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더 사랑하는 방법

스타(star) 2014. 3. 6. 03:57

1.

애정결핍. 그 동안 곰곰히 생각해보면 나는 오랜시간 동안 결핍에 시달려왔다. 알랭드 보통의 불안이라는 책에 보면 사람은 크게 두 가지의 사랑을 찾아 인생을 유랑한다고 했다.

하나는 당신도 알고 있는 이성적인 사랑. 즉, 로맨스이고, 또 하나는 세상에 대한 사랑이다.

내가 욕심이 적은 사람이었으면 어땠을까? 더 많이 가지지 못해서 안달이다. 어쩌면, 하나를 얻으면 둘을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 그것이 내 삶의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두 가지의 사랑에 대해서 어느 것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솔직한 내 마음이다.

 

2.

3월 중순에 접어 든다. 딸기가 너무 먹고 싶다고 했다. 그 때 살짝 깨달았다. 아, 최근에 얼마동안, 누군가와 이렇게 깊이 교제 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쓸데 없이 딸기를 호텔 뷔페까지 빌려서 먹을 줄은 또 전혀 몰랐다. 사람은 역시 오래 살고 볼일이다. 가만 생각해 보면 참 고민이다. 단지 내 마음 쓸 곳이 없다보니, 투영 시킬 대상을 필요로 했던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곤한다. 또는 너나 나나 서로를 필요에 의해서 이용한 것은 아닐까.

탱탱볼 같이 이리저리 천방지축으로 떠도는 너의 모습을 보니 좋아하니까라고 그 모든 것을 퉁쳐서 생각해보곤 했는데 솔직히 말해서 넌 좋은 사람은 아냐. 한편으로는 아니러니하게도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것이기도 하지. 꼬여버린 넥타이처럼 자꾸 꼬인다. 일이 꼬이고, 사람이 꼬인다.

뭐 저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 라고 생각하면서 편하게 여긴다. 사실 결국 따지고 보면 그녀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아니, 적어도 그녀의 인생에서 내가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한 것은 사실이니까. 아, 생각해보니 나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아쉽게도 또 다시 그녀가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다.

아, 나는 너무 쿨해서 탈이다.

 

3.

사실, 당신이 그다지 생각이 나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요새 좋은 인연들이 자꾸 생겨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몰려올 때는 어째 이리 쓰나미처럼 몰려오나 모르겠다. 함께 밥도 좋고, 커피도 좋고, 술 한잔도 좋다.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하니까. 그 어떤 만남도 부담스럽지는 않다. 예전에는 이것저것 조건들을 까다롭게 걸었는데, 이제는 굳이 그럴 필요를 못느낀다. 클럽에서 만나건, 어플로 만나건, 길거리에서 만나던, 누가 소개를 해주던, 이제는 사실 더 이상 장소에 따라 선입견이 생기지 않는다. 가치에 대해서 내가 알아 볼 수 있을거란 느낌. 그 정도의 선구안은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다 보니 이상하게 오늘 연애이야기를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생각보다 고민의 깊이나 비중이 크지는 않다.

그저, 매력적이고 싶은 거지. 내 인생, 내 모습이.

 

4.

조금 더 멋있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도 다시 해야겠고, 아침에도 일찍일어나고 글도 열심이 써야지. 어느새 이렇게 나태해졌을까. 소소한 핑계 그만 대고 이제 갈길 열심이 걸어가야겠다. 오랜만에 카테고리 정리하면서 예전에 자퇴 시절에 쓴 글들을 찾아봤다.

나 참 그 사이에 재미없는 사람 된 것 같다. 농담은 어디갔을까. 여유는 어디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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