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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성한 조합이 빚어낸 게임: '다크보이드' 리뷰

스타(star) 2013. 10. 18. 04:06

2008년에서 2010년까지 다나와&미디어잇에 연재했던 콘솔 게임 리뷰를 옮겨왔습니다.

저작자는 다나와이고. 비영리, 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기사를 퍼갈 수 있습니다. 


엉성한 조합이 빚어낸 게임: '다크보이드' 리뷰



신선한 비행 슈팅 게임이었던 크림슨 스카이를 기억 하는가? 게임 출시 당시에는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으며 선전했던 게임이었다. 당시 메인 개발자들이 분리 독립하여 만든 Airtight Games에서 TPS와 비행 액션 스타일이 혼합된 형태의 게임, 다크 보이드를 출시했다. 아마도 이 회사가 설립된 이후 개발된 최초의 게임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슈팅을 만들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다크 보이드에서도 비행 장면이 어김없이 등장해 주었다.


다크 보이드는 여러 장르와 컨텐츠를 혼합한 게임이다. 때로는 땅 위에서 총을 들고 싸우다가 어느 순간 제트 팩을 달고 비행 슈팅 게임이 된다. 게임 커버에서도 차세대 액션이라고 보기 좋게 써놓았다. 과연 다크 보이드가 보이는 액션은 어떤지 한번 살펴 보도록 하자.

 

 

연결고리가 약한 스토리

 

게임을 시작하면 알 수 없는 시대와 배경에 하늘을 날고 있는 캐릭터를 만나게 된다. 일단 시작부터 비행이다. 게임 플레이 하면서 당분간 비행을 접할 수 없으니 일단 적응해 보도록 노력하자. 어설픈 조작으로 플레이를 하다 보면 비행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끝나 버린다. 몇 개의 비행체를 격추시키고 나면, 이제 전혀 다른 세상에서 방금 비행과는 상관 없는 주인공이 나타나 게임을 플레이 하게 된다.


▲ 여긴 대체 어디지?

 

 

주인공이 플레이 하게 될 시대는 대략 1900년도 중반의 시대이다. 오래된 비행기를 타고 가던 주인공은 버뮤다 삼각지대의 미지의 장소에 불시착 하게 되고, 한참을 헤매다가 이곳의 알 수 없는 문명의 인간들에게서 하늘을 날 수 있는 제트 팩을 얻게 된다. 그리고 게임 초반부터 알 수 없는 외계인들과 싸우면서 외계인들의 음모를 파헤쳐 나가기 시작한다는 것이 주요 스토리이다. 사실 스토리 라인이 널뛰기가 있기 때문에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다.

 

 

게임 진행의 아쉬움

 

다크보이드는 지상과 하늘 관계 없이 어디서나 전투가 일어난다. 특히나 그 경계가 모호하다. 언제든지 제트 팩을 이용해 하늘을 날 수도 있으며 때로는 독특한 시점에서 전투가 발생하기도 한다. 크림슨 스카이에서 쌓은 노하우 덕인지 몰라도 하늘에서의 전투가 수시로 일어난다. 뿐만 아니라 화면이 90도 뒤집어 아래를 보면서 진행해야 하는 등의 독특한 전투도 존재하는 등 다양한 게임 진행 요소를 만들어 두었다.

 

기본적인 액션에 있어서 본인은 살짝 기어스 오브 워 등의 느낌도 얻을 수 있었다. 아마도 기본적인 지상에서의 액션 시점이나 엄폐물에 몸을 숨기고 싸우는 액션 때문인지도 모른다. 근접에서 잡기 공격을 이용해 적들을 물리칠 때도 강한 시각 효과를 주려고 노력한 흔적은 알 것 같다. 하지만, 연출력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나 보다. 여기저기에서 어설프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계속 이어지는 단조로운 레벨 디자인과 똑같은 적들의 모습에 금새 지치게 된다.

 


▲ 엄폐를 이용하는 게임 방식이다.

 

 

플레이어가 착용하게 되는 제트 팩은 여러모로 유용한 도구임에 틀림 없다. 빠르게 하늘을 날아 다니면서 적 비행기를 하이재킹해서 물리치는 액션이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싸워야 하는 공군의 싸움은 나름대로의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숨가쁘고 화려하게 진행을 유도하는 것에 비해 뭔가가 빠진 느낌이다.

 

우선 본인이 제일 애매했던 것은 방향 전환이었다. Y축을 바꾸어 보기도 하고 X축을 바꾸어 보기도 하면서 최적의 이동 시점을 찾아 보았지만 익숙해지기란 쉽지 않다. 또 한가지 문제는 타겟팅이다. 빠른 적들의 비행속도에 비해 내가 쏘는 총탄의 속도가 한참 모자란 것 같다. 이러다 보니 시원한 전투 보다는 맵을 이리저리 헤매면서 적들을 찾고 있는 모습을 주로 연출하는 것이 단점이다.

 


▲ 다양한 시점의 전투가 가능

 

 

익숙해지기 힘든 게임 시스템

 

다크보이드의 조작감은 위에서 말한 비행 액션에서만 봐도 불편하고 익숙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문제는 게임 전반적으로 구성해 놓은 시스템이 직관적이지 않고 설명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마 우연하게 아이템 상자를 열고 무기 업그레이드에 대한 항목을 보지 않았다면 게임 끝날 때까지 몰랐을 것이다. 게다가 아이템 상자를 열고 닫을 때에도 로딩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은 다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일 중요한 시스템 중에 하나인 강화 부분을 이렇게 불편하게 구성해 놓은 이유를 모르겠다.

 

또한 수시로 이어지는 영상 신은 대부분 스킵을 누르게 만드는 지루함이 있다. 핵심 적인 스토리뿐만 아니라 쓸데 없는 장면 까지도 영상 신이 남발된다는 느낌이다. 임무를 진행함에 있어서 대부분 어디에서 3가지의 물건을 찾기와 같은 임무이고, 얻어야 하는 순서나 동선 등을 제대로 알기 어렵기 때문에 뭘 해야 하는지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속출한다.

 

 

독특할 뻔 했는데

 

이래저래 만들다가 손 놓아버린 게임이 되어 버렸다. 언리얼3 엔진을 이용해서 중간 이상의 그래픽을 보여주기는 한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어떻게 같은 엔진을 이용해서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지만, 여타의 게임 언리얼3 엔진 게임에 비해 동작 이라던지, 광원효과, 전반적인 색감, 모델링 품질이 훨씬 떨어져 보인다. 이미 언리얼 그래픽의 극한까지 본 유저들이 과연 이 게임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이것 저것 다양한 요소를 넣어 보고 나름의 조합을 시도해 보았지만 모두 따로 노는 것 같다는 것이 이게임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서로 유기적이지 못한 채 독립적인 시스템이 되어 유저들은 한 개의 게임으로 전혀 다른 성격의 게임 세 가지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것 저것 모든 기능을 넣어서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했다고 본다. 게임의 가지치기를 하고 다듬기를 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이래저래 출시 타이틀이 없었던 회사의 첫 작품이니 만큼 다양한 시도는 좋았지만, 큰 줄기를 못 잡은 점은 아쉽다. 약간만 신경을 더 쓰고 완성도를 높인다면 다음 작품에서 조금 더 기대를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엔딩이 가까워 오지만 무엇인가 아쉽다.

 

 

김인권/ 미디어잇 리뷰어/ ingunbi@naver.com

편집: 미디어잇 김형원 기자 akikim@i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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