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오늘의 항해일지

삼청동 part. 2

스타(star) 2016. 9. 4. 04:12

어반 스타일

함께 따라온 제자는 연신 놀라는 눈치이다. 저는 이런 데 처음와봐요. 아 그래? 서울 사람 맞냐. 결국엔 다 분위기야. 선생님이 참 이런거 좋아하고, 라이프스타일 하나는 진짜 남부럽지 않게 살려고 해. 아무래도 곱창에 삼겹살 소주는 내 스타일은 아니야. 아 참. 엄청난 차이가 있어. 길거리에서 돗자리 펴고 술을 먹더라도 나랑 먹으면 재미있어. 기본적으로 사람은 잘 놀줄 알아야돼.



제일 맛있는 파란색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파란색이 크루저 블루베리야. 이게 사실 파란색과 보라색은 먹지 말아야 할 색이거든. 자연속에서 이런 색깔은 독극물이나 다름없지. 한마디로 먹지말라는 경고 같은거야. 그런데 이 파란 물약은 조금 달라. 이건 마나포션 같아.




고디바

추억의 초코렛​ 가게가 보인다. 고디바 하나씩 먹자. 한개에 삼천원 짜리를 무슨 우황청심환 먹듯이 꼴깍 삼켜먹는다. 선생님 이게 대체 무슨 맛이에요? 초코렛은 맛으로 먹는게 아니야. 기분으로 먹는거지. 먹기 전과 먹은 뒤의 너의 기분을 말해봐.




와인바

청와대를 바라보며 와인을 한잔 한다.​ 이미 십년 째 자리를 사장님. 2005년에 내가 대학교 05학번 이던 시절부터 운영을 했는데 10년 째 하게 될 줄이야. 하면서 웃는다. 그러게요. 그 때가 제가 벌써 05학번이었는데. 여긴 소개팅 장소로 제격이긴 해요. 



대화 스케일

문학 이야기. 소설 이야기 등을 화제로 삼아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눈다. 종교에 대한 편견. 그리고 불교. 정신수양. 역사까지 우리의 이야기의 범위는 한계가 없다. 정말 오랜만에 대화 통하는 사람을 만났다. 


선생님은 어떻게 이렇게 하루 아침에 바뀔 수가 있나요. 대체 블라디보스톡에서 무슨일이 있었던 건가요. 글쎄. 원래 내 성격을 바꾸기 정말 쉽지 않거든. 그런데 나는 그게 되더라. 그냥 변화할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 생각해 보면 되. 담배 끊는 거랑 비슷한거야. 보통 결심만 하지 정말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거든. 근데 나는 되는 사람인가 보지. 가능하더라고. 

호주 가서 생활 잘하고, 앞으로 한국 들어올 일도 흔치 않을 텐데. 가끔씩 안부도 묻고 선생님 많이 도와줘. 네 그럴게요. 오늘 정말 너무 재미잇었어요. 완전 다른 세계를 보고 왔네요. 나도 정말 즐거웠다. 같은 공간인데 이렇게 서로 알고 있는 것과 다니는 곳이 다른 줄은 나도 오늘 처음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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