, 별도의 OST 음반으로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총성음도 상당 부분 수정되어 게임성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켰다. 한글화에 대한 부분도 높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 게임 내 모든 육성은 한글로 성우 더빙 되었고 연기 또한 훌륭한 편.
ODST에서는 기어스 오브 워2에서 나타난 호드모드의 업그레이드 판이라고 할 수 있다. 호드모드가 적을 사살하면서 일정한 비율과 스탯이 올라가는 구조였다면 사생결단 모드는 랜덤적으로 적들의 능력치가 변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대 4인까지 가능하며 남은 목숨들을 서로 공유하며 최대한 많은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는 것이 관건. 허나 매치메이킹 등의 기능이 없기 때문에 친구들이 모였을 때만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 참 아쉽다.
▲ 동료들과 함께 최대한 살아 남아라!
헤일로3의 이름으로 나온 확장판인 만큼 기다리는 유저들은 기대치가 상당했던 것 같다. 혁신적이지는 않지만 전작과는 달리 표현한 부분들이 새로운 느낌의 헤일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음성한글화를 통해 보다 높은 스토리의 이해가 가능하고, 오디오로그나 연출 등을 통해 몰입도를 보다 높였다.
사생결단 모드는 신선한 시도이면서 꽤 괜찮은 컨텐츠로 자리매김 할 것 같다. 매치메이킹등의 기능만 추가된다면 더 많은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캠페인에서 많지 않은 플레이 타임을 지녔기 때문에 다소 아쉬움을 남길 수 있을 수도 있다. 헤일로의 가장 큰 장점은 계속 해서 제공해주는 다운로드 컨텐츠이므로 추후 새로운 업데이트를 또 기대해 본다. 아울러 헤일로 : 리치에서는 이보다 더 보강된 내용과 컨텐츠가 기대가 된다.
김인권/ 다나와 리뷰어/ ingunbi@gmail.com
편집/ 다나와 신성철 기자 multic00@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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