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아이스큐브랩

경영자는 돌아가는 것을 다 확인해봐야 된다. - (2)

스타(star) 2013. 11. 9. 18:28

쇼핑몰 창업에 대한 추억

지금이나 4억 소녀니 10억 소녀니 인터넷 쇼핑몰로 소자본 창업으로 성공한 친구들도 많은 편이었는데, 내가 처음으로 쇼핑몰을 시작했던 2001년으로 되돌아가 보자. 나는 비교적 남들보다는 빠르게 장사 또는 사업을 접했다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도 그 당시 느낌과 행동을 되살려보곤 한다. 그 당시에는 드는 가장 인상적인 기억을 하나 소개해볼까 한다.

모든 사장들이 자신이 하는 사업의 가장 귀찮고 복잡한 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 뿐만이 아니라, 그러한 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해 나가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귀찮은 것인지도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당시 내가 운영하던 쇼핑몰은 매우 규모가 작았다. 작았기 때문에 나는 많은 것들을 혼자서 할 수 있었는데, 상품의 제작에서부터 배송, 마케팅, 경영 모든 것을 혼자 하게 되었다. 적어도 나는 티셔츠 하나를 팔면 정확히 얼마의 원가가 들어가고 얼마의 이득이 남는지. 할인은 얼마나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당연히, 처음에는 모든 것들이 어려움 투성이였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와 거래처를 옮기고 나자 조금씩 노하우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 거래처는 나염을 어떻게 인쇄하고, 어느 거래처의 원단이 좋고, 20수와 30수, 40수 원단에 대한 차이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티셔츠 쪼가리 한장을 만들더라도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떻게 만들어 지는지, 어떤 디테일이 그 안에 숨어 있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이런 시야를 가지는데는 상당한 현장에서의 시간이 필요했다. 아마 그 때부터였던 것 같다. 십 대 쇼핑몰 사장의 이 기억은 꽤나 강렬해서였는지 그 후로, 내가 맡은 모든 일은 으례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살게 되었다



다 알아야 한다

지금도 가지는 철학은 이렇다. 짐작으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눈으로 확인하고 판단해야된다. 몸은 조금 힘들지언정 그 만큼의 확신이 들지 않으면 안된다. 뭔가 판단을 하는데 있어서 미적거리거나 걸리는 느낌이 있으면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 느낌이 무엇인지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한다. 우리는 그러한 부분을 잘 해내지 못할 것 같을 때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리스크를 커버하게 된다. 많은 비용은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도 하지만, 디테일을 알기는 어렵다. 어쨌든 사장이라면 다 알아야 하는 부분이다.

아래는 내가 한달동안, 가게 알아보면서 천장만 찍은 것이다. 이런식으로 수 십개의 사무실과 매장을 돌면서 천장과 벽만 찍었다. 물론, 이것 자체가 무엇을 뜻하는 사진인지 나 당사자 이외에는 모른다. 어느새 건물의 내부를 보면서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 가벽은 어떻게 쳐야할지에 대해서 물어보고 다녔다. 수 십곳의 목공소를 돌아다니면서 인테리어를 공부했다. 사실 뭐 이렇게 까지 해?라고 물어볼 수도 있는데 적어도 가게를 경영하겠다. 하는 사람들은 눈여겨 봐야할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 그 비용만큼 리스크를 감당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된다. 간혹, 더 중요한 것을 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직원들이 일하고 생활하는 공간을 챙기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이 뭔지 물어보고 싶다.



휴식

요 며칠간 너무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복잡한 생각은 잠깐 접어두도록 하자. 열심이 일하는 것 만큼이나 열심이 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모처럼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구로디지털단지에 왔다. 내 직장생활의 상당 기간을 보낸 곳이다. 여기 올 때마다 답답한 기분이 몰려온다. 아무래도 여기만 오면 일하러 가야할 것 같다. 모처럼 방문한 구로디지털단지에는 사람이 북적거린다. 복잡한 동네이면서 자주 들리기 싫은 동네이기도 했다. 그렇게 안 좋은 기억을 가진 동네도 많은데 여기만큼은 행복한 느낌이 별로 들지 않는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다 재미있다. 오랜만에 업계 선배들과 지인들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다. 어떻게 지냈는지, 최근에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는지, 사업을 잘 진행되고 있는지 뭐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사실, 최근에는 이렇게 주변사람들을 많이 챙기지도 못했다. 좀 더 재미있는 소식을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문득 들게 된 생각인데, 나는 성공하는 것이 어떤 대단한 것을 꼭 해야하나 싶더라. 적어도 주변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러 가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런 것들이 쌓이고 모이면 성공이 되지 않을까. 한번에 올라서려고 하지말고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잘 되어서 모두가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쉽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불편한 사실을 알고 있다. 내가 유명해지면 유명해질수록 나와 멀어지는 사람이 생기고, 내 편이 생기면 생길수록 내 반대편도 생긴다는 것을 알 고 있다. 이 세상은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