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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맛집] "할머니, 부대찌개 처음 만든 사람이 누구에요?" - 오뎅식당 20130911

스타(star) 2014. 8. 13. 02:59

이 포스팅를 취재 했을 때가 2013년 9월 11일입니다.

갑작스런 부고 소식에 안타까움을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이 분이 없었으면 세상에 부대찌개는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의정부 부대찌개’ 원조 허기숙씨 별세 2014년 7월 3일

http://www.hani.co.kr/arti/society/obituary/645465.htm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뎅식당

의정부형이 안산에서 사업을 정리하고 나서, 우리에게는 오랜만에 한가로운 시간들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주말이 되면 의정부 시내를 돌아다니곤 하면서 맛집들을 탐방하곤 했다. 사업 구상과 아이디어 미팅을 하러 다니면서 여기저기 유명한 맛집 투어는 계속 되었다. 오늘은 여기로, 내일은 저기로 돌아다니면서 여기저기 많이 다녔던 것 같다. 


예전부터 익히 들은 도시괴담 같은 것이 있는데, 의정부가 부대찌개의 발상지라는 소문이다. 심지어 의정부에는 프랜차이즈 부대찌개가게도 함부로 들어오지 못한다고 한다. 부대찌개에 대한 프라이드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관광지가 되어버렸다고 하는 의정부 부대찌개 골목에 막상 가보기로 했다.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에 가면 제일 먼저 보인다. 오뎅식당은 본관과 별관으로 되어 있는데, 별관은 주로 주말에 운영을 하고 평일에는 본관에서 주로 영업이 이루어 지고 있다. 주말이 되면 소요산이나 도봉산을 다녀온 등산객과 관광객들로 인해서 발디딜 틈도 없이 식당이 성업을 하고 있다.


오늘은 평일에 가서 매우 한가한 편이었다. 뭘 먹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부대찌개 2인분을 주문했다.






부대찌개 맛

흔히 프랜차이즈에서 사먹던 것과 맛이 확연히 달랐다. 개운한 맛이 더 컷다. 그리고, 할머니가 계속해서 부대찌개를 연구하고 있는 것 같았다. 옆에 테이블에 있던 아저씨는 오히려 그 부분에서 화를 내고 있었다. 예전이랑 맛이 달라졌다고 한다.


식당이 음식 맛을 바꿔도 될까? 라는 생각이 들곤 했는데, 글쎄 나름의 장단점이 있을 것 같다. 뭔가 시도하고 꾸준히 연구한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인 것 같은데, 오래도록 찾아오는 단골이 막상 가게에 왔을 때 그 맛을 즐기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했다. 


오늘은 우리가 연구 대상이 되었다. 새로 만든 작은 만두를 부대찌개에 넣어봤다. 뭐 맛은 그럭저럭 괜찮은 것 같긴 했는데 좀 애매하긴 했다. 원래 맛을 몰랐으니 평가해주기가 어려웠다.




할머니와 함께

주인 할머니가 직접 서브를 해주면서 우리 테이블에서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맛이 어떻냐, 최근에 만들고 있는 재료들을 넣어주면서 반응을 살폈다. 우리도 재미있게 할머니와 농담도 주고받고 이야기를 나눴다. 





한창 밥 먹으면서 할머니랑 얘기하다가 의정부 형이 갑자기 궁금한 표정을 지으면서 할머니에게 물어봤다.

"근데 할머니. 부대찌개는 원래 누가 만든거에요?"

그러자 갑자기 식당이 조용해 지는 것이 아닌가? 할머니가 급 당황해 하면서, 총각들 테이블 밑에 그거 읽어봐~ 하는 것이 아닌가. 


"어?"



읽어보니 사진 속에 그 할머니가 앞에 계신 할머니여서 멘붕. 식당에 있던 사람들 전부 빵 터짐. 아 그걸 우린 그것도 모르고 부대찌개 어떻게 만들었는지 갑론을박 하고 있었다. 핸드폰으로 막 검색해보고 그랬는데 막상 이 가게가 그 가게였을 줄은 몰랐던 거다. 

어쨌든 모처럼 부대찌개 먹었는데 나중에라도 생각 많이 날 것 같다. 프랜차이즈 부대찌개와 다르게 개운한 그 뒷맛을 잊을 수가 없다.



오뎅식당

031-842-0423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1동 220-58

주차불가 / 카드가능 / 예약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